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기자수첩] 회동수원지 오염만은 막아야 /신심범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도축장에 끌려가 죽음을 기다리는 소를 본 사람은 한동안 고기 먹기가 쉽지 않다. 고기를 먹으려 하면 죽기 직전의 그 소가 떠오르는 탓이다. 이른바 ‘시각의 연상 작용’이다. 제물로 바쳐지는 소를 차마 볼 수 없었다는 제나라의 선왕만 유난히 연상작용이 발달한 것은 아니다. 사람은 다들 그렇다. ‘녹조 라떼’가 된 낙동강을 본 부산시민도 연상 작용에 시달린다. ‘녹조가 입으로 들어간다’는 상상은 부산 사람들을 벗어나기 힘든 괴로움에 빠트린다.

이 찝찝한 상상은 그저 느낌만이 아니다. 가톨릭관동대 박창근 교수팀이 진행한 연구를 보면 여름철 낙동강의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은 공업용수 수준이다. 근거 있는 연상 작용은 맑은 물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여전히 뜨거운 이유를 설명한다.

그런데 유독 회동수원지에는 연상 작용이 잘 작동하지 않는 듯하다. 부산 금정구는 최근 수원지 일대를 관광 자원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수원지 위를 지나는 생태탐방로를 만들고, 수원지와 인근 아홉산을 잇는 출렁다리를 놓을 계획이다. 주차장도 새로 짓는다. 부산상수도사업본부 또한 생활 오·폐수를 갖춘 지역에 한해 개발을 제한하는 제도인 상수원보호구역의 해제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수질오염 방지 대책은 미흡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미 수원지 주변 곳곳에는 무허가 음식점 등 불법 건축물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수질 훼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도 당장 더러운 게 눈에 보이지 않으니 앞으로도 깨끗할 것으로 여기는 것은 책임 행정의 자세로 보기 힘들다.

현재 회동수원지는 2, 3등급의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낙동강과 비교하면 훨씬 깨끗하다. 1964년부터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일대의 개발을 제한해온 덕분이다. 평소에는 부산 동래구 등 일부 지역에만 식수로 제공되지만, 낙동강 물이 도저히 마실 수 없는 상태가 될 때는 상당수 시민의 비상식수원으로 사용된다. 부산시가 남강댐 물을 가져오지 않기로 한 상황에서 그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

천혜의 경관을 활용하고픈 지자체의 구상과 오랜 세월 재산권을 침해당해온 지역 주민의 심경이야 깊이 이해된다. 그러나 물은 한번 오염되면 회복이 매우 어렵다. 맑은 물이 유지될 때 필사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굳이 오염된 회동수원지를 연상하고 싶지는 않다.

