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라대 일부 건물에서 ‘붉은 수돗물’이 흘러나오고 있으나 대학 측이 학생들에게 이용 자제를 권고하는 것 외에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현재까지 붉은색을 띤 수돗물은 신라대 사범관 건물 모든 층을 비롯해 이곳과 인접한 인문관과 상경관 일부에서도 확인됐다. 인천과 서울 시민이 근래 붉은 수돗물 때문에 큰 공포에 떨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학 측의 대처는 부실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이런 현상은 최근에 갑자기 일어난 일도 아니다. 학생들은 올 초부터 화장실 세면대 수도꼭지에서 불순물이 함유된 듯한 물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내 대화방과 SNS에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학생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에 사범대학의 여러 학과는 학생들의 동요를 우려해 대학 측에 수리 등을 포함한 빠른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런데도 대학본부는 원인 파악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학생들에게 가급적 수돗물을 사용하지 말라는 정도의 권고만 했다고 한다.
대학 측은 학기 중에 조사와 수리를 하게 되면 단수 등 더 큰 혼란이 생길 수 있어 방학이 될 때까지 일정을 미뤘다고 해명하고 있다. 또 화장실 수돗물은 마실 수 있는 물이 아니기에 학생들이 입는 피해와 불편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수돗물은 학생들이 양치나 용변 후 손을 씻을 때도 쓰는 만큼 대학본부가 한 학기 가까이 붉은 물이 나오고 있는 데도 처리를 미룬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게 분명하다.
부산상수도사업본부는 신라대로 들어가는 수도관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내렸다. 그렇다면 붉은 수돗물 검출은 학내에 깔린 내부 배관이 낡아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신라대 수도관은 1999년 매설됐기 때문에 사용 기간이 아직 10년가량 남아 있다고 한다. 그러나 배관의 노후 속도는 당초 책정된 내구 연한과 정비례하는 것이 아니다. 학교 측은 차일피일 미룰 게 아니라 서둘러 원인 규명과 사후 대책 마련에 착수해야 한다. 학생들이 불안한 마음에 화장실 수돗물마저 제대로 이용하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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