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상태에 이른 김해공항에 이용객의 불만과 원성이 하루가 멀게 쌓여간다. 하지만 이를 해결해줄 신공항 건설은 아직도 요원하다. 최근 부울경이 김해신공항 확장안의 현실적 한계를 지적하면서 이 사업은 ‘총리실 재검증’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그 결과에 이 사업의 최종 명운이 달렸지만 총리실 검증을 두고 벌써부터 수도권의 견제와 정치적 해석이 난무한다. 또 한동안 잠잠했던 지역 간 갈등이 되살아나 정국이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우리나라 국토 계획의 철학은 국토의 균형 발전으로 낙후된 지역 없이 모든 지역의 상생 발전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정책에 따라 정부는 수도권 과밀화를 막고 인구와 산업시설을 지방으로 분산시켜 국토 균형을 기하고자 했다. 그러나 정부 정책과는 달리 정치·문화·산업 등 모든 것이 수도권에 집중돼 수도권 초과밀화를 초래했으며 상대적으로 지방은 낙후됐다.
강력한 분산 정책이 시행되지 않으면, 머지않아 지방도시는 사라지고 만다. 모든 분야에서 낙후됐지만, ‘공항’부문에서 본다면 우리나라에서 현재 15개 공항이 있는데 인천과 김포를 제외하면 지방공항은 13개이다. 이 중에서 흑자를 내는 공항은 인천, 김포, 김해, 제주공항과 최근 흑자를 낸 대구뿐이다.
좁은 국토에 지역민의 편의를 도모하려는 정치권의 무리수로 경제성과 관계없이 많은 지역공항이 건설됐다. 국토부가 심층적인 고려 없이 우후죽순처럼 지방공항 건설을 허가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차라리 지방에 거점공항 하나를 중점으로 건설했다면 국토의 균형 측면에서나, 경제성에서나, 지방민들의 편의에 대한 효과적인 정책이었을 것이다.
지역민은 장거리 국제노선을 이용하기 위해 반드시 인천공항을 거쳐야만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특별히 인천공항과 멀리 떨어져 있는 800만 동남권 주민의 시간과 비용, 이 지역 기업들이 수출을 위해 인천공항으로 가는 물류비용이 연간 230억 원에 달한다. 동남권에 관문공항을 건설해 달라는 것은 인천공항과 경쟁을 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다. 동남권 주민들 편의 증진과 수도권의 일극주의가 아닌 국토 균형 발전 정책 실현에 근거를 둔다.
현재 인천공항은 국제공항협의회(ACI)로부터 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12년 연속 1위를 유지한다. 그러나 인천공항이 양적인 면에서 세계 1위를 하겠다는 발상은 위험하다. 인천공항은 2001년 개항 이후 확장을 거듭해서 현재 4단계 확장이 진행 중이다. 2023년까지 제4 활주로를 건설하고 제2 여객터미널도 확장이 계획돼 있다. 확장 계획은 2029년까지 10조 원을 투자해서 제3 터미널과 제5 활주로도 건설될 예정이고 1억3000만 명의 여객을 수용할 예정이다.
세계의 허브공항들은 승객의 출발과 도착 그리고 타 지역으로 환승 등의 기능을 갖고 있는데 공항의 위치가 허브공항의 성장을 좌우한다. 인천공항이 세계의 허브공항과 규모면에서 경쟁한다면 최근에 개항한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베이징 다싱신공항, 런던의 히드로공항, 애틀란타의 하츠필드공항 등 힘겨운 상대가 많다. 차라리 현재 서비스 부문 1위인 인천공항이 계속 서비스 쪽으로 노력한다면 1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핀란드 니니스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부산~헬싱키 노선 취항에 합의했다. 핀란드 국적기 핀에어가 2020년 3월부터 주 3회 취항해 영남권 최초의 유럽 직항을 제공, 주민들은 크게 환영한다. 현재 김해공항은 동남아·중국·괌·싱가포르 등 중단거리 노선만 운항돼 관문공항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 김해국제공항이 관문공항으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 특히 소음, 안전성 부문이 그렇다.
국토부의 김해공항 확장은 아무리 해도 관문공항 역할을 할 수 없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동남권 주민들은 반대한다. 동남권 지역민의 마지막 희망은 총리실 평가에 걸려 있다. 총리실의 현명한 판단으로 동남권 관문공항이 건설된다면 국토 균형 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동남권관문공항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