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장재건 칼럼] 부산시 정무라인을 향한 시선들

지난 1년 오 시장 평가 중 정무라인에 지나친 의존, 내부 물론 외부서도 나와

임기 초 불가피했다 해도 남은 기간 계속돼선 곤란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딱 1년 전 오늘이다. 23년 만에 지방권력을 교체한 오거돈 부산시장으로선 누구보다 뜻깊은 날이었다. 전날이 휴일이어서 이날 오후 북항에서 대규모 취임식을 예정했지만 태풍이 내습해 전격 취소됐다. 그 대신 오 시장은 태풍 피해가 우려되는 현장 등을 돌며 바쁜 하루를 보냈다. 나름대로 공을 들인 취임식이 예기치 않게 취소됐으니 아쉬움이 없지 않았을 터이다. 하지만 형식이 그다지 중요한 건 아니다. 전날 오 시장은 약식 취임식을 통해 시민 안전과 함께 동북아 해양수도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일성으로 새 시정의 방향을 밝혔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고 적지 않은 일이 있었다. 단순한 1년이었지만 임기 초 시정인 만큼 많은 이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전임 시장과의 차별성을 포함해 향후 시정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시기여서다. 당연히 이런저런 평가가 나온다. 대체적으로 요약하자면 평가는 박한 편이다. 나름대로 돌파력을 갖고 추진한 업적도 있지만, 경제와 일자리 분야에 성과가 미흡하다는 게 대다수 지적이다. 경제라는 게 지방자치단체장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니 아쉬운 점도 있겠다. 어쨌든 오거돈 시정에 대한 경고등이 켜진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경고등 중에서도 한 조사가 유독 눈에 띈다. 부산시공무원노조가 오 시장 체제 출범 1년을 맞아 본청 직속기관 사업소 시의회 등 13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다. 설문에서 이들의 절반 가까이가 오거돈 시정 1년에 대해 ‘불만족스럽다’고 답한 것은 그렇다 치자. 일반 시민의 의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까닭이다. 그런데 시정을 움직이는 주체가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에 들어가면 문제가 좀 달라진다. 대상자의 77%가 정무라인을 꼽았고, 시장이 움직인다는 답은 고작 16%에 불과했다. 이른바 ‘굴러온 돌’이 시정을 좌지우지한다는 인식이다.

지난 1년간을 돌이켜보면 충분히 예상된 결과다. 더구나 설문 대상이 시 공무원인 만큼 더욱 그렇다. 오 시장 취임 이후 이른바 정무라인과 시청 공무원 조직 간 갈등이 심심찮게 불거졌으니 ‘굴러온 돌’에 대한 평가가 후한 게 오히려 이상할지도 모른다. 누가 옳고 그름을 떠나, 어느 지자체나 이들 간의 알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함께 시정을 이끌어 가야할 동반자들에게 불만을 사고 있다는 게 오 시장으로선 바람직한 건 아니다.
‘늘공(늘 공무원)’과 ‘어공(어쩌다 공무원)’의 갈등은 오 시장만의 문제는 아니다. 중앙정부는 물론 대다수 지자체에서 공통적으로 겪는 사안이다. 특히 새롭게 취임한 지자체장으로서는 뿌리 깊은 ‘늘공’의 벽을 넘기 위해 자신 만의 정무라인으로 돌파구를 찾기 마련이다. 오 시장 또한 누구보다 오랜 부산시정 경험을 통해 변화를 꺼리는 관료주의의 실상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까닭에 취임 초기 개혁 드라이브를 위해 강력한 정무라인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으리라 본다. 이 때문에 공무원노조 등 조직의 잇단 반발과 비판을 무릅쓰고 올 초 정무라인을 오히려 더 보강하기까지 했다.

