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은화의 미술여행] 예쁘고 행복한 그림의 화가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7-30 19:32:57
  •  |  본지 2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는 예쁘고 행복한 그림을 그린 작가로 유명하다. 엄마와 아이들을 그린 이 그림 역시 단란한 가정의 행복한 일상을 담고 있다. 즐거운 일상의 순간들을 포착해 밝고 화려한 색채로 그린 그의 그림은 보고만 있어도 유쾌한 에너지를 준다. 작품만 보면 부유한 환경 속에서 평생 고생 한 번 안 하고 자기하고 싶은 그림만 그렸을 것 같지만 사실 르누아르는 13세 때 학교를 그만두고 공장에 취업해야 할 정도로 가난한 집안 출신이었다. 그랬던 그가 어떻게 행복한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성공할 수 있었을까?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샤르팡티에 부인과 아이들’(1878년).
고학하며 틈틈이 그림 공부를 한 르누아르는 프랑스 명문 미술학교인 에콜 데 보자르에 입학했다. 원하던 화가가 되었지만 그림이 팔리지 않아 궁핍한 생활은 여전했다. 보수적인 살롱전에서 그림이 계속 거부당하자, 1874년 모네 피사로 드가 세잔 등과 함께 제1회 인상주의 전시회를 열었다. 하지만 전시는 성공하지 못했고 대중과 평론가들로부터 혹평을 받았다. 그래도 르누아르는 포기하지 않고 인상파 전시에 계속 참여하면서 인상파의 주요 화가로 떠올랐다. 그의 열정과 노력을 하늘이 알아준 걸까? 이즈음 그에게 중요한 후원자가 나타난다. 바로 파리의 부유한 출판업자 조르주 샤르팡티에 부부였다. 인상파 전시에서 르누아르의 그림에 매료된 부부는 1878년 가족 초상화를 주문하면서 이 가난한 화가를 적극적으로 후원하게 된다. 이 그림은 당시 파리 상류층 가정의 따뜻하고 행복한 분위기를 잘 대변해 준다. 화면 속엔 고급스러운 가구와 동양적인 장식으로 꾸며진 거실을 배경으로 최신 유행 옷을 입은 샤르팡티에 부인과 두 아이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똑같은 옷과 머리 모양의 아이들은 자매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남매다. 엄마 곁에 앉은 세 살 난 아들은 당시 관행에 따라 머리도 기르고 누나 옷을 입고 있다.

이 그림은 이듬해 살롱전에 출품되면서 르누아르 인생에 봄을 안겨주었다. 특히 샤르팡티에 부인의 영향력 덕분에 그림은 살롱전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좋은 자리에 걸렸고, 부인은 르누아르에게 에밀 졸라 같은 유명 평론가뿐만 아니라 파리 상류층 인사도 고객으로 소개해주었다. 이후 그림 주문이 쇄도하면서 르누아르는 드디어 부와 명성을 쥔 유명 화가가 되었다.

누군가 너무 예쁜 그림만 그리는 것이 아니냐고 물으면 “왜 예술이 예쁘면 안 되지? 세상에는 불쾌한 일이 너무 많은데”라고 되받아쳤던 르누아르였다.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고, 가난한 무명 시절을 견뎌냈지만 그는 늘 세상의 아름다운 면만 바라보고자 했던 긍정주의자였기에 이런 밝고 행복한 그림을 그릴 수 있었을 것이다. 말년에는 지병인 관절염 때문에 손가락에 붓을 묶어 작업을 이어갈 정도로 그림에 열정적이었다. 숨지기 3시간 전까지도 붓을 놓지 않았던 그는 ‘이제야 그림을 조금 이해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1919년 7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미술평론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장기표류' 부산 해상관광케이블카 재추진
  2. 2재판 족쇄 벗고 대선? 김경수에 쏠린 눈
  3. 3명지신도시 2단계 사업…2.4㎞ 인공수로 뚫고 산책길 조성
  4. 4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 경질, 새 사령탑에 서튼
  5. 5부산 강서구 행복주택 사업, 지역민 거센 반발
  6. 6특정선수만 기용, 유망주 외면…‘꼴찌 롯데’ 전락에 팬도 등 돌려
  7. 7부산 7만 소상공인 부담 던 ‘무료 콜체크인’
  8. 8지역중심시대 부울경 기업을 응원하다! <7-중> 박원욱병원②
  9. 920대 AZ 금지도 모르고 주사 놔준 병원…백신관리 도마 위
  10. 10양산 명언마을 양돈단지 전원주택 탈바꿈
  1. 1재판 족쇄 벗고 대선? 김경수에 쏠린 눈
  2. 2국민의힘 대표 후보 인터뷰 <4> 김웅
  3. 3국힘 당권 ‘영남권 중진-수도권 신진’ 대결로
  4. 4문재인 대통령, 장관 후보 3명 청문보고서 재요청
  5. 5김미애, 백신 부작용 국가가 입증하는 법안 발의
  6. 6홍준표 복당 선언에…국힘 PK 초선들 찬반 팽팽
