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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칼럼] 항만 경쟁력의 본질, 부산항 수익성 /정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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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9-06-25 20:13:38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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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1970년대 제조업의 중심지로, 수출 최전선으로 근대화를 이끄는 선봉에 서 있었던 도시이다. 또 정치 경제 문화 사회의 모든 분야가 수도권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현재 중앙권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지방도시인 부산과 부산 시민은 부산항이라는 세계적인 브랜드를 갖췄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1876년 근대 개항을 한 부산항은 1974년 시작된 자성대부두 건설을 계기로 세계적인 항만으로 발전하였다. 현재 부산항은 2047만3000TEU(1TEU는 길이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이상 화물을 처리하는 컨테이너 부두를 중심으로 모든 종류의 부두시설을 갖춘 종합항만으로 발전했다. 컨테이너 처리실적 세계 6위, 환적화물 처리실적 세계 2위, 전국 대비 74.7%의 컨테이너 처리 비중은 국내에서는 절대적 우위를 점하는 세계적인 항만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한 기술혁신과 시설 확충에도 지속적인 투자가 있어야 하겠지만, 이제는 시설 투자보다는 부산항의 품질관리를 통한 세계 속의 위상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역에서 우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국제수지 개선을 촉진한다는 측면에서 부산항은 충분한 시설의 확보와 낮은 항만사용료를 무기로 그 기능을 다해왔다.

그러나 낮은 항만사용료, TOC(부두 운영사)와 하역회사들의 하역료 경쟁은 국적선사의 원가 절감에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낮은 원가를 무기로 한 환적화물 유치는 중국 등 이웃 국가의 수출 경쟁력을 지원하는 측면도 있다.

반면 차별화되지 못한 서비스와 무차별적 인센티브 제공 등 기존 마케팅 전략은 인천항 광양항 등 다른 국내 항만과의 물동량 유치 경쟁마저 촉발하여 하역료 인하, 인센티브 남발, 항만사용료 인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반복함으로써 항만공사 하역회사 TOC 등의 수익성 악화와 이로 인한 노동의 질적 저하 등을 초래하고 있다.

사상 최대의 물동량 유치와 세계 2위 환적항이라는 화려한 숫자의 이면에서는 부산항의 그림자가 커지고 있다. 물동량 증가에만 정책적 역량이 쏠린 결과 글로벌 얼라이언스 등 해외 선사에 부산항의 주도권을 넘겨주고, 비용은 우리 국민이 부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측면도 있다.
항만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1970년대는 수출 입국을 시책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항만산업은 수출 지원산업의 기능이 컸다. 결국 건설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고 고객은 낮은 비용으로 항만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수출 의존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제구조를 지닌 우리나라에 설득력 있는 구조이기는 하다. 그러나 오늘날은 전국 각지에 항만시설이 넘쳐나고, 부산항은 전체 물동량의 50% 이상이 환적화물이라는 점에서 이미 지원산업의 영역을 넘어섰다. 오히려 낮은 항만사용료와 하역료 등은 주변 국가의 수출화물에 대한 원가 경쟁력을 높여주고 우리 상품의 경쟁력에 위해의 요소가 될 부분도 있다.

또 지나친 화물 유치경쟁은 글로벌 선사보다 국적선사의 경쟁력을 상대적으로 약화하는 면도 있다. 항만산업도 그 자체가 수익성을 갖춘 국가 경제의 축으로 자리 잡을 필요가 있다. 양질의 항만서비스 제공, 양질의 일자리 창출, 차별화에 의한 국내 각 항만 간 물동량의 자연스러운 분산 등을 부산항이 주도해야 한다. 수익성을 무시한 환적화물 유치 등 기존 전략은 전년 대비 물동량 증가라는 가시적 성과는 보여주지만, 실질적으로 항만산업이 더는 우리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것을 높여주지 못한다.

수익을 극대화함으로써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항만이 우리 국민에게 사랑받는 경제활동의 장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조건 낮은 가격을 제공하기보다는 최적의 항만서비스를 제공하고, 최적의 근로조건을 제공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면서, 부산항을 이용하는 선사의 독과점을 적절한 수준으로 규제함으로써 국적선사의 경쟁력도 지원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이러한 항만 정책 기조의 전환을 위해서는 적당한 물동량이 어느 정도이고, 최적의 생산원가가 얼마인지, 최적의 시설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어느 정도의 물동량을 다른 항만과 공유할 것인지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따른 최적의 경영 여건을 구축하고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우리 항만산업과 부산항에도 시설 확보, 물동량 확충과 같은 1, 2단계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 수익성이 보장되고,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국적선사를 보호할 정책적 수단을 발휘할 3, 4단계로 발전하는 것을 더는 늦추지 않아야 한다.

한국해양대 해사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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