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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칼럼] 장마철의 싱거운 바닷물 /김웅서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8-05 19:40:03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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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 하면 먼저 무슨 생각이 떠오를까? ‘짜다’는 느낌이 앞설 터이다. 바닷물은 짜야 제맛이다.

그런데 비가 많이 내리면 바닷물이 싱거워지는 경우가 있다. 장마철이면 중국의 양쯔강으로부터 많은 강물이 황해로 흘러든다. 그 양이 어마어마하기에 짠 바닷물조차 묽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싱거운 바닷물은 양쯔강 하구에서부터 제주 주변 바다까지 밀려온다. 저염분 바닷물은 짠물에 적응해 살던 해양생물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 양식하던 어류가 폐사하여 어민의 경제적인 손실로 이어지기도 한다.

바닷물은 왜 짤까? 과학자조차도 명쾌하게 답변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다. 어렸을 때 동화책에서 읽었던 도깨비의 요술 맷돌 이야기가 생각난다. 바다에 빠진 요술 맷돌이 지금도 계속 소금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바닷물이 짠 이유를 설명하는 두 가지 과학적인 설명이 있다. 육지에 있는 바위 안에 들어있던 소금이 오랜 세월 빗물에 녹아 바다로 흘러 들어갔다는 설과 해저 화산활동으로 분출된 염분이 바닷물에 녹아들었기 때문이라는 설이다. 해저 화산이 동화 속 도깨비의 요술 맷돌인 셈이다.

해양학자들은 바닷물의 짠 정도를 염분이라 부른다. 염분은 바닷물 속에 녹아있는 모든 무기물질의 양을 말한다. 바닷물은 더 짤수록 염분이 높아지고, 덜 짤수록 염분이 낮아진다. 염분은 바닷물 1㎏에 녹아있는 고형 물질의 g 수로 정한다.

단위로는 천분율인 퍼밀(‰)을 사용해왔지만, 지금은 실용염분단위 피에스유(psu)를 사용한다. 전 세계 바닷물의 평균 염분은 35psu 정도다.

이는 바닷물 1㎏, 즉 1000g 속에 소금 성분 35g이 녹아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단위로 말하자면 바닷물의 소금 농도는 평균 3.5%이다. 바닷물이 증발하면 하얀 가루가 남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먹는 소금이다. 염분 가운데는 염화나트륨이 가장 많아 약 85%를 차지한다.

과학자들은 바닷물의 짠 정도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잰다. 1800년대 말에는 염분에 따라 바닷물 밀도가 달라지는 성질을 이용하여 비중계로 염분을 쟀다. 강물보다 바닷물에서 몸이 더 잘 뜨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1960년대까지는 주로 질산은을 사용하여 바닷물 속 염소(Cl)의 양을 알아내 염분을 재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그 이후에는 소금물에 전기가 더 잘 통하는 원리를 이용하여 전기 전도도로 염분을 재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 전도도, 수온, 수심을 잴 수 있는 시티디(CTD)라는 장비를 사용하여 자동으로 염분을 잰다. 염분 정도에 따라 빛의 굴절률이 달라지는 현상을 이용하여 굴절계로 간편하게 재기도 한다.

만약 지구의 바닷물을 모두 증발시킨다면 얼마나 많은 소금이 생길까? 그 양은 엄청나다. 이 소금으로 지구 표면을 골고루 덮는다면 우리는 높이 150m의 소금더미에 깔리게 된다. 바닷물에 흔한 것이 소금이지만, 생물은 소금 없이는 살 수 없다.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는 일부러라도 소금을 먹는다. 직장인이 받는 봉급을 영어로 샐러리(salary)라고 하는데, 로마 병사들에게 봉급으로 지급하던 소금(salt)에서 유래하였다.
과거 수백만 년 동안 바닷물에 녹아있는 염분의 양은 거의 일정했으며, 녹아있는 여러 가지 염분의 상대적인 비율도 어느 곳에서나 일정하다. 그렇지만 짠 정도는 장소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난다. 강물이 많이 흘러드는 흑해와 발트해 바닷물 염분은 각각 약 18psu와 8psu밖에 안 된다. 평균 바닷물의 절반이나 4분의 일 수준이다. 이와 반대로 강우량이 적고 증발량이 많은 홍해 바닷물은 염분이 40psu나 된다. 바다는 아니지만, 염분이 약 300psu로 아주 높은 사해에서는 수영을 못 해도 물에 빠질 염려가 없다. 염분이 높아 부력이 큰 짠 물 덕분에 몸이 저절로 물에 뜨기 때문이다.

황해는 우리나라와 북한, 중국으로 둘러싸여 있다. 한강 금강 영산강 등이 황해로 흘러들고, 북한에서는 압록강 청천강 대동강 등이, 중국에서는 황하와 양쯔강이 황해로 흘러든다. 그래서 황해는 동해나 남해보다 바닷물이 덜 짜다.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에는 늘어난 강물이 바다로 흘러들면서 황해에 저염분수가 만들어진다. 특히 중국 대륙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양쯔강은 길이가 6300㎞에 달해 중국에서 가장 긴 강이기도 하며, 바다로 쏟아내는 유량이 많아 해양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해마다 여름이 되면 중국의 장마 시기에 집중호우가 내려 저염분수 피해에 대한 걱정이 많아진다. 장맛비를 막을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는 없다. 저염분수에 의한 피해를 줄이려면, 광역 해양감시체제를 활용하여 저염분수 이동 경로를 파악하여 사전에 대비하는 길밖에 없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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