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다시, 나진-하산 프로젝트 /오광수

북 핵실험으로 중단된 남·북·러 복합 물류사업, 재추진 가능성 여전해

중국 동북 3성 물동량, 부산항으로 연결 꾀해야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10년 전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등지를 찾은 적이 있다. ‘기회의 땅, 연해주가 깨어난다’는 주제로 새 물류의 관문인 극동 러시아와 관련해 신년기획 기사를 쓰기 위해서였다. 그 배경은 ‘쑤이펀허(중국)-나홋카(러시아) 물류 프로젝트’였다. 블라디보스트코 보스노치니 나홋카 자루비노 등 극동 러시아 항만은 자국 화물뿐만 아니라 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 등 중국 동북 3성의 화물도 유치할 수 있는 지리교통의 요충지에 자리 잡았다. 중국은 동북 3성의 물동량을 북중국 항만 다롄항 등이 아닌 극동 러시아 항만으로 보내는 물류 프로젝트 구축에 골몰했다. 이런 사정은 지금도 비슷하다. 러시아 역시 극동 항만의 물동량 처리 능력이 한계 상황에 도달한 까닭에 이런 북한 두만강 유역 물류 프로젝트에 적극적이다. 당시 부산항만공사(BPA)도 중국 동북 3성의 화물을 러시아 항만(나홋카)을 통해 부산항으로 유치하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BPA는 나홋카의 컨테이너 항만 개발에 직접 뛰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쑤이펀허-나홋카 물류 프로젝트’의 핵심인 BPA의 나홋카 컨테이너 항만 개발 사업은 끝내 좌초했다. 사업 파트너 쪽에 문제가 있었던 게 주된 이유로 꼽혔다. 그런데도 두만강 유역은 여전히 남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물류 4국지’의 중심이다. 일부 사업이 무산됐다고 해서 큰 그림마저 사라지지 않는다. 러시아 나홋카에서 우수리스크를 거쳐 중국 국경도시 헤이룽장성 쑤이펀허까지 육로로 270㎞인데, 쑤이펀허에서 다롄항까지는 무려 1700㎞. 물류 4국지 프로젝트의 필요성이 ‘유효한’ 까닭이다.

요즘은 중국의 하얼빈 창춘 쑤이펀허 훈춘 등과 러시아 우수리스크 블라디보스토크 자루비노 등지를 연결하는 2개의 북방 물류루트(프리모리예 1·2호)의 활성화 방안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 프리모리예 1·2호는 부산항의 미래와도 직결된다. 다만, 중국 러시아 국경의 화물 통관 지연이 프리모리예 1·2호의 활성화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만큼 국제물류자유구역을 설치해 통관 절차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는 오거돈 부산시장이 지난 5월 20~24일 북방 물류루트를 따라 러시아 연해주와 중국 지린성 헤이룽장성의 5개 도시를 잇달아 방문한 자리에서 신속한 통관에 관해 협조를 당부했던 배경이다.

북방 물류루트는 현재 중국 러시아를 경유하는 프리모리예 1·2호뿐이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해소돼 대북 경제제재가 해제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다양한 북방 물류루트 개척이 가능해진다. 이런 측면에서 두만강 유역 물류루트 중 하나인 ‘나진-하산 물류 프로젝트’에 다시 시선이 쏠린다.

남·북·러 복합물류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두만강 하구의 북한 나진과 두만강 건너편 러시아 하산을 잇는 54㎞ 구간 철도 운송에 초점이 맞춰졌다. 극동 러시아의 열악한 도로 여건 등을 고려할 때 두만강 유역 접경 지역 간 물류 시스템은 철도 운송이 적합한 방안으로 꼽힌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러시아 유연탄 등을 하산과 나진항을 잇는 철도로 운송한 뒤 나진항에서 이를 화물선에 옮겨 싣고 부산항 등 우리나라 항만으로 가져오는 게 골자다. 여기서 철도 운송 구간 ‘54㎞’의 의미가 엄청나다.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통해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어갈 수 있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한반도 종단철도(TKR)로 런던 파리까지 연결할 수도 있다. 부산항을 거치는 미주 유럽 등 원양 항로 개설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2014년 11월, 2015년 4~5월과 11월 등 모두 세 차례에 걸쳐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석탄 시범 운송도 진행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도 사실상 중단됐다.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2월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라 우리 정부가 그해 3월 대북(해운) 제재에 나섰기 때문이다. ‘외국 선박이 북한에 기항한 뒤 180일 이내에 국내에 입항하는 것은 전면 불허’하고 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아직 공회전 중이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우리 측 컨소시엄이 실사를 해보니 ‘상업성이 없다’는 얘기마저 있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재추진 가능성에는 대비해야 한다. 메가 프로젝트의 이행이 하루아침에 되겠는가. 큰 그림 속에서 꼼꼼하게 경제성 분석을 할 필요가 있다. 중국 동북 3성 중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의 물동량을 안정적으로 확보, 부산항으로 연결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국제물류자유구역을 두만강 접경 지역에 지정, 운용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나진과 선봉은 북한이 이미 1991년 경제특구로 지정하며 처음으로 개방한 곳이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유엔 차원의 제재 대상이 아니다. 미국의 독자 제재 대상이므로 ‘의지’와 ‘여건’에 달려 있다. 남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30일 오후 66년 만에 판문점에서 만났다.

편집국 부국장 inmin@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2. 2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3. 3“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4. 4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5. 5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6. 6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7. 7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10. 10“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4. 4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5. 5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6. 6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7. 7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8. 8[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9. 9[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10. 10‘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3. 3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4. 4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5. 5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6. 6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7. 7[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8. 8“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9. 9주민번호 대량 유출 빈번, 최근 6년 505만 건 털려…‘온라인 번호’는 278만 건
  10. 10어선원 직불금, 60일 승선하면 받는다
  1. 1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2. 2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3. 3“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4. 4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7. 7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8. 8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9. 9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0. 10“디지털농업·특화브랜드로 청년농부 유입 이끌 것”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국제칼럼 [전체보기]
누구도 법 앞에 국민보다 ‘더 평등’할 수 없다
배지의 실력행사
기고 [전체보기]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논란의 AG
상표권 알박기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중수청·공소청 혼란 땐 수정 보완 주저 말아야
북 미사일 위협 속 ‘빈총 경계’ 안보 불안 키워선 안 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드골 대통령과 군복
청년기본법, 청년친화도시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