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박상현의 끼니] 우동, 일본은 면발 한국은 국물 중시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6-05 19:13:36
  •  |  본지 2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단골 우동 가게에서 식사하고 있는데 요리사가 오더니 면의 상태를 묻는다. 언제나 그렇듯 “좋네요!”라고 답했다. 하지만 정작 그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따로 있었다.

굵고 탄력 있는 면발을 지닌 일본 사누키우동.
손 반죽으로 우동 면을 만드는 데는 꼬박 하루가 걸린다. 먼저 소금물에 밀가루를 반죽해 2시간 정도 1차 숙성을 시킨다. 이를 다시 손이나 발로 꾹꾹 눌러 준 다음 12~17시간 2차 숙성을 한다. 표면이 부드럽고 씹을수록 탄력 있는 면을 얻으려는 과정이다.

여름의 높은 온도와 습도는 면을 만드는 데 아주 고약한 환경이다. 반죽이 쉬 물러지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여름 반죽은 물의 양을 줄여 염도를 높인다. 그리고 숙성고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날씨의 영향을 가능한 한 덜 받게 한다. 그럼에도 자연이라는 변수는 워낙 까다로워 통제하기 쉽지 않다. 외부 변수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한결같을 수 없는 일을 한결같아 보이게 하는 것. 그것이 면 요리사들의 일이다. 반죽의 상태로 계절의 변화를 실감한 요리사는 그 점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일본식 우동 전문점이 속속 늘고 있다. 흔히 일본식 우동 하면 가가와현의 ‘사누키우동’을 꼽는다. 사누키우동은 굵은 면발, 부드러운 촉감, 강한 탄력을 특징으로 한다. 음식을 조용하게 먹기로 소문난 일본인이지만 우동을 먹을 때만큼은 요란하다. 후루룩후루룩 빨아들이면서 입술로 면의 촉감을 느끼고, 이빨로 면의 탄력을 느낀다. 그런데 우동 소비량이 일본 전체 평균의 배를 넘기며 부동의 1위를 달리는 가가와현 토박이들이 먹는 방식은 조금 다르다. ‘노도고시’라고 해서 목 넘김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후루룩후루룩 입술로 빨아들인 다음 씹지 않고 그대로 넘긴다. 이때 목구멍에서 느껴지는 칼칼함과 뻐근함으로 탄력을 가늠한다.

이 때문에 부작용도 생겼다. 면을 씹지 않고 넘기니 포만감이 적어 많이 먹게 된다. 양 자체도 문제이거니와 혈당이 상승하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내장 비만을 유발한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통계에 따르면 2013년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0만 명당 평균 11명인 데 반해 가가와현은 17.4명으로 47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러 원인 가운데 우동의 섭취 방식을 중요한 이유로 지적한다.

우동을 먹는 데 한국과 일본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한국은 국물에, 일본은 면에 중점을 둔다. 한국인에게 면은 포만감을 얻기 위한 도구일 뿐 정작 관심은 개운한 국물에 있지만, 일본인에게 국물은 면을 적셔 먹는 용도에 그친다. 그래서 면 음식을 먹을 때 한국인은 염분, 일본인은 탄수화물의 과도한 섭취를 걱정한다.
일본식 우동의 유행으로 갓 뽑은 생면을 쉽게 접하게 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렇다고 전통을 버리고 무작정 일본을 좇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일본의 기술을 빌려와 국물을 중요시하는 한국인의 취향에 맞는 면을 개발한다면, 이 유행이 분명 의미 있는 과정으로 남을 것이다. 자고로 음식은 내 것을 지키고 남의 것을 조화롭게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발전한다.

