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황정수의 그림산책] 1952년 부산 영도 해안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6-18 19:26:15
  •  |  본지 2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이번 부산 여행이 특별했던 것은 그동안 늘 다니던 해운대지역이 아닌 부산역 주변에서 영도에 이르는 구도심 지역을 돌아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요즘 부산을 상징하는 곳은 단연 해운대지역이다. 높은 마천루가 우뚝 솟아 있고 화려한 건물과 상가가 즐비한 모습을 보면 ‘동양의 진주’라 불리는 홍콩보다 더욱 세련된 도시 같기도 하다.
춘곡 고희동의 ‘부산 영도 해안’.
그러나 이렇게 변화하기 전에는 해운대지역보다 동래, 영도지역이 더욱 부산다운 시절이 있었다. 이번에 돌아본 자갈치시장이나 영도 깡깡이 마을은 그 시절을 떠올리기에 충분했고, 아름다운 흰여울문화마을은 유럽 어느 해안보다 아름다웠다. 옛것과 현대적인 것을 어울리게 하는 도시 재생의 미래를 보는 듯했다.

1950년 6·25 전쟁이 일어나자 수많은 피란민이 부산으로 몰려들었다. 김환기 박고석 이중섭 등 유명한 화가들도 부산으로 와 힘들게 전쟁 기간을 보냈다. 이때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 김환기의 ‘피난 열차’, 박고석의 ‘범일동 풍경’, 이수억의 ‘6·25 동란’ 등이다. 미래를 기약할 수 없었던 암울한 시대에 이들은 항만 역전 시장 등을 떠돌며 일하였고, 물감조차 구하기 힘든 현실 속에서도 그림을 그리는 열정을 보였다.

이들은 광복동의 ‘밀다원(密茶苑)’이나 ‘르네상스’ 등 다방을 옮겨 다니며 전쟁으로 인한 불안과 허무를 달래었다. 이곳에서 전시회를 열기도 하고, 음악을 듣기도 하며 미술 작품을 남겼다. 당시 부산은 전쟁의 거센 회오리 속에서도 비교적 외곽 지대에 있어, 많은 예술가가 모여 가장 치열하고 현실적인 작품이 탄생하는 배경이 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로 당시 화단의 어른이었던 춘곡(春谷) 고희동(高羲東, 1886~1965)도 전쟁 중 부산 영도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도 어려운 시대를 부산에서 보내며 그림을 그렸다. 이때 남긴 그림이 한 점 있는데, 1952년에 그린 ‘부산 영도 해안’이라는 작품이다. 영도 앞바다에 정박해 있는 배들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원근법을 잘 사용하여 여러 척의 배가 V자 형태로 나란히 있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렸다.
여러 척의 배가 묶여 있고, 바닷물이 짙푸르고, 그 위로 검은 구름이 엄습한다. 마치 태풍이라도 몰려오고 있는 듯 매우 어둡다. 자못 음산하기까지 한 모습은 마치 전쟁으로 인한 시대의 어려움을 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역동적인 구성과 뛰어난 색채 감각으로 기운이 생동하는 모습을 잘 나타내었다. 어려서 배운 남종화에 일본 유학으로 배운 서양 화법을 더해 새로운 형식의 산수화를 그린 고희동의 뛰어난 재주가 엿보이는 좋은 작품이다.

