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 시내버스 준공영제 전면 혁신안이 발표되면서 버스업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재정지원금 한도 설정을 대표 과제로 하는 이번 혁신안은 전국 최초로 시·조합·업체·금융기관 간 회계 공유시스템 구축, 신규 채용 일정 및 수입·지출 현황 등 주요 경영정보를 시 홈페이지에 공시 등을 담았다. 오거돈 시장은 “경영 투명성과 공공성 강화라는 시 지원의 기본 전제가 훼손됐다. 시민은 현재 버스 운영을 신뢰하지 않는다”며 “이런 엄중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작심하고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시와 부산 버스사업체 33개의 연합체인 부산시 버스운송사업조합 간 계약이다. 버스조합은 시가 당사자인 조합과 단 한 번의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혁신안 발표해 준공영제라는 계약을 깨려 한다고 반발한다. 반면 시는 계약의 상대방인 버스조합(버스업체)이 준공영제의 취지를 저버린 만큼 혁신안은 준공영제라는 계약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불가결의 대책이라고 맞선다.
결국 양측의 대치로 시내버스 준공영제라는 부산 대중교통 핵심 정책에 파국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시는 다소 느긋한 태도를 보인다. 시는 준공영제 혁신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모두 쥐고 있다. 하지만 준공영제 폐단의 책임이 온전히 버스업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 못한 시의 책임도 분명하다. “적자를 왜 걱정하나. 보전해줄 테니 노선을 운영하라”던 시의 방만한 준공영제 운용도 재정지원금 증가에 큰 몫을 차지했다. 버스조합도 마찬가지다. 조합은 버스업체의 비리를 ‘일부 업체의 일탈’이라고 단정하고 자정·자구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만 선언했지만 구체적인 대책은 없다. 노선 입찰제 도입은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을, 도시철도 중심 버스 노선 전면 개편은 시민의 교통수단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조합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반성은 없고 반발만 있으니, 조합의 주장은 공감대를 얻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다.
모든 대책은 반성에서 나온다. 그래야 시의 혁신안이든, 조합의 반발이든 시민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다. 다음 달 22일 공청회까지 시간이 있다. 지금부터 양측은 준공영제를 수술대에 올린 책임을 통렬히 반성하길 바란다.
사회부 차장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