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올해부터 3년간 200억 원을 투입하여 바람숲길을 조성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필자처럼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필자는 걸을수록 보상이 주어지는 만보기 애플리케이션(앱)을 지인으로부터 추천받아 최근 앱테크를 시작하였다. 하루에 얼마나 걷는지 궁금한 까닭이다. 한 달 정도 확인해본 결과 하루에 적게는 5000보, 많게는 1만3000보 정도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동안의 걸음 수가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긍정적인 효과를 보려면 얼마나 걷는 게 적절할까.
1960년대 일본에서는 성인 비만 해결책의 일환으로 ‘1만 보 건강론’이 제시되었고, 1965년에는 이러한 취지를 반영해 만보기라는 걸음 수 측정 기구가 개발돼 크게 유행하였다. 많은 연구자는 만보기를 사용해 신체적 활동을 평가하기 시작했고, 이후 만보기를 통해 측정된 신체적 활동과 건강과의 관계를 규명하는 연구가 진행됐다. 최근에는 헬스케어 관련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삼성전자 애플 핏빗(Fitbit) 화웨이 등 전자제품 브랜드에서 운동량 측정뿐만 아니라 건강을 모니터링하는 스마트 워치, 스마트 밴드 등이 출시되고 있다. 건강보험사들은 이런 디바이스를 활용해 건강 정보 및 운동량을 수집하고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다양한 ‘인슈어테크’ 상품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1년 일본 규슈대학의 요시로 하타노 교수가 미국스포츠의학회 총회에서 보행 속도와 체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만 보를 걷는 것은 하루에 300~400㎉의 에너지를 소모하고 이는 체중 감소 등과 같이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많은 학자 역시 하루에 만 보를 걷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체지방률과 혈압이 감소하는 등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하루에 만 보 걷기’라는 수치는 기억하기 쉽다는 이유로 일반 대중에게 활동량 증가를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제공하는 이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혹자는 하루에 만 보 걷기가 잘못된 건강 상식이며, 건강 증진에 미치는 효과는 미비하다고 지적하는 등 운동 효과 면에서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고 반박한다.
2017년 국제저명학술지인 ‘스포츠 메디신’에 걸음 수와 건강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논문이 게재되었는데, 이 논문은 하루 5000보 이상을 걷는 장·노년층은 그렇지 않은 장·노년층과 비교할 때 대사증후군의 유병률이 낮다고 밝혔다. 특히 하루 1만2500보 이상 걷는 청년층은 심장 대사증후군의 위험률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하루에 1000보를 추가로 걸을 때마다 대사증후군의 유병률이 10%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걸음 수가 증가함에 따라 과체중과 비만 비율 및 고혈압 유병률도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만보기를 활용해 16년간 신체적 활동량의 추이를 확인한 국외 연구에 따르면 12~14세 남녀 학생은 하루에 각각 1만5000보와 1만3500보를 걸었는데, 16년 후 28~30세가 된 이들은 청소년 시기보다 27~35% 감소한 9700보와 9900보를 걷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결과는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신체적 활동량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신체적 활동량의 감소는 심혈관질환 당뇨병 고혈압 비만 골다공증 등 만성 퇴행성 질환 이환율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걷기 운동이 근력과 유연성, 심폐 지구력 등 건강 체력을 현저하게 향상시킨다는 게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더라도 만보기 앱이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활용해 자신의 하루 걸음 수를 늘리는 행동 수정을 통해 건강관리를 할 수 있다고 본다.
미국의 ‘대통령 자문 신체 활동, 스포츠, 영양 위원회’에서 6~17세 청소년의 경우 일일 1만2000보 이상을, 성인의 경우 8500보 이상 걷도록 권고했다. 평균 하루 걸음 수를 기준으로 필자는 미국 성인 권고치를 간신히 충족하는 중등도 신체 활동의 생활방식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하루 걸음 수를 조금 더 증가시켜 신체 활동 또는 매우 활동적인 신체 활동의 생활방식으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한다.
부경대 해양스포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