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액셀러레이터가 있다. 부산의 A 액셀러레이터의 최근 관심사는 소상공 영역이다.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에 신개념 결제 시스템을 들여 비즈니스 모델 고도화를 꾀하는 전략이다. 이를테면 맥주줏집에 고도화된 결제 시스템을 들이면 맥주를 브랜드별로, 원하는 만큼 따라 마실 수 있다. 손목에 찬 팔찌 형태의 IT 기기가 관련 정보를 저장해 나갈 때 계산하는 구조다. 또 다른 액셀러레이터 B사는 슬로건을 ‘동남권 제조업의 기술 고도화’로 잡았다.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해 지역 제조업의 기술과 접목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를 망하게 할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는 기치로 출범한 롯데액셀러레이터 ‘엘캠프(L-Camp)’와 통하는 측면이 있다. 냉각 마취를 기반으로 한 기술 투자는 물론, IT 보안 기술 등에 투자해 성장을 이끌기도 했다.
두 액셀러레이터의 사례를 소개한 건 최근 부산시의 창업 관련 정책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시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공모한 굵직한 창업 인프라 투자 사업인 ‘스타트업 파크’에서 탈락했다. 부산역을 중심으로 국내외 투자자를 연계한다는 게 시가 내건 전략이었다. 지역 창업계 관계자는 “시가 내세운 전략에는 인프라 면에서 부족한 점은 없었다”며 “다만 부산의 특색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부분은 아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시가 ‘스타트업 파크’에서 강조한 사안은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다. 결국 전략을 세우는 과정에서 지역 창업계의 움직임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창업 인프라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는 지역 창업계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A 액셀러레이터가 소상공 영역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갈수록 개인화가 심화되는 점에 착안했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단순하게 투자를 뛰어넘는 ‘무언가’를 준비 중이다. B 액셀러레이터는 창업 ‘선진국’과 이미 네트워크를 공고히 다진 상태다.
최근 도시재생 영역에 20억 원을 투자한 VC도 액셀러레이터와 다르지 않다.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권혁태 대표는 “예술 등 문화 영역은 물론,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대한 투자까지 검토 중”이라며 “부산은 새로운 가능성이 열려 있는 도시”라고 말했다. 정해진 그림보다는 창업가가 자유롭게 활동하는 청사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제부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