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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표 까먹는 정치인의 태도 /김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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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마(그 사람을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 아무리 일을 잘해도 사람 아니야’라는 평가를 받으면 정치 생명이 끝나는 겁니다. 굉장히 잘난 사람인데도 자세와 태도 문제 때문에 망가지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봤죠. 선출직은 자세와 태도가 거의 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 13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의 두 번째 선출직 공직자 대회에서 전재수 시당 위원장이 뼈 있는 일침을 날렸다. 이날 행사는 꽤 인상적이었다. 부산 민주당 내부의 솔직한 이야기를 가감 없이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민주당 선출직 공직자만의 차별화된 따뜻한 자세와 태도의 의미를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일부 선출직 공직자의 태도 논란과 무관치 않아 보였다. 그가 생각에 잠긴 듯 약 3초간 침묵한 뒤 말을 이어나가자 장내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전 위원장은 ‘폐지 줍는 할머니’를 예로 들었다. 그는 “젊어서 열심히 안 사셨으니 할머니 책임이라는 게 아니라 할머니가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돌아올 수 있게 고민하는 태도”라고 했다.

이 행사에서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도 속내를 털어놨다. 박 의장은 “저는 나이 어린 여성 의장이기 때문에 더욱 이런 마음이 들 수 있지만, 점마(저 사람을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가 나를 무시하느냐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여러분이 상대하는 공무원은 30년 이상 공직 생활을 하신 분”이라고 겸손한 태도를 강조했다.

전 위원장과 박 의장의 말을 다시 한번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최근 논란이 된 일부 민주당 시의원의 시정질문 태도를 취재하면서다. 그들은 시 고위공무원을 대상으로 질문을 던지면서 윽박지르는 것은 기본이었다. 반말 섞인 말투로 신경질을 냈고, 답변이 시원치 않으면 면전에서 깊은 한숨을 푹푹 내쉬기도 했다. 부드러운 태도로 질문해도 얼마든지 답변을 끌어낼 수 있는데도 말이다. 말썽부린 학생을 벌주기 위한 자리로 보였다.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국민의 대표자인 정치인의 자세와 태도를 다시 한번 생각했다.
부산 민심의 시험대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거세게 불었던 ‘파란 바람’이 무슨 색깔로 바뀔지 모른다. 민심은 냉정하다.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 “민심이 돌아서면 선출직 공직자도 없다”는 민주당 관계자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정치부 mah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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