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재인 정부 3년 차를 맞이하여 그간의 정책수행에 대한 평가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요란하다. 비핵화 문제나 경제 및 일자리 정책을 둘러싼 평가는 여야와 언론 간의 입장 차이가 분명하여 시시비비를 가리기 쉽지 않다. 그러나 ‘국가균형발전’은 현 정부에 호의적인 언론이나 전문가조차 비판적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우선 현 정부가 출범 시 국가균형발전을 참여정부 때보다 더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호언장담해 오히려 부메랑이 된 것 같다. 참여정부 때 국가균형발전정책은 국정의 최우선 과제였다. 참여정부는 시종일관 지방분권 3대 특별법의 제정과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설치, 행정수도 이전과 152개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과 같은 초대형과제를 강력하게 추진하였다. 따라서 참여정부는 ‘국가균형발전 1.0’의 정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러한 성과가 거저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단적인 예로, 노무현 대통령은 재임기간 동안 72회의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회의 가운데 무려 29회나 참석하여 위원회 활동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에 반해 문재인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사드(THAAD) 문제, 비핵화 문제, 소득주도 성장과 최저임금제 등의 정쟁에 휘말려 국가균형발전 문제는 상대적으로 후순위가 돼버렸다. 그렇다고 지난 2년간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전혀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우선 이명박 정부 들어 명칭 변경된 ‘지역발전위원회’를 다시 ‘국가균형발전위원회’로 되돌려 놓으면서 ‘국가균형발전 2.0’의 시동을 걸었다. 그 밖에도 문재인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비전과 전략 수립, 대한민국균형발전 박람회 개최, 총 23개사업 24조 원에 이르는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추진 등의 가시적 성과를 들 수 있다.
그러나 참여정부와 비교하면 ‘국가균형발전 2.0’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남은 3년간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 1.0’에 버금가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측면에서 국민적 공감대의 형성이 긴요하다.
첫째, 국가균형발전 2.0은 서울과 지방간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수도권과 비수도권간 윈윈·상생 전략임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일찍이 노무현 대통령이 강조했듯이, 서울을 비워야 하는 이유는 지방을 위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서울에 있는 과잉요소를 비움으로써 서울의 가치가 더욱 높아진다는 점을 널리 알려야 한다.
둘째, 문재인 정부의 핵심공약인 지방분권 공약의 빠른 이행이 절실하다. 만약 재정분권과 자치분권 공약 실현이 한꺼번에 어렵다면 우선 재정분권 공약이라도 시급하게 추진하여야 한다. 특히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최소한 6 대 4로 개편함으로써 지방 스스로 국가균형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물꼬를 터야 한다. 지방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해 주는 것이야말로 국가균형발전 2.0의 핵심이다.
셋째, 국가균형발전은 현 정부 국정과제의 키워드인 ‘4차 산업혁명’ ‘저출산고령화’ ‘일자리’ ‘미세먼지’ ‘남북경협’ ‘신북방정책’ ‘신남방정책’ 등과 맞닿아 있고, 이들 문제를 푸는 열쇠이다. 즉,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밑그림이 그려져야 이 난제들의 실마리가 풀릴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균형발전 2.0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제 국가균형발전 2.0의 성패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윈윈·상생전략 도출과 재정분권 실현을 통한 지방재정의 자립화를 위해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노력하는가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두 가지가 선결과제가 실현되어야 비로소 우리는 ‘왜 서울은 비우고, 지방은 채워야 하는지, 왜 권력은 나누고 정보는 곱해야 하는지, 왜 규제는 낮추고 신뢰는 올려야 하는지’ 등에 대한 활발한 논의와 함께 생산적인 대안의 도출이 가능해질 것이다. 문재인 정부 3년 차를 맞이하여 다시 한번 국가균형발전 2.0이 탄탄한 궤도에 진입하기를 기대해 본다.
경성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