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어제 ‘부산형 시내버스 준공영제 혁신 종합 대책’을 내놨다. 시내버스 노선 전면 개편, 재정지원금 한도 설정을 통한 업체의 책임경영 촉구, 전국 최초로 시·조합·업체·금융기관 간 회계 공유시스템 구축, 신규 채용 일정 및 수입·지출 현황 등 주요 경영정보 시 홈페이지 공시 등이 핵심 내용이다. 또 사측의 비리 누적 적발 때 준공영제에서 퇴출시키는 등 시의 관리·감독을 강화한 부분도 포함됐다. 2007년 제도 도입 이후 12년 만에 나온 혁신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의 이번 방안은 이날 오거돈 시장이 강조한 대로 ‘투명성과 공공성 강화라는 전제가 이미 상당 부분 훼손’됐고 시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는 준공영제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시 자료에 따르면 무료 환승 비용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2010년 975억 원이던 운송적자는 지난해 1641억 원으로 늘었다. 2007년 이후 지난해까지의 누적 적자만 무려 1조1853억 원이다. 시는 올해도 1800억 원가량 적자가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다 일부 회사의 도덕적 해이도 준공영제 손질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준공영제 시행에 따라 시가 적자를 보전해 주는 까닭에 업계는 경영 혁신과 자구 노력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또 일부 회사에서 운송원가 부풀리기나 인건비 허위 청구, 비용 과다 지출 등을 통해 시 지원금을 유용하는 일이 잇달아 일어나면서 준공영제를 바라보는 시민의 시선은 차가워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혁신안이 제대로 시행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 토론회, 교통정책 시민참여단 의견 수렴, 공청회가 남아 있는 데다 주 52시간제 도입 등으로 경영환경이 더 어려워진 업체들의 거센 반발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효용이 한계에 도달한 현 준공영제는 어떤 식으로든 개선돼야 하는 게 당연하다. 시는 제도 시행 이후 처음 마련한 혁신안이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확고한 의지를 갖고 일을 추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시가 업체들과 적극적 대화에 나서 머리를 맞댄다면 대타협을 이뤄내지 못할 이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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