이런 내부 비판을 딛고 지나온 오 시장 특유의 뚝심을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긴 하다. 다만 정무라인을 향한 부정적인 시각이 시 공무원 외에도 확산돼 있다면 문제는 또 다르다. 11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가 지역 전문가 70명과 회원 95명 등 16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도 비슷하다. 지난 1년 시정의 문제점을 순위별로 꼽아달라는 질문에 전문가 집단은 ‘정무라인 인사 의존의 시정 운영(20%)’을 1순위로 꼽은 것이다. 공무원 내부의 평가야 그렇다 해도, 외부 인사에게까지 이런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면 마냥 뚝심으로 밀어붙일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정무라인의 존재 자체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다. 시라는 큰 조직에서 긍정적 역할을 하는 측면도 있어서다. 그래선지 전임 시장 시절엔 한때 정무라인이 제대로 눈에 띄지 않는다는 비판의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필요성과는 별개로 정무라인은 너무 나서도 문제고, 조용해도 문제일 정도로 어려운 자리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둘 사이 적절한 선을 지킨다는 게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겠는가.

지속적인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어제 일부 정무라인이 결국 사퇴했다. 이유야 어떻든 오 시장과 정무라인으로서는 억울할 법도 하다. 취임 초 시정 개혁을 위해서는 외부의 새로운 시각과 강한 추진력이 불가피한 측면이 어느 정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 1년 정무라인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와 여러 구설을 더 나은 시정을 향한 성장통으로 보고 싶다. 다만 이런 평가는 임기 초 한때로 족하다. 남은 임기에도 계속 잡음이 흘러나와서는 결코 성공적인 시정을 장담할 수 없다.

