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가 지난 17일 ‘부산시 지역화폐 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다. 동구 등 구 단위에서 관련 조례가 만들어진 적은 있었지만 부산 전역을 아우르는 지역화폐 조례안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28일 열릴 본회의에서 조례안이 통과되면 10월 1일부터 유통이 가능해진다. 그동안 지역화폐 발행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었으나 이를 뒷받침해 줄 법적 근거가 없어 속도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시의회의 발의는 아주 시의적절하다.
지역화폐 발행 목적은 부의 역외유출을 막아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데 있다. 부산에서만 쓸 수 있는 화폐가 만들어지면 창출된 이익이 고스란히 지역에서 유통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그래서 지역화폐는 대기업이 부산에서 올린 수익을 지역에 투자하지 않고 본사로 가져가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매우 유효한 수단 가운데 하나로 종종 거론된다. 경기도와 인천, 광주 등 지자체 50여 곳이 앞다퉈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제도 도입 취지와 달리 지역화폐가 완전히 뿌리를 내리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수두룩하다. 우선 종이나 카드, 상품권 중 어떤 것을 지역화폐 형태로 할 것인지가 정해져야 한다. 또 구체적 재원조달 방안과 총발행액수 결정, 할인율 적용 범위 산정, 가맹점 확보 대책 등도 앞으로 고민해야 할 사안들이다. 앞서 이 제도를 도입한 지자체 가운데 상당수는 이 같은 문제들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아 시행 초기에 난항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것은 지역화폐 통용에 대한 시민들의 폭 넓은 공감대 형성이다. 아무리 지역경제 회생이라는 명분이 있다지만 사용자 및 가맹점이 거래 때 불편을 겪거나 별다른 혜택이 없다면 호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방적으로 시민 정서에만 호소해서는 원하는 바를 얻기 힘들 것이 분명하다. 부산시와 의회는 다른 지역의 사례 등을 참고해 철저한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대시민 홍보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모처럼 마련된 지역경제 회생책이 용두사미로 끝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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