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강동진 칼럼] 2030엑스포 개최에 관한 간절한 소망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6-13 19:17:52
  •  |   본지 3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수년 동안 착상하지 못하던 ‘2030부산등록엑스포’ 개최의 움이 트기 시작했다. 실질적인 개최 가능성의 첫발을 내디뎠다. 우리나라 최초 등록엑스포(registrated EXPO) 개최를 위한 열망이 국가사업으로 선정된 것이다. 그러나 앞이 확연하게 보이진 않는다. 뿌연 안개 속의 해결 사안이 첩첩산중이다. 개최를 위한 준비 과정과 내용, 유치 결정의 성공 여부, 엑스포 자체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사후 유지관리 등이 주된 과제들이다. 지금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강력한 목표를 가지고 추진하는 일뿐이다. 짧은 글을 통해 모든 것을 논할 순 없기에 두 가지 차원에서 고민해 본다.
첫째는 ‘개최를 위한 준비 사항’에 대한 고민이다. 원활한 개최와 운영을 위한 시스템 구축과 인프라 건설, 특히 방문객 5000만 명을 버텨낼 수 있는 신공항의 확보와 현장이 될 북항 일원의 대대적인 변화가 일차적인 해결 과제다. 이와 함께 첨단 IT 시대에 걸맞은 스마트 도시로의 전환과 4차를 넘어 5차, 6차 산업혁명시대와 관련된 ‘비전 찾기’가 준비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2030 엑스포의 비전!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대한민국의 미래와 연결된 실질적인 인류의 꿈’을 말한다. 책상 앞에서 또 몇 명의 전문가가 정할 수 있는 쉬운 일이라고 폄하할 수 있겠지만, 그 꿈이 우리의 미래 삶과 유리된 채 작동하지 못했던 두 차례의 지난 선례를 통해 엑스포 개최가 얼마나 공허했는지 잘 알고 있기에 걱정이 앞선다.

우리는 항상 유치와 개최에만 매달렸다. 대전엑스포도 그랬고 여수엑스포도 그랬다. 근자의 평창동계올림픽도 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왜일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번 매우 유감이었다. 유치와 개최에 모든 것을 맞추는 성과주의식 접근이 가져온 결과였다. 시민 관심과 참여 부족 등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안타까운 맘을 금할 수 없다.

이 사안은 ‘개최 후의 유지 관리’ 문제와 직결된다. 필자의 최종 관심은 ‘엑스포 사후 변화’에 있다. 지속 가능한 개발이란 말이 있듯 ‘지속 가능한 엑스포’는 불가능할까. 아시아권에서 근자에 개최된 등록엑스포 중 비교적 성공작으로 평가받는 아이치와 상하이엑스포를 살펴보자. 일본의 아이치엑스포의 경우 ‘Nature’s Wisdom’이라는 주제에 맞추어 엑스포 사후 모든 시설을 해체하여 재활용하고 엑스포장 전체는 친환경적인 자연공원으로 복원했다. 반면 상하이엑스포는 ‘Better City, Better Life’라는 슬로건 속에서, 국제도시 상하이의 대도약을 위한 도시 혁신의 기폭제로 활용되었다. 황포강변에서 치러진 엑스포는 외탄과 푸둥지구에 국한되던 상하이의 중심을 황포강 중류 지역까지 확장하여 대대적인 도시구조 개편의 계기가 되었다.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상하이엑스포장의 광대한 영향력은 멈추질 않고 있다.

