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별들의 무대’인 올스타전. 그 시초는 역시 미국 메이저리그다. 1933년 7월 시카고 화이트삭스 홈구장에서 최초의 올스타전이 열렸다. 이후 매년 7월에 개최되면서 ‘미드서머 클래식(Midsummer Classic, 한여름 밤의 고전)’이란 별칭이 붙었다. 이를 고안한 사람은 ‘시카고 트리뷴’의 스포츠 담당 기자였던 아치 워드로 전해진다. 그가 양대 리그 회장에 제안해 성사됐다고 한다.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상인 ‘워드 메모리얼 어워드’에 그의 이름을 딴 이유다.
우리나라에서 올스타전이 처음 펼쳐진 건,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7월 부산 구덕야구장에서다. 3차례 경기 중 개막전이었고 2·3차전은 각각 광주·서울로 옮겼다. 당시 롯데의 거포 김용희는 홈런 3개에 7타점의 맹타로, MVP인 ‘미스터 올스타’의 영예를 안았다. 1984년에도 같은 타이틀을 따내며 미스터 올스타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이처럼 첫 개최에다 초대 MVP까지 배출했으니 부산과 롯데는 올스타전과 인연이 깊은 셈이다.
그뿐 아니다. 지난해까지 역대 미스터 올스타 중 롯데가 15차례로 가장 많다. 그다음인 KIA(옛 해태 포함)의 통산 6회에 비하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롯데는 3년 연속(1989년 허규옥, 1990년 김민호, 1991년 김응국) 수상 외에도 박정태가 우리 역사상 유일한 2년 연속(1998, 1999년) 미스터 올스타의 주인공이 됐다. 또 정수근(2004·2007년) 이대호(2005·2008년) 홍성흔(2010년) 황재균(2012년) 전준우(2013년) 강민호(2015년) 등이 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해마다 팬·선수단 투표로 선정하는 올스타 베스트(각 포지션 최다 득표자)에서도 롯데 선수는 단골처럼 들어갔다. 지금까지 거기에 빠진 적은 1997, 2002, 2003년 세 차례뿐이다. 잘나갈 때는 6~9명이 한꺼번에 뽑혔고, 심지어 2012년에는 ‘베스트 10’을 롯데가 모두 휩쓸었다. 이 정도면, 한국 프로야구의 올스타 역사에서 롯데를 빼고 말할 순 없을 듯하다.
그랬던 롯데가 올 시즌 ‘올스타 베스트 12’에 한 명도 넣지 못했다. 그제 발표된 KBO의 최종 집계 결과로, 16년 만의 굴욕이다. 하기야 정규리그 성적이 10위로 꼴찌를 헤매고,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도 희박한 상태다. 그러니 최다 연봉 팀이라는 게 무색하고, 자존심 강한 부산 야구팬들이 올스타 투표에서 등을 돌리고도 남는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게 최소한의 도리이자 스포츠정신이다.
구시영 논설위원 ksyo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