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기고] 엘베필하모니홀과 부산 /김혜린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6-27 19:27:07
  •  |   본지 2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인구 180만 명의 독일 북부 도시 함부르크에는 매년 500만 명이 찾는 시립미술관이 있다.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이 미술관에 가는 것일까. 유럽 두 번째 항구도시라 불리는 함부르크는 부산시의회와 우호교류협약을 맺은 도시로 닮은 점이 많다. 요 근래 부산시의회는 부산과 비슷한 환경에서 어떤 새로운 일들이 시도되는지 살펴보기 위해 그곳을 다녀왔다.

창고 도시라는 뜻을 가진 ‘슈파이셔슈타트(Speicherstadt)’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세계에서 창고가 가장 많이 모인 지역이다. 과거 함부르크항의 활력을 엿볼 수 있는 그곳을 함부르크시는 도시재생을 통해 ‘하펜시티(HafenCity)’라는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하펜시티가 조성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그 동네를 걷다 보면 ‘우리 부산 북항의 미래를 여기서 찾아야 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기존 창고를 활용해 원래의 용도를 그대로 유지한 곳, 리모델링해 다양한 공간을 만든 곳, 아예 새 건물을 지어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낸 곳도 있다. 도시재생의 다양한 형태를 그곳에서 한눈에 볼 수 있다.

이제는 함부르크의 상징이 된 엘베필하모니홀은 하펜시티에 자리 잡고 있다. 오래된 창고 건물을 활용해 공연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은 2007년이었다. 한화 1000억 원의 예산으로 시작한 공연장 사업을 완성하는 데 시간은 애초 예상보다 3배, 예산은 10배가 더 투입됐다.

엘베필하모니홀은 2100석 규모의 전용 콘서트홀과 550석 규모의 복합 공연장으로 구성됐고, 국내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형태로 무대와 객석이 배치돼 있다. 운 좋게 공연을 관람할 기회를 가졌는데, 무대 위의 공연보다 무대를 바라보는 관객의 시선이 더 인상적이었다. 마치 무대를 즐기기 위해 일상을 견딘 사람들처럼 보인 것은 나의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2017년 1월 개관한 엘베필하모니홀은 365일 중 하루도 공연하지 않는 날이 없고, 대부분의 공연이 매진이라고 한다.

엘베필하모니홀도 건설 과정에서 수많은 논쟁이 발생했다고 한다. 애초 공연장은 창고 리모델링을 통해 만들 계획이었다. 창고 옥상을 활용하려던 계획은 설계를 거치면서 점점 더 높아지고 넓어졌다. 수많은 반대 목소리가 나왔지만 끝내 준공에 이르렀다.

당시 상황을 설명하던 함부르크 시의원은 공연장을 돈 먹는 하마로, 약속이란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이야기했다. 그러나 지금 공연장은 함부르크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고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른다.

이제 부산으로 돌아오자. 지금 부산에는 두 곳의 공연장과 관련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북항에 자리 잡을 부산 대표 공연장과 부산국제아트센터가 논란의 중심이다.

시민의 문화 향유와 미래의 주력 산업으로 관광을 꼽는다면 두 공연장은 모두 건설해야 마땅하다. 그동안 벌어진 수많은 논쟁은 부산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이 틀림없다. 현재의 다양한 지적은 대부분 일리가 있다. 그러나 두 곳의 공연장은 무조건 시민을 중심에 놓고 고민해야 한다. 관광의 거점이 되려면 시민의 호응이 먼저고, 관광보다 시민의 만족이 우선이다.

앞으로 우리 부산이 가질 공연장은 시민이 만들 수 있게, 시민이 그 색깔을 입히도록 해야 한다.

또 다양한 시도가 가능한 그리고 공간의 프로그램을 잘 만들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오늘을 즐기는 시민이 내일을 만들고, 전문가의 안목으로 더 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것이다. 덧붙여 부산에는 크고 작은 공연장이 제법 있다. 이들과의 연결 지점을 찾아 각각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역할을 재배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함부르크 시민은 시립미술관을 연간 수차례 이용하고, 엘베필하모니홀을 기대에 가득 차 방문한다. 그들에게 그 공간은 안식처이다.

부산시민에게도 그런 공간이 필요하다. 물론 그 공간은 시민이 원하는 것으로 채워져야 한다. 시민이 배제되고 시민의 의지가 담기지 않는다면 아무리 거대하고 화려한 공연장을 짓는다고 하더라도 부산의 상징이 될 수 없다.

부산시의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4. 4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5. 5[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6. 6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7. 7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8. 8‘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9. 9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10. 10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3. 3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4. 4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5. 5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6. 6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7. 7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8. 8‘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9. 9靑 정책실장에 하준경 수석, 지방시대위원장에 박정현
  10. 10이 대통령 "전작권 환수로 자주국방 마침표"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4. 4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5. 5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6. 6리사이클링·항만운영·담수화…부산 미래산업 이끌 혁신기술
  7. 7주가지수- 2026년 10월 1일
  8. 8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우수학술 부문
  9. 9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10. 10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연구혁신 부문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6. 6‘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7. 7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8. 8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9. 9“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10. 10검찰 기존 사건 90일 간 수사 가능…대규모 사건이관에 현장혼선 우려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5. 5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6. 6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7. 7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8. 8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9. 9윤규성, 태권도 품새 금메달…한국 남자 개인전 3연패
  10. 10독립운동가 후손 재일교포 허미미, AG 여자 유도 57㎏급 금메달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국제칼럼 [전체보기]
개헌 말하려면 헌법 준수부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기고 [전체보기]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민원인(들)
AI 패권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생곡소각장 정치적 셈법보다 원칙대로 추진해야
알래스카 LNG, 협력하되 국익이 최우선이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청년기본법, 청년친화도시
인공지능(AI)과 인류 멸종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