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있는 옛 미군기지의 부지에서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됐는데도, 장기간 방치됐다니 어이가 없다. 이 발암물질은 장기간 노출될 경우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정부와 부산시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주민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물론 정화작업 등의 조처를 하지도 않았다. 더욱이 이 옛 미군부지는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있어 인근 주민 피해가 우려된다. 그런데도 정부와 시는 안이하게 늑장 대처한 것이어서 비난받아 마땅하다.
시민단체인 녹색연합이 밝힌 내용을 보면 부산진구 개금동과 당감동에 걸쳐 있는 옛 ‘주한미군 물자 재활용 유통사업소(DRMO)’ 부지 내 3개 지점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국토교통부가 이 부지를 다시 소유한 것은 2015년 5월부터였다. 이런 사실을 고려하면 정부와 시 등 관계 당국은 미군으로부터 부지를 돌려받은 뒤 4년이 넘도록 아무런 정화 조처를 하지 않은 셈이다. 게다가 관계 당국은 이런 사실을 공개도 하지 않았다. 이 바람에 인근 아파트와 다세대주택 주민은 발암물질을 바로 옆에 두고도 모른 채 생활해 왔던 것이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현재 다이옥신 검출 등 토양이 오염된 이유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지 환경단체들은 미군이 사용하는 동안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을 부산 DRMO 내 소각장에서 소각해 다이옥신이 발생했고, 각종 군수물자를 매립해 토양이 오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실정이라면 실제 오염이 어느 정도 심하게,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토부와 환경부는 내년 5월까지 다이옥신 등 오염물질을 정화하겠다는 방침이라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이참에 부산DRMO 부지뿐만 아니라 주변 일대에 대한 토양오염 여부를 광범위하게 조사해 주민 불안을 해소하는 게 옳다. 토양오염이 장기간 진행된 데다, 2008년 폐쇄되기 직전 조사에서도 각종 오염물질이 검출된 바 있어 인근 지역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이 있다. 환경이나 주민 건강과 관련된 사안은 지나치게 대응해도 과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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