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임시국회가 문을 열었다. 공수처법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놓고 여야가 극렬 대립하면서 지난 4월 5일 문을 닫은 지 76일 만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경제청문회 개최를 요구하며 국회 등원을 거부하고 있어 개점휴업 상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8개 상설 상임위 중 7곳, 특히 추경 심사를 할 예결특위의 위원장이 한국당이다. 한국당의 협조 없이 국회 정상화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이대로라면 제369회 임시국회도 ‘빈손 국회’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의 경제청문회 개최 요구는 적절성 여부와는 상관없이 현재로선 민주당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도심 한가운데 빈 상가가 속출하고 한국 경제를 버텨왔던 수출도 내리막길이다. 여당에 우호적인 민주평화당까지 경제청문회를 찬성한 것도 엄중한 현실을 인식한 결과다. 그럼에도 민주당으로선 경제청문회를 받아들일 경우 임시국회가 추경 처리가 아닌 경제실정 프레임으로 흘러갈 것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등원 거부 명분쌓기용이라는 의심도 있을 것이다.
사실 “추경은 타이밍”이라는 말처럼 제때 돈을 풀지 못하면 효과는 반감된다.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 중에도 선거법이나 공수처법처럼 정치적 휘발성이 큰 사안도 있지만 유치원 3법,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법안이 더 많다. 경제의 절박함을 강조해온 한국당인만큼 여당이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계속해 국회를 공전시키는 게 옳은지 생각해봐야 한다. 여당 또한 마찬가지다. “패스트트랙 관련 야당 의원에 대한 고소고발을 취하할 생각이 없다”는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이 굳이 이 시점에서 나와야 했는지 싶다.
마침 문희상 국회의장이 경제청문회 대신 원탁회의를 제안했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형식과 명칭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바른미래당도 찬성하는만큼 민주당이 부정적 입장을 고수할 이유가 없다. 아무리 여야가 싸워도 야당에 등원의 명분을 제공하는 쪽은 여당일 수밖에 없다. 문 의장의 제안을 고리로 여야가 국회 정상화의 대문을 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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