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묵은 난제 해결에 물꼬가 트였다. 부산구치소와 부산교도소를 강서구 대저·강동동 일원 29만 ㎡로 통합 이전하는 것에 부산시와 법무부가 합의하고 그제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다. 두 시설을 비롯해 강서지역에 있는 보호관찰소와 청소년비행예방센터 등 4개 교정시설도 함께 이전시킨다고 한다. 이전 대상지는 지금의 대저동 부산교도소 인근으로, 여기에 사상구 주례동의 부산구치소를 옮긴다는 얘기다. 국가교정시설을 한데 모으는 것은 효율성 면에서도 바람직한 방향이다.
주지하듯이 그간 부산 교정시설의 통합 이전 사업은 답보를 거듭해 왔다. 대상지 물색에 나선 후 15년이 흐르는 동안, 해당 주민들의 거센 반발과 부산시의 어설픈 추진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그런데 법무부와 시, 사상구가 지난해 10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협의한 끝에 이번 합의를 도출했다니, 사업 실현에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수용률이 이미 포화상태인 데다 낡아서 인권침해 등의 지적을 계속 받아온 두 시설의 외곽 통합 이전이 절실하다는 건 말할 나위가 없어서다.
양해각서만 체결됐을 뿐 아직 갈 길이 멀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1조 원 가량의 막대한 소요 재원 마련만 해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2011년의 일이 단적인 사례다. 당시 강서구 화전체육공원 일대를 이전 대상지로 잡았으나, 기존 시설 땅값과 이전 건축비 차액인 수천억 원의 비용 확보난에 부딪히며 결국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시와 법무부는 이를 곱씹어 보고, 그런 전례를 반복하지 않도록 이번에는 재원조달 방안을 철저히 제시해야 마땅하다.
그보다 관건은 역시 이전 대상지역의 주민들을 제대로 설득하는 일이다. 법무부 당국의 입장처럼, 해당 주민들이 계속 반대하면 부산구치소 등의 통합 이전을 사실상 진행하기 어렵다. 사상지역을 넘어 부산의 오랜 숙원 중 하나이나, 무조건 밀어붙이고 서두른다고 될 일이 아니다. 통합 이전과 이곳 ‘스마트 법무타운 조성’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의견수렴 과정으로 주민동의를 얻어야 사업추진의 토대가 확실히 마련되고 뒤탈도 없을 터다. 그 점에서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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