논설실장 jjk@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포수 FA’ 관심 없던 롯데, 이번엔 쇼핑목록에 담나
  2. 2부산시민공원 주변 재개발 아파트, 층수 낮추고 동수 10개 늘린다
  3. 3부산·경상대 교수들도 미성년 자녀 논문 공저자 끼워넣기
  4. 4 반려동물과 식용동물 이분법?…생명에 어찌 다름이 있을까
  5. 5부산 국회의원 해부 <하> 선거 공약 검증
  6. 6문재인 대통령 “건설·SOC 투자 확대”
  7. 7송도 해안도로 달리는 시내버스 결국 무산
  8. 8부산 극단적 선택 1위 오명 벗었지만…
  9. 9“북항 재개발 수익으로 미군 55보급창 공원화하자”
  10. 10시계바늘 밑 터치스크린…아날로그 융합 스마트워치
  1. 1‘DJ 아들’ 김홍걸 총선 출마 시사… 목포서 ‘DJ 비서실장’ 박지원과 맞붙나
  2. 2정점식 “정동병원서는 정경심 뇌종양 진단서 발급 안 했다고…”
  3. 3법사위 국감, ‘검사 블랙리스트’ 논란 한동훈 반부패부장도 출석
  4. 4장제원, 국정감사서 “좌파 광란의 선동 정점은 대통령” 文 저격
  5. 5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도 45.5%… 조국 사퇴 이후 회복세
  6. 6금태섭, 윤석열에 ‘국회 출석’ 묻고, 한겨레 고소 지적
  7. 7군, 드론탐지레이더 부울경에 시범배치
  8. 8"언론재단 정부광고 대행 수수료 인하 혹은 폐지해야"
  9. 9최인호·김세연·윤준호, 도시재생 정부사업 선정돼
  10. 10힘 받은 황교안, “이낙연 노영민 이해찬 나가라”
  1. 1 산업의 힘, 기계부품
  2. 2평균층수 제한해 스카이라인 보장…경관·공공성 높였다
  3. 31965년 옷 다시 입은 ‘대선소주’
  4. 4시민공원 주변 재개발 아파트, 층수 낮추고 동수 10개 늘린다
  5. 5부산 고액·상습체납자 404명…1인당 평균 7억
  6. 6주가지수- 2019년 10월 17일
  7. 7드론 택배 2025년 상용화…정부 “선제적 규제 혁파”
  8. 8“연구개발 집중 투자는 창업 때부터 가장 중시, 국내외 망라 협업 강화”
  9. 9“부산항 부두 직통관 물동량 검사 비율 1.7% 수준 그쳐”
  10. 10부산 제조업 하반기 고용 절벽…업체 73%가 “안 뽑겠다”
  1. 1“설리 동향보고서 유출, 한 직원이 SNS로 퍼트려…” 처벌은?
  2. 2제28회 경남도 의용소방대 소방기술경연대회 개최
  3. 3통근 버스 졸음운전에 7명 다쳐…경찰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 중”
  4. 4로스쿨 10년 부산 변호사 2.4배 증가…급여 줄고 경쟁 심화
  5. 5'대도' 조세형 "아들에게 얼굴 들 수 없는 아비"…선처 호소
  6. 6'국정농단·경영비리' 롯데 신동빈 징역 2년6개월 집유 확정
  7. 7“뇌종양·뇌경색 진단서 발급한 적 없어” 정동병원, 정경심 추석 입원 병원
  8. 8조국 복직에 서울대 안팎서 '분노의 표창장' 등 패러디
  9. 9장용진 기자 “기자라면 누구나 상대 호감 사려…그런 취지로 한 말”
  10. 10개정 전 지방공무원 여비 지급 규정 두고 해석 분분
  1. 1손흥민 북한선수와 ‘유니폼 교환’ 질문에 “굳이…”
  2. 2‘포수 FA’ 관심 없던 롯데, 이번 쇼핑목록엔 담나
  3. 3류현진, 현역 투표 최고투수 후보 3인에 올라
  4. 4전쟁 같았던 평양 원정…손흥민 “안 다친 게 다행”
  5. 5베이브 루스 500홈런 방망이, 경매 최고가 경신할까
  6. 6
  7. 7
  8. 8
  9. 9
  10. 10
부산 국회의원 해부
선거 공약 검증
부산 국회의원 해부
의정활동 충실도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감동스러운 도시건축을 만나고 싶다
진정한 탈일본을 결단할 때
기고 [전체보기]
장애인복지관이 나아갈 방향 /이성심
부산시 국립특수학교 부지 허가를 /김석주
기자수첩 [전체보기]
문화 축제로 진화하는 BIFF /김민정
시커먼 흙, 시커먼 기억 /배지열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솔로몬 심판’과 오늘 우리의 송사들
귀농 귀어 귀촌에도 균형발전 없는 나라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힐링의 악기 ‘깡깡이’ 해금
조선 시대 선비들의 음악문화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가난, 아이들은 잘못이 없다 /하송이
‘억울함’에 귀 기울이는 자세 /이병욱
도청도설 [전체보기]
레이와의 역설
공적 된 멧돼지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과 다섯 수레의 책
조선시대 ‘북캉스’ 풍경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전남 영암 독천리의 ‘갈낙탕’
짜장면과 라면 그리고 염치
사설 [전체보기]
예산 부족 두리발·자비콜 멈춰서게 해선 안 된다
갈수록 암울해지는 경제 전망, 정부 총력 대응 나서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소산소사’의 사회, 고용연장이 해법
중앙정부와 지자체 복지 역할 재정립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절망 속에서 탄생한 명작
패배한 청년의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정신 줄 놓지 말고 다시 도전하자
감정적 대응은 일본을 웃게 만든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부산 공공기관 혁신 이번엔 제대로 될까
서울 인구 1000만 붕괴의 명암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가을을 여는 모차르트
가을의 문턱에서…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삶
양해 바라지 말고 용서 구하자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호생관 최북의 ‘지두해도(指頭蟹圖)’
연객 허필의 ‘묘길상도’
  • 동남권 관문공항 유치기원 시민음악회
  • 골든블루배 골프대회
  • 기장캠핑페스티벌
  • 제21회부산마라톤대회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