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회담이 마침내 이뤄졌다. 무려 1년 4개월 만이다. 엄중한 시국에도 불구하고 회담 형식 등을 둘러싼 여야 다툼으로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지만, 뒤늦게나마 주요 정치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댔으니 한편으로 다행스럽다. 더구나 문 대통령과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국정 현안을 놓고 처음으로 대화 테이블에 마주앉은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이를 계기로 여야 간 더 많은 대화의 장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이번 회담 뒤 나온 공동발표문은 크게 네 가지다. 핵심은 일본의 경제 보복 대응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우리 경제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범국가적 차원의 비상협력기구를 설치해 운영하기로 뜻을 모았다. 다양한 차원의 외교적 해결 노력에 대통령이 공감하고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는 것과 위기 극복을 위한 소통과 통합에 노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부와 여야가 모처럼 의기투합하고 한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회담 성과를 평가할 만하다.
국가안보와 마찬가지로 경제적 위기 대응에도 여야가 따로 없다. 그간 국내 정치적 상황으로 일본 정부에 대한 우리의 대응과 메시지가 다소 분산됐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이럴 때일수록 여야가 국론을 결집해 하나의 목소리와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일본 정부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게 하고 압력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제는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합의가 빈말이 되지 않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특히 비상협력기구를 조속히 구성해 내실 있게 운영하는 게 급선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황 대표가 제의한 한일 정상회담(톱다운 해결방식) 추진, 대일특사 파견 등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본에 단호히 대응하되, 외교적 해결 노력에도 힘을 기울여야 마땅하다. 아울러 우리 국회에서의 민생·경제활성화 입법과 추경 처리 등을 위해서도 여야가 타협의 지혜를 적극 발휘해야 하겠다. 지금 상태로는 오늘이 회기 마지막인 6월 임시국회도 빈손으로 끝나게 된다. 이렇게 되어서는 여야 정치권이 국민적 불신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