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공염불에 그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 부산시의 산하 공공기관 혁신과 통폐합 추진 얘기다. 주지하듯이 시는 지난해 7월 오거돈 시장의 민선 7기 출범 이후 공공기관에 대한 고강도 혁신과 아울러 기능 유사·중복 기관들의 통폐합 추진을 공언해 왔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25개의 공공기관 수를 줄이겠다는 뜻도 담겼다. 그런데 시가 최근 이에 역행하는 듯한 움직임을 버젓이 나타내니, 혁신 의지가 퇴색되고 통폐합도 흐지부지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우선 지적되는 것은 종전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비스텝)이 이달 들어 ‘부산산업과학혁신원’으로 탈바꿈한 점이다. 이 기관은 그간 통폐합 대상의 하나로 꼽혔는데, 통폐합이 논의되기는커녕 오히려 그 기능을 확대하고 명칭도 바꿨다. 기존 연구·개발(R&D) 사업에 대한 기획·평가 외 지역 산업구조 혁신방안을 수립하는 역할까지 더한 것이다. 하지만 부산연구원이나 부산경제진흥원, 부산테크노파크 같은 기관이 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는지 납득하기 힘들다.
게다가 시는 맑은 물 확보를 위한 ‘물연구원’, 해양항만산업 육성·지원을 위한 ‘부산항만산업진흥원’의 두 개 기관 신설도 추진 중이다. 가뜩이나 통폐합 작업이 지지부진한 마당에, 새 기관을 만든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더욱이 통폐합 1, 2순위였던 부산문화재단과 부산문화회관은 대상에서 아예 빠졌고, 영화의전당과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에 대해서는 양 측의 자체 용역 결과를 보고 방침을 정한다는 것이다. 이래서야 통폐합이 당초 의지대로 진행될는지 의문스럽다.
시가 공공기관에 대해 올해 예산을 20% 일괄 유보했던 것도 마찬가지다. 공공기관 스스로 고강도 혁신안을 수립·시행하는지, 즉 자구 노력을 기울이는지 지켜보고 예산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는데, 상반기 추경에서 슬그머니 원상복구시킨 걸로 파악됐다. 그러니 올해 초 기관장 연봉을 일괄 삭감한 것 외에는 시의 공공기관 혁신 조치가 유명무실하고 ‘속 빈 강정’이란 인상을 떨칠 수 없다. 공공기관 혁신은 말이나 계획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실행이 뒤따라야 성과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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