2030 엑스포의 개최 목적은 무엇인가. 6개월 동안 찾아올 것으로 예측하는 5000만 명의 방문객이나 50여만 개에 이를 것이라는 일자리에 대한 욕심인가. 이 수치들은 모두 단기의 효과일 뿐이다. 항상 우리는 이런 수치 달성에만 집중해왔다. 이젠 벗어나야 한다. 단기 성과는 다소 떨어질지라도, 도시 체질의 근본적인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도시 대개조를 위한 추진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성공적인 엑스포에 대한 평가 잣대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2030엑스포는 부산의 일에 국한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1000만 에 이르는 인구가 사는 지역권 전체의 부활과 21세기 중반부를 주도해야 할 대한민국의 국가적 과제들이 해소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대부분 엑스포 개최국은 엑스포가 해당 시대 최고의 기술 발굴과 새로운 이상 실현의 시발점이자 그 현장이 되어주길 기대했다. 1851년 제1회 엑스포가 열린 런던에서는 세계 최초의 철골구조 유리 건물인 수정궁(Crystal Palace)을 건설했고, 1889년 파리 엑스포에서는 에펠탑(Effel Tower)을 세웠다. 관련하여 시카고 엑스포(1893년 개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당시 미국은 엑스포장을 위한 장구한 국가 역사와 연결된 발달된 도심이나 특정의 공간이 없었기에 그들은 세상 어디에도 없던 엑스포장의 건설을 선택했다. 미시간 호수변에 거대한 테마파크를 연상케 하는 대단지를 조성했다. 여러 명의 분야 전문가가 함께 공동 계획가(master planner)가 되어 이전까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엑스포장을 탄생시켰다. 결과적으로 ‘화이트시티(White City)’라는 이상도시 개념을 바탕으로 하는 ‘도시 미화 운동(City Beautiful Movement)’이 시작되는 역사의 현장이 되었다. 상업주의 엑스포의 시작이라는 비판도 받았지만 후폭풍은 대단했다. 엑스포를 마친 후, 시카고는 급속한 산업 발달로 인한 각종 병폐의 온상지였던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 계획가 중 한 명이었던 당대 최고의 도시건축가인 다니엘 번햄(Daniel Burnham)에게 위대한 선택을 맡겼다. 번햄은 엑스포장과 미시간 호수, 그리고 시카고의 미래가 공존하는 ‘시카고 플랜(Chicago Plan)’을 완성했다. 이 계획은 현재 시카고 도시 발달의 역사적인 근거가 됨은 물론 세계적인 도시로의 성장에 결정적인 배경을 제공했다.

엑스포장을 텅 빈 곳으로 바라보고, 철거하여 개발부지로 사용했거나 어정쩡한 공원으로 활용했던 지난 엑스포들은 해당 도시와 국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 채 잊혀 버렸다. 이 뻔한 길을 2030엑스포는 절대 걸어서는 안 된다. 항구 옆의 큰 단지를 넘어 도시, 지역, 국가로 이어지는 새로운 발상의 미래 계획 구축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도시 대개조를 위한 공간 개편과 기능 혁신은 물론 대한민국의 경제 부활의 신호탄이 되어야 한다. 개최에 급급하지 말길 바란다. 단기성과에 집착하지 말길 바란다. 진정한 빅 픽처(big picture)를 그려주길 바란다. 이 요청이 결코 쉽게 실천되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사활을 걸고 도전해야 한다. 유일한 이유는 이보다 더 좋은 도시 부활의 기회를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4. 4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5. 5“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6. 6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7. 7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8. 8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9. 9“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10. 10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속보]조희대 작심 발언 “국회·대통령은 대법원장 제청에 관여 못 해”
  4. 4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5. 5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6. 6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7. 7강신철 “DMZ 北지뢰제거작전은 역사상 처음…단호한 대응이라고 본다”
  8. 8조희대 “재제청 요구 헌법적 근거 없어" 거부 입장 재확인
  9. 9부산 영도 출신 이언주 의원, 부산·울산서 '공짜 질서는 끝났다' 북콘서트 개최
  10. 10"'국가전산망 먹통' 국정자원 화재로 소실된 데이터 완전복구 안돼"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3. 3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4. 4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5. 5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6. 6기업 보유 토지 공시지가 공시 의무화…‘땅부자’ 상장사 수면 위로
  7. 7“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8. 8[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9. 9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10. 10어선원 직불금, 60일 승선하면 받는다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8. 8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9. 9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0. 10“디지털농업·특화브랜드로 청년농부 유입 이끌 것”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국제칼럼 [전체보기]
누구도 법 앞에 국민보다 ‘더 평등’할 수 없다
배지의 실력행사
기고 [전체보기]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논란의 AG
상표권 알박기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중수청·공소청 혼란 땐 수정 보완 주저 말아야
북 미사일 위협 속 ‘빈총 경계’ 안보 불안 키워선 안 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드골 대통령과 군복
청년기본법, 청년친화도시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