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산진구 개금동 옛 미군물자재활용유통사업소(DRMO)의 오염 토양 정화작업이 다음 달 중순께 시작된다. 2008년 시설이 폐쇄된 지 11년, 우리나라에 반환된 지 4년 만이다. 기지가 자리한 곳이 부산 도심지역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오염된 토양을 복원하는 일은 진작 이뤄졌어야 했다. 늦기는 했지만 지금이라도 정화작업이 진행되게 됐으니 다행스러운 소식임이 분명하다.
이전에 실시된 조사 자료를 보면 기지 내의 토질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전체 부지 8만4925㎡ 가운데 석유계 탄화수소에 오염된 면적은 1만2907㎡, 다이옥신에 오염된 면적은 2980㎡나 됐다. 특히 인체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다이옥신 수치는 최대 536피코그램(1조분의 1g)으로 드러났다. 미국과 일본 등이 정화기준으로 삼고 있는 100피코그램에 비해 5배나 많다. 다이옥신이 언제부터 존재했는지는 불확실하나 적어도 수십 년 이상 기지 주변 주민은 유독성 물질에 노출돼 있었던 셈이니 아찔하기만 하다.
그런데도 정부와 시는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올해 초에야 정화작업 방침을 세웠으나 이후에도 각 부서 간 의견이 엇갈려 6개월가량을 허송세월했다. 이제 토양복원이 본격화되는 만큼 주관기관인 부산진구와 대행 업체, 검증업무를 맡은 동의과학대는 시민 모두가 수긍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공사 때 과정에서 발생할 비산먼지를 줄이는 대책 등도 마련해 주민 피해가 없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 옳다.
더 나아가 주변 토양에 대해 추가조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오랫동안 기지에 유독성 물질이 묻혀 있었다면 지하를 통해 인근으로 퍼져 나갔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다이옥신이 시민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피는 위해성 평가도 적극 검토해야 마땅하다. 현재 기지 주변은 많은 고층아파트로 둘러싸여 있고 공공기관 설립도 예정된 상태다. 시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으려면 확실한 검증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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