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5일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경제 보복과 관련해 “위기 상황에 정치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는 모습은 그 자체로 국민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실질적 논의가 가능하다면 어떤 회담이라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여당이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와의 회동을 받아들인 셈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한다. 한일 간의 외교 문제가 미증유의 경제 갈등으로 비화하는 상황에서 그 어떤 것도 국익에 앞설 수 없다. 서둘러 만나 초당적 대처 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일본 정부는 ‘수출무역관리령’을 개정해 오는 25일 공포할 예정이다. 그럴 경우 21일 경과한 내달 15일부터 우리나라는 ‘화이트(백색) 국가’에서 제외된다. 일본은 수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 미국 등 27개국을 백색 국가로 지정해 허가 절차를 면제해주고 있는데, 그 편의가 사라진다는 얘기다. 이 조치의 영향을 받는 품목은 1100개에 이른다. 반도체를 넘어 사실상 모든 국내 산업이 일본의 수출 규제를 받게 된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외교로 풀어야 한다. 외교적 해결을 강조한 황 대표의 지적은 옳다. 그의 대일특사 파견 요청에 대한 긍정적 검토도 필요하다. 정부와 여당은 야당의 조언에 귀를 열고 사태를 서릿발처럼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동학 ‘죽창가’나 이순신 장군을 거론하며 감정적 반응을 드러내는 건 정치 지도자가 취할 자세가 아니다.
황 대표는 일본 수출 규제 관련해 국회특위 구성 등 대책을 제안하는 한편, 외교라인 전면 교체 등 문책도 요구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일본 기업의 재상고심에서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확정한 뒤 정부가 외교적 해결 노력을 소홀히 해 사태를 악화시킨 책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황 대표 역시 전 정부의 총리로서 2012년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이후 전 정부가 저지른 같은 잘못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 만큼 당리당략을 떠난 합심·협력으로 스스로를 성찰하는 게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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