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인문학 칼럼] 음악 영화는 청춘이다 /김정범

보헤미안 랩소디 등 극장가서 흥행 돌풍, 세대·나이 뛰어넘어 우리 가슴 뜨겁게 해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7-03 19:34:26
  •  |  본지 3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음악 영화들의 열기가 여전히 뜨거운 듯하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이런 음악 영화 열풍의 정점을 기록했던 작품으로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엘튼 존의 이야기를 그린 ‘로켓맨’ 등도 곧 개봉한다는 소식이 들리는 것을 보면 음악 영화에 대한 열기는 당분간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문득 ‘음악 영화라는 것은 어떤 영화를 지칭하는 것일까’를 생각해 보니 마땅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에 대한 장르적 질문을 던진다면 대답하기 더 난감해질 것이다. 왜냐하면 어떤 영화는 실제 존재했던 음악가를 소재로 이야기를 펼치는가 하면, 어떤 영화는 실존 인물과는 전혀 상관없는 가상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또 반면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할 때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영화가 뮤지컬의 형태를 취하고 있느냐 등의 어떤 장르적 특성이나 소재로 음악 영화인가 아닌가를 구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는지 모른다.

물론 음악 영화라고 하는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유명한 음악들이 가장 먼저 와닿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보다 항상 ‘청춘(靑春)’이라는 말이 먼저 마음에 자리를 잡는다. 청춘의 사전적 의미를 검색해 보면 보통 ‘봄철’ 또는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시절’ 등으로 해석되어 있다. 내가 보고 있는 영화의 배경이 봄철도 아니고 등장인물이 십 대에서 이십 대 사이가 아님에도 이 단어는 이상하게 음악 영화라 불리는 영화들을 볼 때마다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는 말이다. 보통 음악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은 음악으로 세상과 그리고 타인과 소통한다. 심지어 뮤지션이 아닌 주인공의 경우라도 그렇다. 그리고 그 소통의 응어리는 마치 공작새가 날개를 활짝 펼치듯, 여름꽃이 만개하듯 무척 화려하다. 열정의 온도도 뜨겁다. 마치 무용수의 가장 극적인 몸짓처럼. 그래서 음악 영화를 볼 때면 인물의 나이와 시대를 넘어 매번 삶의 가장 극적인 순간의 언어들을 마주하는 것 같다. 이것은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음악이라는 것 자체가 삶의 가장 극적인 순간에 관한 감흥의 기록일 수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휘트니’는 고인이 된 가수 휘트니 휴스턴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음악 영화로 사람들에게 소개되었고 많은 사람이 그렇게 알고 있기도 하다. 약물 중독으로 비극적이고 안타까운 후반기 삶을 살았던 그녀의 이야기는 음악 애호가가 아니어도 들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처음 이 영화 소식을 들었을 때 누구나 알고 있는 휘트니 휴스턴에 대한 상투적인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겠지 라는 생각에 극장으로 발걸음이 쉽게 옮겨지지 않았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로 영화를 보게 되었고 너무 많은 감흥을 받은 나머지 지인들에게 이 영화를 볼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기까지 했다. 그만큼 이 영화는 무척 감동적이었다. 휘트니 휴스턴의 가장 아름다운 음악들 너머에 있는 그녀의 개인적 삶에 관한 이야기에 관해 다룬다. 주위 사람들의 증언과 기록으로 남아 있는 실제 영상들을 통해 그녀의 알려지지 않은 삶에 관해 관객들과 함께 다가가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사생활을 추적하거나 엿보는 TV 프로그램들처럼 불편하거나 뻔하지 않다.

