예술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예술의 범주 안에 속하는 음악 역시 시대의 감성을 반영하며 변화·발전해왔다. 현시대의 문화예술에도 기존의 예술 장르를 바탕으로 해 타 장르와의 융합으로 더 많은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가 시도로 끝나지 않으려면 동시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대의 감성도 일부 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가요는 어느 순간 세계인이 즐기는 월드뮤직인 K-팝으로 불리고, 외국인이 한국어로 따라 부르는 모습이 더는 낯설지 않다. 국악에서도 블랙스트링, 잠비나이 밴드처럼 한국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전 세계 사람이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월드뮤직을 선보이며 해외에서 먼저 주목을 받은 아티스트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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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수성월드뮤직페스티벌에 참가한 필자와 DJ Ferry. |
이러한 월드뮤직을 특성화한 월드뮤직페스티벌이 매년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수성월드뮤직페스티벌’이라는 타이틀로 열린다. 이 페스티벌은 국악의 현대화 및 새로운 장르 개척을 중요한 가치로 두고 올해는 지난 17일 시작하여 사흘간 해외 뮤지션 12팀과 국내 3팀을 초청하여 팀마다 자신만의 색깔로 다양한 장르와의 융합을 통한 독창적이고 다채로운 월드뮤직을 선보였다. 대구는 2017년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 지정된 지역으로, 국내의 경우 서울은 디자인, 이천은 공예 및 민속예술, 부산은 영화 분야가 창의도시로 지정되었다.
필자는 대한민국 3개 팀 중 부산의 아티스트로 참가하게 되었는데, 그야말로 세계 음악에 한국의 정체성을 담아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어떻게 만들까 고민하다 우리나라 세시풍속(歲時風俗)에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 즐겼던 농악을 떠올리며 가장 한국적인 즐거움의 정서인 ‘흥(興)’을 세계인과 소통하고 싶었다. 농악에서 유일한 선율 악기인 태평소와 디지털 사운드의 콜라보로 EDM 디제이 프로듀서와 음악 작업을 하였다. 쾌지나 칭칭, 밀양아리랑 등 민요와 디지털 사운드의 콜라보로 현대인이 공감할 수 있는 흥이 나는 판을 벌여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며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
예술의 근간인 창의와 새로운 시도는 아티스트들이 상상력을 실현하고 구체화할 수 있는 이러한 무대에서 발휘된다. 사흘간 세계음악축제의 무대는 열기로 가득했고, 세계의 민속음악이 다양한 장르와 융합한 음악에는 각 나라의 문화를 느낄 수 있었으며, 참여 아티스트들 서로에게도 새로운 음악적 영감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국악이 월드뮤직으로서 사람과 더욱 소통하려면 많은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그 가능성만큼은 생각보다 훨씬 더 열려 있음을 느낀다. 지금까지 계승해온 국악을 바탕으로 다른 장르와의 콜라보 때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을 먼저 고심하기보다는 한국음악의 색깔을 지니되 어떤 방식으로 유연하게 담아낼 것인가에 대한 아티스트의 고민과 시도 그리고 확신이 필요할 것이다.
소리연구회 소리 숲 대표·음악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