  7. 7취임 4주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33.9%
  8. 8국힘 당권 레이스, 불 붙은 혁신경쟁
  9. 9문재인 대통령 "흠결 무안주기식 청문회" 장관후보 3인 임명강행 의지
  10. 10부산 여야정 상생협의체 구축 합의…초당적 협치 가속화
  1. 1명지신도시 2단계 사업…2.4㎞ 인공수로 뚫고 산책길 조성
  2. 2부산 7만 소상공인 부담 던 ‘무료 콜체크인’
  3. 3지역중심시대 부울경 기업을 응원하다! <7-중> 박원욱병원②
  4. 4해수부 석연찮은 감사 연장 비난 봇물
  5. 5떠오르는 사하 ‘대티역스마트W인공지능’ 특별분양
  6. 6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업비트, 또 서버 오류로 매매 지연
  7. 7저공해차 구매 실적 기장도시공단 150%, 동래구 0%
  8. 8스벅 ‘굿즈 이벤트’ 1회 주문 20잔으로 제한
  9. 9최준우 주금공 사장 “40년 청년 모기지 하반기 도입”
  10. 10자동차연구원, 미래 자동차 R&D 속속 성과
  1. 1‘장기표류' 부산 해상관광케이블카 재추진
  2. 2부산 강서구 행복주택 사업, 지역민 거센 반발
  3. 320대 AZ 금지도 모르고 주사 놔준 병원…백신관리 도마 위
  4. 4양산 명언마을 양돈단지 전원주택 탈바꿈
  5. 5부산대 등 10개 국립대, 학생지도비 94억 허위로 타내
  6. 6김해, 부울경 순환선 건설 맞춰 연계 교통망 구축 나선다
  7. 7로컬크리에이터를 찾아서 <9> 동래구 ‘허그라운드’
  8. 8부산 남구청장 공약 ‘안심상가’, 임기 안에 달성하려 졸속 추진
  9. 9해상타워 줄여(6개→ 3개) 환경훼손 최소화…매출 3% 지역기부 계획도
  10. 10부산관광공사 등 지분 참여 가능성…시민 공모도 검토
  1. 1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 경질, 새 사령탑에 서튼
  2. 2특정선수만 기용, 유망주 외면…‘꼴찌 롯데’ 전락에 팬도 등 돌려
  3. 3“선수 성장 집중…공격야구 펼칠 것”
  4. 4공격 본능 깨어난 아이파크…‘닥공’으로 부활하나
  5. 5kt 허훈, 어린이 후원금·쌀 기부
  6. 6멀티골 황준호, 11라운드 MVP
  7. 7웨스트브룩 ‘182번째 트리플더블’
  8. 8롯데 새 감독 래리 서튼은 누구?
  9. 9롯데, 허문회 감독 경질...후임 래리 서튼 감독
  10. 10“최강은 나야 나”…‘고교 월드컵’ 16일 개막
우리은행
국민의힘 대표 후보 인터뷰
김웅
국민의힘 대표 후보 인터뷰
조해진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한 도시의 리더가 된다는 것
‘융합의 시대’를 진정으로 지향하려면
기고 [전체보기]
글로벌 마이스 도시 부산을 꿈꾸며 /오흥철
한국 해운, 재건을 넘어 부활로 /김형준
기명칼럼 [전체보기]
기본소득 포퓰리즘, 가짜와 짝퉁의 대결
수에즈 단상
기자수첩 [전체보기]
부산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도 경찰 출신…취지 역행 우려 /박호걸
체계적인 ‘동백전 행정’ 쫌! /김진룡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한국피리, 서양피리를 만나다
한국음악의 떼루아를 찾아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미얀마의 봄
미·EU 백신 갈등
독자의 소리 [전체보기]
우리에게 외교 전략이 있는가 /허만
불법 주·정차 단속 애환 /박정도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음식은 움직이는 거 아닙니다
한국식 돈가스의 탄생
사설 [전체보기]
취임 한 달 박 시장, 이제부턴 과감한 실행력 보여야
지역 소상공인 오픈마켓 지원, 성공적 정착 기대한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퇴폐미술의 낙인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시험대 오른 박형준표 협치
재보선 민심 받들겠다더니
정책 제언 [전체보기]
코로나19는 사람을 차별했다 /박민성
목전에 다가온 메가시티 실현 /강병중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오월의 노래
봄날의 상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콘텐츠가 필요하다
와인어게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공공콘텐츠 없인 북항 성공 없다 /서의택
민주화·민족자존에 바친 삶, 편히 쉬소서 /허운영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나비 그림의 명인, 남계우
김정희의 ‘세한도’ 열풍
  • 해양컨퍼런스
  • 생명의강 낙동강 수필공모전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