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상현의 끼니] 은근한 풋내, 곤드레밥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7-17 19:29:48
  •  |  본지 2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자생식물인 곤드레는 우리 땅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다. 겨울을 난 뿌리에서 봄이 되면 잎이 곧장 돋아나는데 이를 ‘근생엽’이라 한다. 곤드레에는 근생엽이 한 무더기씩 올라온다. 이 근생엽은 4월에서 6월까지가 제철이다. 흔히 그 잎이 술에 취한 듯 ‘곤드레만드레’ 흐느적거려서 곤드레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민들레와 같은 부류의 어원인 ‘곤들레’에서 왔다. 쓴맛이 적고 향이 강하지 않아 나물은 물론이거니와 밥 죽 국 등 어디에나 두루 어울렸다. 게다가 단백질 인 비타민A를 비롯한 무기질이 골고루 포함돼 있다.
은근한 풋내가 입맛을 사로잡는 곤드레밥.
강원도 산간 지역의 음식이던 곤드레밥이 건강식으로 알려지면서 전국에 걸쳐 곤드레 전문 음식점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곤드레의 소비량도 늘어났다. 어느 곳에서나 잘 자라지만 특히 강원도 정선과 태백의 고지대 산밭에서 자란 것을 으뜸으로 친다. 고랭지 배추가 주요 수입원이었던 이들 지역에서는 최근에는 곤드레 곰취 곤달비 산마늘 참나물 미역취 등의 산채 재배를 통해 짭짤한 소득을 올리고 있다. 강원도 고지대에서 수확한 곤드레는 냉동 상태로 연중 유통된다. 냉동이긴 해도 산지에서 채취하자마자 데쳐서 급랭한 것이기에 향과 질감이 생물과 큰 차이가 없다. 그 덕분에 집에서도 얼마든지 곤드레밥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우선 해동한 곤드레를 들기름에 살짝 볶은 다음 소금 간만으로 나물을 만들어 둔다. 이를 미리 불려 놓은 분량의 쌀과 함께 밥을 짓는다. 쌀은 이왕이면 신동진 삼광 운광 영호진미 미품 하이아미 등 찰기와 경도가 좋고 단맛까지 뛰어난 우리 품종이 낫다.

푸른 기운이 살포시 도는 밥은 고슬고슬하고 곤드레는 여리다. 그리 도드라지지 않는 들기름의 구수한 향과 밥내가 식욕을 자극한다. 갓 지은 밥에 옅은 소금 간이 되어 그냥 먹어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 간단한 장아찌나 여름 김치 한 종류만 곁들여도 더할 나위 없는 밥상이다. 좀 더 화려한 맛을 원하면 표고버섯을 우려낸 육수에 조선간장과 진간장을 섞은 양념장을 곁들여도 좋다. 양념장을 넣고 비빈 곤드레비빔밥에서는 곤드레 들기름 표고버섯의 향에 은근한 밥내까지 가세한다. 개성 강한 향들이 서로 잘난 척을 하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다.
제대로 된 음식을 먹다 보면 더욱 완벽한 음식을 향한 욕망이 꿈틀거린다. 부끄러워하실 것 없다. 인간의 당연한 욕심이고 본능이다. 저마다의 개성은 충분히 확인했으니 대통합을 이뤄줄 지휘자가 필요하다. 지금이 제철인 호박잎이 적임자다. 미리 쪄두었던 호박잎에 곤드레비빔밥을 한 숟갈 올리고 양념장을 살짝 곁들여 크게 한 쌈 입으로 욱여넣는다. 이때부터 당신의 유일한 걱정거리는 ‘과식’이다.

맛칼럼니스트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합천창녕보 찾은 낙동강 대응팀 “수질 등 평가 뒤 보 처리방안 마련”
  2. 2유탄 맞은 부산대, 진상 파악·해명 안간힘
  3. 3연극 ‘택배왔어요’, 현대사회 노인문제 신랄하게 파헤쳤다
  4. 4‘역사 공백’ 찾아 지역 문화 틈 메우고, 미래 찾겠습니다
  5. 5전포동 놀이마루 ‘첨단 도시놀이터’ 조성
  6. 6일본 밀려난 신차 대전…SUV-세단 ‘가을 레이스’
  7. 7부산시립미술관장 “갑질 없었다” vs 미협 “퇴진운동 계속”
  8. 8조회수에 눈먼 유튜버, 경찰 이용해 영상까지 조작
  9. 9[기아자동차 K7 프리미어] 180도 달라진 페이스리프트…‘카투홈’ 국내 최초 적용
  10. 10[사회복지관 지역맞춤 사업] 이웃 둘러앉아 웃음꽃 피네, 따뜻한 ‘토요밥상’
  1. 1부산의료원장 A씨 "조국 딸 혼자가 아닌 ‘다수 제자’들을 위한 장학금"
  2. 2청문회 앞둔 조국...웅동학원 관련 의혹이 제기되다
  3. 3조국 딸 의혹에 “내일이라도 청문회 열어달라” 청문회 일정은?