미술평론가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부산교통공사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울산 전철 15일부터 운행
  2. 2미국·중국 유혹 뿌리치고…코렌스(양산 중견 자동차부품 업체), 부산 온다
  3. 3괴정4도 해제…사업성 없는 ‘재개발·재건축’ 정리 막바지
  4. 4승리 놓쳤지만…류현진 ‘보스턴 악몽’ 지웠다
  5. 5부산서 예산 전액 깎인 K-팝축제 ‘아시아송페스티벌’ 울산행
  6. 6“문재인 선배님, 경남고 내 친일 안용백 흉상 없애주세요”
  7. 7이기대 갈맷길 ‘미국선녀벌레’ 기승
  8. 8“세월호 1척으로 대선서 승리, 문 대통령이 이순신보다 낫다”
  9. 9밀양 신생아 유기 친모 불구속 입건
  10. 10“8시간 겉핥기로 끝낸 대저대교 조류·곤충 생태조사”
  1. 1정미경 "'세월호 한 척' 갖고 이긴 文대통령, 이순신보다 낫다"
  2. 2黃 "대통령과 회담 수용…日 경제보복 준엄히 성토"
  3. 3조국이 SNS에 올린 ‘죽창가’에 관심 집중…무슨 의미길래?
  4. 4부산 남구의회 의정활동 놓고 갈등
  5. 5정미경 “文 대통령, 세월호 한 척으로 이겨”…한국당, 또 세월호 관련 막말
  6. 6당원교육때 졸지 말라더니…황교안, 세계대회서 '꾸벅'
  7. 7황교안 “文, 대일특사 파견해야”… 외교라인 교체·회담 요구
  8. 8정의당 경남도당, 내년 총선 두 자릿수 득표 목표
  9. 9한·이스라엘 정상 “FTA 조속 타결 필요”
  10. 10박지원 “이낙연 총리, 일본 가서 물밑 대화해야”
  1. 1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연비 20㎞/ℓ 돌파
  2. 2괴정4도 해제…사업성 없는 ‘재개발·재건축’ 정리 막바지
  3. 3상품성 높이고 가격 낮추고…2020년형 SM6 출시
  4. 4부산, 對日 수입 비중 17%…차·기계 부품 뿌리산업 초비상
  5. 5부산 제조업 경기전망 선방…조선업 개선 효과
  6. 611종 외화 담은 카드…앱으로 환전 땐 최대 90% 우대
  7. 7금융·증시 동향
  8. 8“납세 유예하고 세무조사 최소화, 어려운 상공인 자금운영 돕겠다”
  9. 9‘90세’ 맞은 무학, 부울경 청춘들과 국토대장정 돌입
  10. 10국민 38% “공유경제 갈등은 기존업체 반대 탓”
  1. 1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16일 시행 ‘괴롭힘 정의 보니’
  2. 2강지환 집, 특정 통신사 발신 안돼… 성폭력 피해자 신고 못한 이유
  3. 3숙명여대 ‘펜스룰’ 시간강사 퇴출 논란… “괜한 오해 싫어 바닥만 본다”
  4. 4동해남부선 일광~태화강 신설노선 운행 시작
  5. 5말다툼 끝에 연인 폭행한 50대 남성 경찰에 덜미
  6. 6술 취해 성기노출하고 경찰 때려…경찰 “술에 취해 범행 저질러”
  7. 7'금품수수' 항운노조 지부장, 조합원에 떠넘기려다 들통
  8. 8손승원 “군대가려고 항소”… ‘무면허 음주운전 뺑소니’ 1심, 1년6개월
  9. 9 전국 곳곳 비소식…“출근길 우산 챙기세요”
  10. 10부산 다대 앞바다 표류한 모터보트 해경에 구조
  1. 1 11승 도전 1회 주춤 후 4회 2K무실점 중계채널은?
  2. 22019 윔블던 테니스 조코비치 2연패 달성... 페더러와 5시간 접전
  3. 3승리 놓쳤지만…류현진 ‘보스턴 악몽’ 지웠다
  4. 45연속 버디 김세영, LPGA 마라톤 클래식 우승…통산 9승째
  5. 5 부산 극진회관, ‘제18회 극진가라데 아시아 체급별 토너먼트’ 출격
  6. 6류현진 선발 중계는… LAD 1회초 폴락 스리런, 3점 선취득점
  7. 7 조코비치, 5시간 접전 끝에 페더러 꺾고 2년 연속 우승
  8. 8김세영, 통산 9번째 정상 포옹
  9. 9‘빨간바지’ 김세영, 시즌 2승 달성…총상금 175만달러 차지
  10. 10다이빙 우하람 마지막 역전 허용, 아쉽게 4위... 역대 한국 남자 다이빙 최고 순위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2030엑스포 개최에 관한 간절한 소망
나는 느린 도시가 좋다
기고 [전체보기]
오징어 금지 체장 강화? 현장 소리 듣길 /정성문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도 산업재해 /김광용
기자수첩 [전체보기]
창업 정책 보는 시각 교정할 때 /민건태
수변공원 해법, 야구장에 있다 /김진룡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기생충의 세상, 그 우화의 이면
‘나이 듦의 미덕’이라는 어려운 과제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음악과 통일
국악, 월드뮤직을 꿈꾸며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한국 ‘기술독립’이 급하다 /조민희
더는 ‘난국’이 없어야 한다 /김태경
도청도설 [전체보기]
컨틴전시 플랜
수학과 정치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데이비드 호크니의 첫 생각
낭독의 문화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대통령도 즐긴 화포 메기국
영혼 적셔주는 시락국 한 그릇
사설 [전체보기]
고강도 혁신 외치더니 공공기관 통폐합 빈말 되나
엉터리 시 정비사업 통합홈페이지 내실 있게 보완을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건강보험 하나로’와 문재인 케어
정년, 노인 연령 기준 그리고 노인 복지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바람둥이 화가의 영원한 사랑
고흐보다 더 아파보였던 의사
이홍 칼럼 [전체보기]
창의성, 한국기업의 다음 생존전략
파괴적 정쟁 역사의 데자뷔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선거제 개혁 제대로 이뤄질까
부산시 정무라인을 향한 시선들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7월의 음악예찬
플래툰과 현을 위한 아다지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의 온도
와인 속의 삼총사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1952년 부산 영도 해안
비오는 날 친구를 기다리다
  • ATC 부산 성공 기원 달빛 걷기대회
  • 제5회 극지 해양 도서 독후감 공모전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