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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폴리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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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페서는 정치인과 교수의 합성어다. 현실 정치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교수를 의미한다. 물론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단순히 정치에 관심이 많다고 폴리페서라고 부르지 않는다. 교수의 본분을 다하면서 시국선언 등 정치적 견해를 밝히면 소신 있는 학자라고 한다. 정치적 견해를 피력하는 만큼 처세를 잘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는 후보 캠프에 자문 교수단이 너무 많아 논란이 됐었다. 당시 한 언론사는 자체 취재 결과 이명박 정동영 문국현 후보 진영에 직간접적 간여하는 교수가 1500명이 넘는다고 보도했을 정도다. 그래서 이른바 ‘폴리페서 금지법(교육공무원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2013년 만들어졌다. 선출직에 당선되면 교수직을 내려놓도록 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임명직 공무원은 휴직이 가능하다.

만약 교수직을 내려놓고 정치에 나선다면 시비 걸 일이 없다. 그런 예도 있다. 2016년 총선 출마를 선언한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재임 후 서울대 복직 논란이 벌어지자 선거 전 사직했다. 2009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였던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후보자 신분일 때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강의에 빠지고, 연구 성과가 없어 욕을 먹으면서도 교수직을 유지하려고 한다. 이유는 직업으로서의 정치가 가지는 한계 때문일 것이다. 정치는 화려하고 역동적이지만, 생명이 길지 못하다. 교수직 유지는 일종의 노후나 생계 보장 차원인 것이다. 순전히 자기중심적인 행위다.

이런 부정적 시선 탓에 폴리페서가 되면 행동하는 지성 등으로 자기를 미화하기 마련이다. 지식인으로서 부조리한 현실을 그냥 쳐다볼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치판이 좀 험한 곳인가. 정글 같은 곳이 아닌가. 항상 상대가 있다. 조금만 허점을 보이면 곧 역공이 들어온다.

요즘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서울대 교수로 복직하는 데 두고 폴리페서 논란이 한창이다. 서울대 학생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 전 수석을 비판하는 글이 실렸다. 게다가 조 전 수석이 2004년 4월 서울대 대학신문에 기고한 글(‘교수와 정치―지켜야 할 금도’)에서 폴리페서를 비판한 글까지 알려졌다. 여론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자신에게는 너무 관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진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다.

심지어 이번 논란으로 교수의 임명직 공무원 겸직을 금지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여론의 향배와 그 결말이 주목된다. 세상의 룰은 시대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정순백 논설위원 sbj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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