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이 참으로 버라이어티하게 지나갔다. 5월 1일 근로자의날을 시작으로 다양한 기념일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달 31일 센터 개관 행사로 5월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게 바쁘게 지나갔다. 많은 가정이 행사로 5월 한 달을 보냈을 것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 많은 기념일로 인한 연휴와 봄의 정취는 각종 지역 축제의 장을 열어 바쁜 일상에 지친 시민을 현혹한다. 이런 가운데 삶의 현장을 지키는 노동자도 많았을 것이다. 필자 역시 청소년 관련 일을 하기에 5월은 어린이와 청소년 관련 행사와 축제 등으로 바쁘게 보낸다. 정작 집의 아이들은 방치하면서 지역의 아동과 청소년 행사를 준비하고 이들의 특성에 맞춰 공휴일이나 주말에 행사를 진행했다. 우스갯소리로 가정 복지는 멀리하고 청소년 복지를 한다고 난리다.
개인적인 일상까지 늘어놓으면서 하고 싶은 얘기는 일상의 다양성이다. 우리는 민주적 다양성을 인정하는 국가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지만 현실 세계의 다양성이나 다른 생각은 사회적 가치를 흔드는 혼돈이나 혼란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노동계의 집회는 사용자의 부당함을 알리며 근로의 소중함과 그에 상응하는 제도와 대우를 요구한다. 하지만 노동계의 주장이 모두 옳을 수는 없다. 지난달 중순에 있었던 대중교통 버스 파업이 막판 노사 합의로 취소되었지만 시민의 한 사람으로 딜레마에 빠졌다.
세계 경제 7위 경제대국임에도 너무 많은 노동시간과 비정규직 노동의 인적 구조를 해결하고자 주 52시간 노동제를 시행하려고 하니 일찍이 겪어 보지 못한 문제점이 불거지고 있다. 버스 파업도 그중 하나이다. 주 52시간 노동제를 지지한다. 하지만 당장 버스 기사의 임금은 삭감된다. 물론 52시간으로 인한 삶의 여유와 휴식, 더 많은 인력의 추가 고용 등 좋은 취지를 이해하지만 그동안 삶의 경제적 패턴을 한순간에 줄이고 바꾸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는가. 결국 해결 방안은 근무시간을 줄이되 임금은 유지하는 방식이어야 하는데, 이는 생산성 담보나 추가 자금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 그래서 폭탄 돌리기처럼 나온 게 우선해서 요금을 인상하고 지자체의 예산으로 적정한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이다. 준공영제라는 이상한 이름을 붙여 국민의 세금으로 우선 해결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문제, 노령화와 청년 실업, 젠트리피케이션, 사회복지 정책이나 시민 안전을 위한 지원 문제 등 온갖 사회적 문제의 해결 방안이 얽히고설키면서 폭탄 돌리기처럼 단편적으로 진행되지 않는지 걱정된다. 솔직히 뾰족한 답도 없으면서 양비론적인 얘기만 하는 필자도 답답하다.
대미는 퀴어 축제였다. 미투, 버닝썬 관련 연예인의 동영상 문제, 몰카 등 성에 대해 민감한게 우리 사회다. 성 소수자들이 성적 자기 결정권 대한 지지와 홍보를 위해 여는 축제 때 이를 비판하는 일부 종교계의 모습에서 다양성이란 말만 존재할 뿐 일상 속에서는 여전히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다양성이 존재하는 사회는 과연 꿈일까. 다양한 가치가 넘쳐나면서도 치열한 사회적 소통을 통해 시대적 가치를 서로 인정하고 사회적 통합을 이뤄나가는 게 어떨까. 사회적 통합과 사회적 진일보를 향한 첫걸음은 가치의 선택이다. 지금 우리는 어떤 가치를 선택해야 하나. 그를 위해서 소통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반성해 본다. 이를 위해 헌법에 의한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묻고 싶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이다. 국회에 넘겨준 권력의 주인이 누구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20대 국회에 계류 중인 의안은 무려 1만4359건(2019년 5월 30일 기준).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는 이들 의안 중 특히 민생 관련 의안을 살펴봐 줬으면 한다. 선거 때만 국민을 찾는, 국민을 얕잡아 보고, 듣고 싶은 말만 들으며, 정쟁만 일삼는다면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이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모두 해당된다.
부산 동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