사회부 mets@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부산교통공사부산교통공사

 많이 본 뉴스RSS

  1. 1‘포수 FA’ 관심 없던 롯데, 이번엔 쇼핑목록에 담나
  2. 2부산시민공원 주변 재개발 아파트, 층수 낮추고 동수 10개 늘린다
  3. 3부산·경상대 교수들도 미성년 자녀 논문 공저자 끼워넣기
  4. 4 반려동물과 식용동물 이분법?…생명에 어찌 다름이 있을까
  5. 5부산 국회의원 해부 <하> 선거 공약 검증
  6. 6문재인 대통령 “건설·SOC 투자 확대”
  7. 7송도 해안도로 달리는 시내버스 결국 무산
  8. 8부산 극단적 선택 1위 오명 벗었지만…
  9. 9“북항 재개발 수익으로 미군 55보급창 공원화하자”
  10. 10시계바늘 밑 터치스크린…아날로그 융합 스마트워치
  1. 1‘DJ 아들’ 김홍걸 총선 출마 시사… 목포서 ‘DJ 비서실장’ 박지원과 맞붙나
  2. 2정점식 “정동병원서는 정경심 뇌종양 진단서 발급 안 했다고…”
  3. 3법사위 국감, ‘검사 블랙리스트’ 논란 한동훈 반부패부장도 출석
  4. 4장제원, 국정감사서 “좌파 광란의 선동 정점은 대통령” 文 저격
  5. 5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도 45.5%… 조국 사퇴 이후 회복세
  6. 6금태섭, 윤석열에 ‘국회 출석’ 묻고, 한겨레 고소 지적
  7. 7군, 드론탐지레이더 부울경에 시범배치
  8. 8"언론재단 정부광고 대행 수수료 인하 혹은 폐지해야"
  9. 9최인호·김세연·윤준호, 도시재생 정부사업 선정돼
  10. 10힘 받은 황교안, “이낙연 노영민 이해찬 나가라”
  1. 1 산업의 힘, 기계부품
  2. 2평균층수 제한해 스카이라인 보장…경관·공공성 높였다
  3. 31965년 옷 다시 입은 ‘대선소주’
  4. 4시민공원 주변 재개발 아파트, 층수 낮추고 동수 10개 늘린다
  5. 5부산 고액·상습체납자 404명…1인당 평균 7억
  6. 6주가지수- 2019년 10월 17일
  7. 7드론 택배 2025년 상용화…정부 “선제적 규제 혁파”
  8. 8“연구개발 집중 투자는 창업 때부터 가장 중시, 국내외 망라 협업 강화”
  9. 9“부산항 부두 직통관 물동량 검사 비율 1.7% 수준 그쳐”
  10. 10부산 제조업 하반기 고용 절벽…업체 73%가 “안 뽑겠다”
  1. 1“설리 동향보고서 유출, 한 직원이 SNS로 퍼트려…” 처벌은?
  2. 2제28회 경남도 의용소방대 소방기술경연대회 개최
  3. 3통근 버스 졸음운전에 7명 다쳐…경찰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 중”
  4. 4로스쿨 10년 부산 변호사 2.4배 증가…급여 줄고 경쟁 심화
  5. 5'대도' 조세형 "아들에게 얼굴 들 수 없는 아비"…선처 호소
  6. 6'국정농단·경영비리' 롯데 신동빈 징역 2년6개월 집유 확정
  7. 7“뇌종양·뇌경색 진단서 발급한 적 없어” 정동병원, 정경심 추석 입원 병원
  8. 8조국 복직에 서울대 안팎서 '분노의 표창장' 등 패러디
  9. 9장용진 기자 “기자라면 누구나 상대 호감 사려…그런 취지로 한 말”
  10. 10개정 전 지방공무원 여비 지급 규정 두고 해석 분분
  1. 1손흥민 북한선수와 ‘유니폼 교환’ 질문에 “굳이…”
  2. 2‘포수 FA’ 관심 없던 롯데, 이번 쇼핑목록엔 담나
  3. 3류현진, 현역 투표 최고투수 후보 3인에 올라
  4. 4전쟁 같았던 평양 원정…손흥민 “안 다친 게 다행”
  5. 5베이브 루스 500홈런 방망이, 경매 최고가 경신할까
  6. 6
  7. 7
  8. 8
  9. 9
  10. 10
부산 국회의원 해부
선거 공약 검증
부산 국회의원 해부
의정활동 충실도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감동스러운 도시건축을 만나고 싶다
진정한 탈일본을 결단할 때
기고 [전체보기]
장애인복지관이 나아갈 방향 /이성심
부산시 국립특수학교 부지 허가를 /김석주
기자수첩 [전체보기]
문화 축제로 진화하는 BIFF /김민정
시커먼 흙, 시커먼 기억 /배지열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솔로몬 심판’과 오늘 우리의 송사들
귀농 귀어 귀촌에도 균형발전 없는 나라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힐링의 악기 ‘깡깡이’ 해금
조선 시대 선비들의 음악문화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가난, 아이들은 잘못이 없다 /하송이
‘억울함’에 귀 기울이는 자세 /이병욱
도청도설 [전체보기]
레이와의 역설
공적 된 멧돼지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과 다섯 수레의 책
조선시대 ‘북캉스’ 풍경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전남 영암 독천리의 ‘갈낙탕’
짜장면과 라면 그리고 염치
사설 [전체보기]
예산 부족 두리발·자비콜 멈춰서게 해선 안 된다
갈수록 암울해지는 경제 전망, 정부 총력 대응 나서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소산소사’의 사회, 고용연장이 해법
중앙정부와 지자체 복지 역할 재정립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절망 속에서 탄생한 명작
패배한 청년의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정신 줄 놓지 말고 다시 도전하자
감정적 대응은 일본을 웃게 만든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부산 공공기관 혁신 이번엔 제대로 될까
서울 인구 1000만 붕괴의 명암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가을을 여는 모차르트
가을의 문턱에서…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삶
양해 바라지 말고 용서 구하자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호생관 최북의 ‘지두해도(指頭蟹圖)’
연객 허필의 ‘묘길상도’
  • 동남권 관문공항 유치기원 시민음악회
  • 골든블루배 골프대회
  • 기장캠핑페스티벌
  • 제21회부산마라톤대회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