이 영화는 삶이 그녀의 음악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왜 그렇게 노래할 수 있었는지, 또 반대로 그 화려했던 음악 때문에 그녀가 삶 속에서 잃었던 것은 무엇인지, 무엇이 왜 그렇게 힘들게 했는지 등에 대한 것을 관객과 함께 생각해 보게 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옆에는 항상 그녀의 가족과 음악에 대한 치열한 열정과 사랑이 자리 잡고 있다. 화려함이 빚어낸 다양한 삶의 굴곡들과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휘트니 휴스턴의 명곡이 어우러지며 관객에게 그녀뿐 아니라 우리 자신의 삶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이 영화가 무척 감동적이었던 지점은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 같다. 삶의 가장 뜨거운 청춘의 한가운데에서 우리들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 같은 것 말이다. 우리의 나이가 실제로 사전적인 의미의 청춘인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삶을 살아나가고 있고 우리의 심장이 여전히 뜨겁다면.
나는 우리에게 더 많은 그리고 더 좋은 음악 영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퀸의 음악을 전혀 알 수 없던 세대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퀸의 음악과 영화에 빠지게 된 것은 무엇보다 퀸의 음악 그 자체일 것이다. 우리는 얘기한다. ‘역시 퀸의 음악은 세대를 넘나드는 명곡 중의 명곡이었다’라고. 또 누군가는 ‘이런 음악이 있었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퀸의 오랜 팬으로서 그들의 위대한 곡들이 세대를 넘어 영원할 수 있는 것은 분명 그 음악을 함께 공감하는 나와 같은 사람들 역시 영원하다는 것을 동시에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영원의 공감에 대한 연결고리에 우리 저마다의 다른 ‘청춘’이 분명 존재하리라.

성신여대 현대실용음악학과 교수·작곡가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부전마산복선철 배차간격 확 줄여야
  2. 2오시리아단지 ‘완판’ 임박…잔여부지 투자자 속속 등장
  3. 3공청회 열고도…민락동 옛 청구마트 부지 개발 또 원점
  4. 4하반기 금융권 공채…은행만 2000명 뽑는다
  5. 5IMO(국제해사기구) 규제 앞둔 부산항, 대기질관리구역도 지정…선사 비상
  6. 6항만시설 건물서 호텔형태 숙박업 ‘꼼수’
  7. 7이번엔 ‘딸 황제 장학금’ 의혹…청문회 정국 ‘조국 블랙홀’
  8. 8구포역 일원 침체상권, ‘대박식당’으로 살린다
  9. 9“매수 의향 단체와 협의 중” 침례병원, 이번엔 매각될까
  10. 10김해공항 확장안 재검증 로드맵 21일 나온다
  1. 1부산의료원장 A씨 "조국 딸 혼자가 아닌 ‘다수 제자’들을 위한 장학금"
  2. 2청문회 앞둔 조국...웅동학원 관련 의혹이 제기되다
  3. 3조국 딸 의혹에 “내일이라도 청문회 열어달라” 청문회 일정은?
  4. 4점점 커지는 '조국 의혹'…野 '집중포화' 돌파할까
  5. 5조국 가족 운영하는 '웅동학원'…청문회 앞두고 재조명
  6. 6한일 외교장관, 21일 베이징서 회담…갈등해법 모색 주목
  7. 7위장 이혼·위장 매매 의혹 조국의 전 제수, 호소문 전달해... "아이가 상처받지 않게 해주세요"
  8. 8한국당, 오늘 조국 일가 "위장매매·소송사기 혐의" 고발
  9. 9최인호 "내년 수도권 인구 비수도권 추월…균형 발전 필요"
  10. 10조국 "인사청문회 내일이라도 열어달라…의혹 설명할 것"
  1. 1하반기 금융권 공채…은행만 2000명 뽑는다
  2. 2우리은행, 추석 앞두고 중소기업에 15조 지원
  3. 3오시리아단지 ‘완판’ 임박…잔여부지 투자자 속속 등장
  4. 4돈세탁 의심 금융거래, 지난해 100만 건 육박
  5. 5IMO(국제해사기구) 규제 앞둔 부산항, 대기질관리구역도 지정…선사 비상
  6. 6반도체 흔들리자…상반기 상장사 순익 43% 급감
  7. 7‘홍콩 악재’ 투자자 불안 커지는데 금감원 “지수 연계 ELS(파생결합증권) 손실 희박”
  8. 8웅동 배후단지 입주할 신규업체 내달말 모집
  9. 9갤노트10 홍보 트레일러 전국 누빈다
  10. 10취미용 드론 성능 천차만별
