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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건 칼럼] 부울경 시장·도지사의 바닥 지지율

지지율 줄곧 최하위권, 정부·여당 잇단 악수 따라

민심 멀어진 영향 있지만 단체장 자신의 몫도 많아…남은 임기 더욱 분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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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보도 사진에 눈길이 꽂혔다. 지난 12일 이희호 여사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장면이다. 이날 오거돈 부산시장과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가 함께 빈소를 방문해 조문한 것이다. 김 지사는 “김대중 내외분은 일생을 바쳐 지역주의와 맞서 싸우셨다”며 “그런 두 분을 함께 가서 조문하는 게 의미 있지 않느냐고 오 시장이 제안해서 함께 찾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원팀’을 강조하며 요즘 부쩍 자주 어울리는 세 단체장이지만 조문까지 함께할 정도로 단합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 만했다.

사실 세 단체장은 지방선거 당선 직후부터 상생 발전 협약을 맺는 등 유달리 끈끈한 모습을 보여왔다. 취임 100일을 맞아서는 토크 콘서트도 함께 열었다. 이전 단체장 때부터 논의되던 광역경제권 구축 등 상생 방안을 실질적으로 이뤄내겠다는 의지다. 거기에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뜻을 같이하면서 만남의 횟수도 더욱 잦아졌다. 같은 자유한국당이면서도 삐걱대던 종전 세 단체장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다. 아직 구체적 성과를 논하기엔 이르지만 다른 어느 지자체에서도 보기 힘든 ‘찰떡 궁합’은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현실은 세 단체장의 이런 모습과는 달리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 공교롭게도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같은 날 발표한 ‘2019년 5월 시·도지사 지지도’ 때문이다. 조사에서 오 시장 지지율은 42.5%로 17개 광역 단체장 중 13위, 김 지사는 39.9%로 16위, 송 시장은 33.5%로 최하위인 17위를 기록했다. 그나마 오 시장이 전월 조사보다 한 단계 오른 게 위안이랄까. 김 지사와 송 시장은 여전히 바닥권이었다. 하긴 이 기관이 지난해 7월부터 매달 조사한 지지도에서 김 지사가 초기 몇 달간 중위권에 든 걸 제외하면, 세 단체장은 대체로 하위권을 맴돌았으니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세 시장·도지사로서는 억울해할 만하다. 그다지 실정을 한 것도 없는데 지지율이 하위권을 헤매고 있으니 도대체 원인이 뭔지 궁금할 법도 하다. 김 지사야 ‘드루킹’ 사건이란 돌발변수가 있었던 만큼 지지율이 바닥으로 떨어진 이유를 다소나마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나름대로 왕성한 시정을 펼치고 있는 오 시장과 송 시장은 속이 타 들어갈 수밖에 없다. 아무리 아직 임기 초라고는 해도 시민들에게 내심 섭섭할 게 분명하다.

물론 이들의 바닥 지지율은 부울경 지역 민심과 무관치 않다. 지방선거 1년 만에 갈수록 떨어지는 여당 지지율이 세 단체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원팀’을 강조하며 단합을 과시하지만 멀어져만 가는 지역 민심에는 속수무책인 셈이다. 함께 힘을 모으고 있는 동남권 관문공항 이슈도 아직 시민과 도민 깊숙이 파고 들지 못하고 있다. 보다 못한 지역 국회의원 등이 당 지도부에 이런 여론을 전달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앞으로 더 나아진다는 보장도 없다. 일은 정부 여당이 저질러놓고 피해는 자신들이 본다는 원망도 없지 않겠다.

이 때문인지 여당 지도부는 최근 들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해찬 대표가 최근 김 지사와 오찬 회동을 하며 지역 민심 달래기에 나선 것도 그 일환이다. 이와 별도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또한 경남발전연구원과 정책업무 협약식에 앞서 김 지사를 만났다. 양 원장은 이어 오·송 시장과도 잇따라 만나 싱크탱크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 양 원장은 물론 이에 앞서 서울연구원, 경기연구원과도 업무 협약식을 맺었지만 무게 중심은 부울경지역에 쏠렸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총선 병참기지’를 자처한 민주연구원 수장이 내년 총선 최대 전략 요충지인 부울경을 더는 방치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다.

여당의 이런 전폭적인 지원 사격이 성공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다만 어느 정도 효과를 본다 하더라도 그 한계 또한 분명하다. 단체장 지지율이 당과 연계된다고는 해도 결국 스스로의 몫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오·송 시장 지지율은 당선 직후 여당 지지율이 꽤 높을 때도 바닥권이었다. 지난 1년 새 지지율이 급락하거나 줄곧 하위권이라는 건 각 단체장의 퍼스낼리티와 시·도정이 지역민에게 인상적이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이들이 과거에 없던 상생의 모습을 보여주는 건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정작 제 집안이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고서야 별 소용이 없는 이벤트로만 비칠 수 있다.

내달 1일이면 민선 7기도 1년을 맞는다. 고작 1년의 지지율을 두고 일희일비할 것 까지야 없다. 다만 유독 ‘원팀’을 강조하며 단합했던 세 단체장이 처한 현실이 안타까운 건 사실이다. 그렇다 해도 아직 남은 임기가 많다. 당을 떠나 한 뿌리였던 세 지자체장의 지지율이 말 그대로 ‘원팀’으로 동반 상승할 날을 지역민들도 바랄 것이다.

논설실장 jj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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