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 지난 4, 5월 국회가 여야 정쟁 속에 허송세월을 보낸 데 이어 6월 국회마저 끝내 빈손으로 막을 내려서다. 회기 마지막 날인 지난 19일 국회가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한 채 종료된 것이다. 이를 두고 여야가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는 꼴불견도 이제는 신물이 날 지경이다. 나라 안팎으로 큰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에서 정치권이 국민에게 위로와 용기, 희망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화를 돋우고 절망감만 안겨주니 국회 무용론이 갈수록 더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추가경정예산안은 지난 4월 25일 국회에 제출된 이래 3개월 가까이 표류 중이다. 산적한 민생 관련 법안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일본 정부의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에 대한 대응은 국회 차원에서도 한시가 급하다. 그런데 국회는 지난 1일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발표 이후 20일이 넘도록 보복 조치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조차 여야 간 다툼으로 채택하지 못하고 있다. 본회의 일정이 합의되지 않는 바람에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결의안을 처리한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국회가 이처럼 헛도는 것은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북한 목선 입항’과 군 기강 해이 사건에 따른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을 추경안 처리 조건으로 내세우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은 이에 강력 반대해서다. 지적하자면, 별도로 처리해도 될 추경안을 굳이 장관 해임안에 연계시킨 한국당 행태는 납득하기 어려운 정치적 공세 성격이 짙다. 그렇더라도 민주당이 국방장관 해임을 막겠다고 추경안 처리까지 장기간 차질을 빚게 하는 것은 명분과 설득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국정 운영에 책임이 큰 여당이 대승적 결단으로 해임건의안 표결을 수용하는 게 현명한 처사로 보인다. 추경안 처리뿐 아니라 일본 경제보복 대응, 민생 입법 등 여러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정상적 가동이 기본이다. 더구나 현안 처리에 대한 여야 합의 없이는 설사 7월 임시국회가 소집되더라도 공전을 거듭할 게 뻔하다. 여야 정치권은 지금부터라도 대화와 타협의 자세로 7월 국회의 물꼬를 터야 한다. 그것이 국회 무용론을 조금이나마 희석하는 길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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