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근거 제쳐두고 인상률만 따지는 최저임금 /최현진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7-17 19:25:11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8590원.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다. 지난해보다 2.87% 올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진통 끝에 지난 12일 새벽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재계는 동결되지 않아 아쉽지만 만족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노동계는 크게 반발했다.

연례행사처럼 느껴지는 이런 진통을 보면서 누구나 승복하는 기준은 없는지 궁금하다. 고무줄 늘이듯 최저임금을 올렸다 내렸다 할 게 아니라 뚜렷한 근거에 따라 액수를 논의해야 한다. 최저임금위는 기자들이 인상의 근거를 묻자 사용자위원 측에 문의하라고 했다고 한다. 최저임금위 누리집을 살펴보면 이와 관련한 자료가 하나도 없다. 지난해는 전년보다 10.9% 올려 위원장이 기자회견까지 하며 설명한 것과 대비된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최근 경제 사회 여건에 대한 정직한 성찰의 결과라고 본다”고 간단하게 설명했다. 사용자위원들은 이번 결정을 두고 “내년도 인상률은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금융 위기와 필적할 정도로 어려운 현 경제 상황과 최근 2년간 급격하게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영세기업, 소상공인이 절실하게 기대했던 최소한 수준인 ‘동결’에 이르지 못한 것은 아쉬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2.87% 인상의 근거는 무엇인가. 흔히 근거로 동원되는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보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5%, 물가상승률은 1.1%로 예측된다. 이번 인상분은 이 두 지표를 합한 것에도 미치지 못한다. 회의록이나 속기록마저 공개되지 않아 국민은 대체 무슨 근거로 이 같은 결론을 냈는지 알 수가 없다.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최저임금을 이처럼 결정해도 되는지 묻고 싶다. 이를 공개하는 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지만 국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니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다. 대부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는 회의 내용을 공개해 어떻게 최저임금이 결정됐는지 알 수 있도록 한다.

OECD 소속 국가들의 최저임금위가 어떤 근거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지 살펴봤다. 독일은 연방통계청이 월별 임금(시급) 현황을 집계해 임금 지표를 작성하고, 최저임금위는 이 임금 지표를 바탕으로 임금 인상률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경기 현황과 고용 환경 등도 참고한다. 영국은 전문가에 용역을 맡긴 다음 이를 바탕으로 심의한다. 경제 고용 등에 관한 통계청 자료를 주로 참고하는데, 근로시간 및 소득 조사, 주당 평균 소득, 국민소득 등을 살펴본다. 결정할 때는 이틀 정도 호텔에 들어가 끝장 토론을 하며 만장일치로 합의안을 도출한다고 한다. 합의의 전통을 중시하는 국가답다.

프랑스는 소비자물가지수가 직전 최저임금 책정 시점의 지수와 비교해 2% 이상 상승하면 같은 비율로 최저임금에 이를 반영한다. 멕시코는 경제성장률, 임금인상률, 근로자의 생계비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이런 요소를 고려할 텐데 설명이 없으니 정치적 결정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제 최저임금을 지역별로 다르게 정하는 방식을 생각해볼 때다. 최저임금은 노동자의 최저 생활선을 국가가 정한다는 의미가 있어 국가 단위에서 단수로 정해 왔다. 지역마다 생활 수준과 물가가 다른 점을 고려해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1991년 지방의회가 구성돼 30년이 다 된 한국의 지방자치제 역사를 고려하더라도 이를 지역에 돌려주는 게 맞다.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선진국이 지역에 따라 최저임금을 달리한다. 현재 수도권과 지방은 경제력과 소비력에 큰 차이를 보인다. 부산과 서울을 비교하더라도 평균 아파트 가격은 3배가량 차이가 난다. 최근 한 아르바이트 포털이 자사 플랫폼에 등록된 시급 데이터 960만여 건을 분석했더니 시·군·구별 평균 시급 격차가 최대 746원에 달했다. 시·도가 최저임금을 결정하지 못하게 하는 배경에는 지방은 이를 결정할 능력이 없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위원회가 결정한 과정을 보면 누가 능력이 없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정권 눈치 보지 않고 합리적 기준으로 정할 수 있다고 본다.최저임금도 이제 지방이 결정해야 할 때다.