맛칼럼니스트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부산교통공사

 많이 본 뉴스RSS

  1. 1[세상읽기] 방탄소년단과 국가 브랜드 /박창희
  2. 2내년 최저임금 업종 차등없다
  3. 3올 ‘최대어’ 래미안 어반파크 27일 일반청약…경쟁률 주목
  4. 4문재인 대통령,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10조 원 규모 MOU 체결
  5. 5근교산&그너머 <1131> 함양 지리산 칠선계곡
  6. 6[조황] 부산권 제철 맞은 한치 소식에 북새통
  7. 7LPGA 메이저 준우승 박성현, 28일 아칸소 챔피언십 2승 도전
  8. 8디자인으로 전하는 소통과 공감의 가치
  9. 9돈값 못하는 빅리거 FA…류현진에 불똥 튈라
  10. 10부산시 “해묵은 갈등 해소, 새로운 발전 방향 제시했다” 자평
  1. 1나경원 대표 조국 법무부장관 설에 "폭거의 책임자를 법무부 장관에 앉히다니"
  2. 2靑, 조국 법무장관 기용설에 이틀째 "확인 드릴 내용 없다"
  3. 3文대통령 "북미 3차정상회담에 관한 대화 이뤄지고 있다"
  4. 4경남정보대학교, 현대중공업지주(주) 현대로보틱스와 산학협력 체결
  5. 5문재인 대통령,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10조 원 규모 MOU 체결
  6. 6조국 민정수석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 검토 중
  7. 7100만마리 어린물고기 말쥐치 기장바다품으로
  8. 8부산진구, 인사 발령 사항 (2019.7.1.자)
  9. 9문재인 대통령 “북미 3차 정상회담 물밑대화 중”
  10. 10한국당 김정훈·윤상직 총선 거취에 지역정가 촉각
  1. 1내년 최저임금 업종 차등없다
  2. 2올 ‘최대어’ 래미안 어반파크 27일 일반청약…경쟁률 주목
  3. 3‘백캉스족’ 몰려온다…매장 재단장하는 롯데백화점
  4. 4캄보디아 부산저축은행 자산 6500억 회수 27일이 분수령
  5. 5서비스업 육성 70조 투입…해운대 의료광고 허용
  6. 6탑마트 포인트 회원들 신선식품 싸게 사세요
  7. 7부울경 작년 ‘1조 클럽’ 13곳…부산 3곳 중 2곳 매출 후퇴
  8. 8부산 출신 배우 ‘지대한’ 이름 딴 수제 맥주 나와
  9. 9북항 경관수로 호안에 산책로 추진
  10. 10혼인도 줄고 출산도 줄고…부산 신생아 수 또 역대 최저
  1. 1임효준, 황대헌 바지 벗겨…“하반신 노출 女선수도 모두 보았다”
  2. 2“조로우 상석,양 끝에 양현석·정마담·싸이·황하나”… YG 성접대 의혹 확산
  3. 3부천 화재 삼정동 자동차공업소 대응 1단계 발령 “진화 작업 중”
  4. 4조리돌림 뭐길래... 고유정 현장 검증 안 한 이유
  5. 5부산 오후 3시 호우주의보…내일까지 30∼80㎜ 더 온다
  6. 6익산시장 정헌율 발언에 다문화 가정 발칵, ‘잡종’ 이라니…
  7. 7조현아 남편 폭행 어느 정도였나, 선명한 손찌검 자국 ‘끔찍’
  8. 8“고유정, 야만적인 조리돌림 당할까봐…” 역풍 부른 경찰 해명
  9. 9조지아 메테히 교회 구조물 붕괴사고… 한국인 관광객 1명 사망·1명 부상
  10. 10제주공항 비 소식에 국내선 출발·도착 일부 지연
  1. 1“황대헌, 수치심에 수면제 먹고 …” 임효준 성희롱 파문 일파만파
  2. 2사회인 야구 출신 한선태, 1군 마운드 올라...'1이닝 무실점'
  3. 3임효준, 황대헌 성희롱 파문 ‘대표팀 전원 퇴촌’
  4. 4“이강인 레벤테 이적 최고의 옵션 될 것”…다만 변수는?
  5. 5돈값 못하는 MLB 거액 FA들…류현진·트라우트는 '활활'
  6. 6kt 강백호, 롯데전 파울볼 처리하다 손바닥 부상, 수술 예정
  7. 7메이저 준우승으로 감 찾은 박성현, 시즌 2승 재도전
  8. 8'부전여전' 여홍철 딸 여서정 국제체조연맹 신기술 공식 인정
  9. 9‘사회인야구 출신’ 한선태, 프로 무대 등판… “38년 프로야구 사상 최초”
  10. 10LPGA 메이저 준우승 박성현, 28일 아칸소 챔피언십 2승 도전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새해 개천에서 용이 나려면
1919년 그리고 100년, ‘잡화엄식(雜華嚴飾)’을 꿈꾼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2030엑스포 개최에 관한 간절한 소망
나는 느린 도시가 좋다
기고 [전체보기]
‘국가균형발전 2.0’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종한
도로교통법 개정안, 소주 한 잔도 단속대상 /류해국
기자수첩 [전체보기]
회동수원지 오염만은 막아야 /신심범
어린이집 종일반 의무화의 이면 /황윤정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나이 듦의 미덕’이라는 어려운 과제
누구를 위하여 ‘경제의 종’은 울리나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음악과 통일
국악, 월드뮤직을 꿈꾸며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예술이란 이름으로 /정홍주
장애학생은 어디로 가야 하나 /최영지
도청도설 [전체보기]
국경의 비극 사진
애증의 쇼트트랙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낭독의 문화
익산 팸투어의 감흥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영혼 적셔주는 시락국 한 그릇
우동, 일본은 면발 한국은 국물 중시
사설 [전체보기]
구·군별 기준 제각각인데 포트홀 제대로 관리되겠나
오 시장 향한 청년들 쓴소리 시정에 더욱 적극 반영을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정년, 노인 연령 기준 그리고 노인 복지
상대빈곤율 17.4%가 의미하는 것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고흐보다 더 아파보였던 의사
누구나 독대를 꿈꾸는 명화
이홍 칼럼 [전체보기]
창의성, 한국기업의 다음 생존전략
파괴적 정쟁 역사의 데자뷔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부울경 시장·도지사의 바닥 지지율
양날의 칼 양정철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플래툰과 현을 위한 아다지오
젊음과 신록의 계절 5월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속의 삼총사
이탈리아 와인의 다양성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1952년 부산 영도 해안
비오는 날 친구를 기다리다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시민초청강연
  • 번더플로우 조이 오브 댄싱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