  4. 4점점 커지는 '조국 의혹'…野 '집중포화' 돌파할까
  5. 5조국 가족 운영하는 '웅동학원'…청문회 앞두고 재조명
  6. 6한일 외교장관, 21일 베이징서 회담…갈등해법 모색 주목
  7. 7위장 이혼·위장 매매 의혹 조국의 전 제수, 호소문 전달해... "아이가 상처받지 않게 해주세요"
  8. 8한국당, 오늘 조국 일가 "위장매매·소송사기 혐의" 고발
  9. 9최인호 "내년 수도권 인구 비수도권 추월…균형 발전 필요"
  10. 10조국 "인사청문회 내일이라도 열어달라…의혹 설명할 것"
  1. 1하반기 금융권 공채…은행만 2000명 뽑는다
  2. 2우리은행, 추석 앞두고 중소기업에 15조 지원
  3. 3오시리아단지 ‘완판’ 임박…잔여부지 투자자 속속 등장
  4. 4돈세탁 의심 금융거래, 지난해 100만 건 육박
  5. 5IMO(국제해사기구) 규제 앞둔 부산항, 대기질관리구역도 지정…선사 비상
  6. 6반도체 흔들리자…상반기 상장사 순익 43% 급감
  7. 7‘홍콩 악재’ 투자자 불안 커지는데 금감원 “지수 연계 ELS(파생결합증권) 손실 희박”
  8. 8웅동 배후단지 입주할 신규업체 내달말 모집
  9. 9갤노트10 홍보 트레일러 전국 누빈다
  10. 10취미용 드론 성능 천차만별
  1. 1조국 딸, 의전원 포기 않고 용이 되려 했나…두 번의 유급과 장학 혜택의 모순
  2. 2조국 딸 사진 명예훼손 처벌 가능…문제의 본질은 어디로
  3. 3초오 달여 먹고 또 사망 사고…“사약 재료로 사용된 독한 약초”
  4. 470대 몰던 승용차 인도 돌진해 30대 임산부 덮쳐
  5. 5‘우 순경 사건’ 우범곤 순경 총기난사… 주민 62명 사망·33명 중경상
  6. 6주택에 침입해 여성 속옷 훔친 40대 구속…모두 3차례 걸쳐 범행
  7. 7금난새, 서울예고 교장 사임 의사 전달…과거 ‘교장이 출근하지 않는다’ 감사
  8. 8수원 아파트 균열 발생… 1991년 지어진 건물, 8~9개 층에 5cm ‘쩍’
  9. 9양산지역 특성화고 설립 추진 잰 걸음
  10. 10'한강시신 사건' 장기화할 뻔…경찰 대응 논란
  1. 1코미어 꺾은 미오치치, 1년 1개월만에 헤비급 타이틀 탈환
  2. 2퀴라소 야구 네덜란드 유럽야구선수권 우승 안기기도
  3. 3 한국, 퀴라소에 4-0 완승… “다음은 일본전!”
  4. 4램파드 첫승 또 실패... 첼시vs레스터 1-1 무승부
  5. 5추신수, 3년 연속 20홈런…미네소타전 동점 홈런 쾅
  6. 6추신수 3년 연속 20홈런…최지만 끝내기 안타
  7. 7 친정팀 만날 다익손, 롯데 구원의 손 될까
  8. 8권순우 US오픈 테니스 예선 3번 시드
  9. 9EPL 최고 왼쪽 풀백 애슐리 콜, 축구화 벗고 지도자로 2막 연다
  10. 10‘30인 생존게임’ 한국선수 중 임성재만 웃었다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대학이 가져온 ‘부’- 독일 하이델베르크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친환경에서 캔 ‘노다지’- 독일 프라이부르크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이기대·청사포가 눈앞서 사라진다면
2030엑스포 개최에 관한 간절한 소망
기고 [전체보기]
부산포해전을 부산대첩으로 격상하자 /서정의
‘문화도시 부산’에 대한 소고 /김배경
기자수첩 [전체보기]
극한직업의 수상구조대 /임동우
옛 해운대역 도시재생 롤모델로 /이승륜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달에는 토끼가, 지구에는 청룡이 산다
기생충의 세상, 그 우화의 이면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조선 시대 선비들의 음악문화
전통 가곡인가, 한국 가곡인가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신라젠 쇼크 줄여야 바이오가 산다 /이석주
“한가한 소리 하고 있네” /하송이
도청도설 [전체보기]
데스 노트
색깔 혁명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조선시대 ‘북캉스’ 풍경
데이비드 호크니의 첫 생각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경상도의 여름음식 찜국
품종을 따져라, 밥맛이 달라진다
사설 [전체보기]
부전~마산 복선철 배차간격 축소 정부 적극 검토를
기약 없는 한일어업협상, 계속 손 놓고만 있을 건가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중앙정부와 지자체 복지 역할 재정립
‘건강보험 하나로’와 문재인 케어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예쁘고 행복한 그림의 화가
바람둥이 화가의 영원한 사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일본은 실수했다
창의성, 한국기업의 다음 생존전략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조국의 ‘서해맹산(誓海盟山)’
두 정치인의 죽음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더위 식혀주는 음악들
7월의 음악예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닭백숙과 와인…더위를 이기는 조합
‘디오픈’ 우승컵은 와인 주전자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윤겸의 실경산수 ‘태종대’
김정희를 흠모한 이한복
  • 2019아시아 트레일즈 컨퍼런스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제5회 극지 해양 도서 독후감 공모전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