경제부장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부산교통공사부산교통공사

 많이 본 뉴스RSS

  1. 1‘포수 FA’ 관심 없던 롯데, 이번엔 쇼핑목록에 담나
  2. 2부산시민공원 주변 재개발 아파트, 층수 낮추고 동수 10개 늘린다
  3. 3부산·경상대 교수들도 미성년 자녀 논문 공저자 끼워넣기
  4. 4 반려동물과 식용동물 이분법?…생명에 어찌 다름이 있을까
  5. 5부산 국회의원 해부 <하> 선거 공약 검증
  6. 6문재인 대통령 “건설·SOC 투자 확대”
  7. 7송도 해안도로 달리는 시내버스 결국 무산
  8. 8부산 극단적 선택 1위 오명 벗었지만…
  9. 9“북항 재개발 수익으로 미군 55보급창 공원화하자”
  10. 10시계바늘 밑 터치스크린…아날로그 융합 스마트워치
  1. 1‘DJ 아들’ 김홍걸 총선 출마 시사… 목포서 ‘DJ 비서실장’ 박지원과 맞붙나
  2. 2정점식 “정동병원서는 정경심 뇌종양 진단서 발급 안 했다고…”
  3. 3법사위 국감, ‘검사 블랙리스트’ 논란 한동훈 반부패부장도 출석
  4. 4장제원, 국정감사서 “좌파 광란의 선동 정점은 대통령” 文 저격
  5. 5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도 45.5%… 조국 사퇴 이후 회복세
  6. 6금태섭, 윤석열에 ‘국회 출석’ 묻고, 한겨레 고소 지적
  7. 7군, 드론탐지레이더 부울경에 시범배치
  8. 8"언론재단 정부광고 대행 수수료 인하 혹은 폐지해야"
  9. 9최인호·김세연·윤준호, 도시재생 정부사업 선정돼
  10. 10힘 받은 황교안, “이낙연 노영민 이해찬 나가라”
  1. 1 산업의 힘, 기계부품
  2. 2평균층수 제한해 스카이라인 보장…경관·공공성 높였다
  3. 31965년 옷 다시 입은 ‘대선소주’
  4. 4시민공원 주변 재개발 아파트, 층수 낮추고 동수 10개 늘린다
  5. 5부산 고액·상습체납자 404명…1인당 평균 7억
  6. 6주가지수- 2019년 10월 17일
  7. 7드론 택배 2025년 상용화…정부 “선제적 규제 혁파”
  8. 8“연구개발 집중 투자는 창업 때부터 가장 중시, 국내외 망라 협업 강화”
  9. 9“부산항 부두 직통관 물동량 검사 비율 1.7% 수준 그쳐”
  10. 10부산 제조업 하반기 고용 절벽…업체 73%가 “안 뽑겠다”
  1. 1“설리 동향보고서 유출, 한 직원이 SNS로 퍼트려…” 처벌은?
  2. 2제28회 경남도 의용소방대 소방기술경연대회 개최
  3. 3통근 버스 졸음운전에 7명 다쳐…경찰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 중”
  4. 4로스쿨 10년 부산 변호사 2.4배 증가…급여 줄고 경쟁 심화
  5. 5'대도' 조세형 "아들에게 얼굴 들 수 없는 아비"…선처 호소
  6. 6'국정농단·경영비리' 롯데 신동빈 징역 2년6개월 집유 확정
  7. 7“뇌종양·뇌경색 진단서 발급한 적 없어” 정동병원, 정경심 추석 입원 병원
  8. 8조국 복직에 서울대 안팎서 '분노의 표창장' 등 패러디
  9. 9장용진 기자 “기자라면 누구나 상대 호감 사려…그런 취지로 한 말”
  10. 10개정 전 지방공무원 여비 지급 규정 두고 해석 분분
  1. 1손흥민 북한선수와 ‘유니폼 교환’ 질문에 “굳이…”
  2. 2‘포수 FA’ 관심 없던 롯데, 이번 쇼핑목록엔 담나
  3. 3류현진, 현역 투표 최고투수 후보 3인에 올라
  4. 4전쟁 같았던 평양 원정…손흥민 “안 다친 게 다행”
  5. 5베이브 루스 500홈런 방망이, 경매 최고가 경신할까
  6. 6
  7. 7
  8. 8
  9. 9
  10. 10
부산 국회의원 해부
선거 공약 검증
부산 국회의원 해부
의정활동 충실도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감동스러운 도시건축을 만나고 싶다
진정한 탈일본을 결단할 때
기고 [전체보기]
장애인복지관이 나아갈 방향 /이성심
부산시 국립특수학교 부지 허가를 /김석주
기자수첩 [전체보기]
문화 축제로 진화하는 BIFF /김민정
시커먼 흙, 시커먼 기억 /배지열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솔로몬 심판’과 오늘 우리의 송사들
귀농 귀어 귀촌에도 균형발전 없는 나라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힐링의 악기 ‘깡깡이’ 해금
조선 시대 선비들의 음악문화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가난, 아이들은 잘못이 없다 /하송이
‘억울함’에 귀 기울이는 자세 /이병욱
도청도설 [전체보기]
레이와의 역설
공적 된 멧돼지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과 다섯 수레의 책
조선시대 ‘북캉스’ 풍경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전남 영암 독천리의 ‘갈낙탕’
짜장면과 라면 그리고 염치
사설 [전체보기]
예산 부족 두리발·자비콜 멈춰서게 해선 안 된다
갈수록 암울해지는 경제 전망, 정부 총력 대응 나서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소산소사’의 사회, 고용연장이 해법
중앙정부와 지자체 복지 역할 재정립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절망 속에서 탄생한 명작
패배한 청년의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정신 줄 놓지 말고 다시 도전하자
감정적 대응은 일본을 웃게 만든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부산 공공기관 혁신 이번엔 제대로 될까
서울 인구 1000만 붕괴의 명암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가을을 여는 모차르트
가을의 문턱에서…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삶
양해 바라지 말고 용서 구하자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호생관 최북의 ‘지두해도(指頭蟹圖)’
연객 허필의 ‘묘길상도’
  • 동남권 관문공항 유치기원 시민음악회
  • 골든블루배 골프대회
  • 기장캠핑페스티벌
  • 제21회부산마라톤대회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