  1. 1조국 딸, 의전원 포기 않고 용이 되려 했나…두 번의 유급과 장학 혜택의 모순
  2. 2조국 딸 사진 명예훼손 처벌 가능…문제의 본질은 어디로
  3. 3초오 달여 먹고 또 사망 사고…“사약 재료로 사용된 독한 약초”
  4. 470대 몰던 승용차 인도 돌진해 30대 임산부 덮쳐
  5. 5‘우 순경 사건’ 우범곤 순경 총기난사… 주민 62명 사망·33명 중경상
  6. 6주택에 침입해 여성 속옷 훔친 40대 구속…모두 3차례 걸쳐 범행
  7. 7금난새, 서울예고 교장 사임 의사 전달…과거 ‘교장이 출근하지 않는다’ 감사
  8. 8수원 아파트 균열 발생… 1991년 지어진 건물, 8~9개 층에 5cm ‘쩍’
  9. 9양산지역 특성화고 설립 추진 잰 걸음
  10. 10'한강시신 사건' 장기화할 뻔…경찰 대응 논란
  1. 1코미어 꺾은 미오치치, 1년 1개월만에 헤비급 타이틀 탈환
  2. 2퀴라소 야구 네덜란드 유럽야구선수권 우승 안기기도
  3. 3 한국, 퀴라소에 4-0 완승… “다음은 일본전!”
  4. 4램파드 첫승 또 실패... 첼시vs레스터 1-1 무승부
  5. 5추신수, 3년 연속 20홈런…미네소타전 동점 홈런 쾅
  6. 6추신수 3년 연속 20홈런…최지만 끝내기 안타
  7. 7 친정팀 만날 다익손, 롯데 구원의 손 될까
  8. 8권순우 US오픈 테니스 예선 3번 시드
  9. 9EPL 최고 왼쪽 풀백 애슐리 콜, 축구화 벗고 지도자로 2막 연다
  10. 10‘30인 생존게임’ 한국선수 중 임성재만 웃었다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대학이 가져온 ‘부’- 독일 하이델베르크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친환경에서 캔 ‘노다지’- 독일 프라이부르크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이기대·청사포가 눈앞서 사라진다면
2030엑스포 개최에 관한 간절한 소망
기고 [전체보기]
부산포해전을 부산대첩으로 격상하자 /서정의
‘문화도시 부산’에 대한 소고 /김배경
기자수첩 [전체보기]
극한직업의 수상구조대 /임동우
옛 해운대역 도시재생 롤모델로 /이승륜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달에는 토끼가, 지구에는 청룡이 산다
기생충의 세상, 그 우화의 이면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전통 가곡인가, 한국 가곡인가
음악과 통일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신라젠 쇼크 줄여야 바이오가 산다 /이석주
“한가한 소리 하고 있네” /하송이
도청도설 [전체보기]
색깔 혁명
그린란드 매입설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조선시대 ‘북캉스’ 풍경
데이비드 호크니의 첫 생각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경상도의 여름음식 찜국
품종을 따져라, 밥맛이 달라진다
사설 [전체보기]
조국 후보자 잇단 의혹 청문회서 명명백백 밝혀야
한일 외교장관 내일 회담서 갈등 해법 머리 맞대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중앙정부와 지자체 복지 역할 재정립
‘건강보험 하나로’와 문재인 케어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예쁘고 행복한 그림의 화가
바람둥이 화가의 영원한 사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일본은 실수했다
창의성, 한국기업의 다음 생존전략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조국의 ‘서해맹산(誓海盟山)’
두 정치인의 죽음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더위 식혀주는 음악들
7월의 음악예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닭백숙과 와인…더위를 이기는 조합
‘디오픈’ 우승컵은 와인 주전자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윤겸의 실경산수 ‘태종대’
김정희를 흠모한 이한복
  • 2019아시아 트레일즈 컨퍼런스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제5회 극지 해양 도서 독후감 공모전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