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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방탄소년단과 국가 브랜드 /박창희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6-26 19:30:35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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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리더)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 한국의 ‘일곱 소년’이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유쾌한 반란이다. 쿨하고 짜릿하다. 우리가 언제 이런 경험을 했던가.

방탄소년단(BTS)의 기세가 하늘을 찌른다. BTS가 세계 팝의 본고장 미국과 영국의 주류 무대를 접수했다. 세계 포퓰러 뮤직의 오늘을 보여주는 미국 ‘빌보드 차트’를 장악했고, 팝의 전설들이나 선다는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을 점령했다. 음악잡지 ‘빌보드’는 BTS를 팝의 전설 ‘비틀스’와 견주었다. 무시무시한 일이다.

판타지 같은 현실. 아니다. 지금 우리가 보는 BTS는 판타지가 아니다. BTS는 세계를 움직이는 실체로서 엄연한 문화산업이다.

최근 BTS의 미국 브라질 유럽 8개 도시 투어 공연을 보자. 관객이 65만 명, 판매된 티켓이 총 78만247장, 수입이 1170억 원이다.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선 공연 생중계(스트리밍) 수입만 51억8000만 원에 달했다. 14만 명이 동시 접속한 웸블리 생중계는 이전에 없던 K팝 수익모델이다. 세계 공연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BTS의 연평균 국내 생산 유발 효과를 4조1400억 원으로 추산했다. 한국 중견기업 평균 매출(1591억 원)의 26배에 달하는 액수다.

‘비경제적 가치’도 주목해야 한다. BTS의 2015년 앨범 ‘화양연화 pt.2’에 수록된 ‘마 시티’는 광주 출신인 제이홉 등 멤버 3명이 직접 작사한 곡으로 각자가 자란 도시를 주제로 담았다. 제이홉은 이 노래에서 “나 전라남도 광주 베이비(baby)” “날 볼라면 시간은 7시 모여 집합 모두 다 눌러라 062-518”이라고 랩을 한다. 팬들은 062는 광주의 지역 번호, 518은 광주 민주화운동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 노래를 따라 부르는 아미들은 자연스럽게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배우게 된다.

BTS는 자기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있다. ‘방탄(防彈)’은 총알을 막아낸다는 뜻이다. 방탄소년단은 10, 20대에 가해지는 모든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음악으로 막아내는 전사이다. 그룹 리더인 RM은 유엔에서 “Love your self!”라고 외쳐 박수를 받았다. 서구 사회가 존경하는 ‘사회적 리더형 아티스트’라 하겠다.

BTS는 살아 움직이는 문화산업이자 국가 브랜드다. 파급력이 상상을 초월한다. ‘크리에이티브(creative) 코리아’의 가장 진전된, 신선한 성공 모델이 아닐까 싶다. BTS가 국가 브랜드라면, 상응하는 대가와 지원이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논의는 미약하다. 멤버인 진은 내년에 무조건 입대해야 하는데도 논란만 있을 뿐 모두 구경꾼이다.

‘BTS는 얼마나 오래 갈까’. 많이 사람이 궁금해한다. ‘소년단’은 금세 청년, 장년이 될 것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하는 것처럼, BTS 전성시대를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신문화 창조 전성기로 만드는 전략이 절실하다.

수도권 지자체는 나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는 CJ그룹과 손잡고 ‘CJ 라이브시티’(구 K컬처밸리)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24년까지 축구장 46개 크기의 부지에 K팝 공연장과 쇼핑시설, 테마파크 등을 지어 한류 관광단지화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도봉구 창동역 인근에 1만8000명을 수용하는 ‘K팝 전문 공연장’을 2024년 개장 목표로 추진 중이다.

부산도 ‘한 칼’은 있다. BOF(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다. 한 해 50억 원을 투입해 아시아 최고의 K팝 한류 축제를 꾸미고 있다지만, 일회성·소비성 행사라는 비판도 만만찮다. 한마디로 생산성이 약하다는 것이다. 최근 방송가에서 히트를 한 ‘미스 트롯’ ‘슈퍼밴드’ 같은 콘텐츠를 뽑아내는 플랫폼이 될 순 없을까.

BTS의 멤버 중 정국과 지민은 부산 출신이다. 지민은 올 초 부산시교육청에 저소득 학생들을 위해 1억 원을 기부했다. 정국과 지민에게 BOF 활성화와 한류의 문화산업화에 대한 ‘조언’이라도 얻고 싶어진다. BTS가 국가와 지역에 유쾌한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칼럼니스트·스토리랩 수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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