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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신문 읽기 연습을 하는 시대 /배현정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8-06 19:32:38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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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들썩이게 만든 한 사안으로 ‘당연히 도래할 현실’을 보았다. 한국에 거주하는 대다수 사람은 종이신문을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디지털 뉴스의 수용자 수가 치솟고, 종이신문은 너무하다 싶게 구독률이 하락하는 게 한국 언론의 현실이다. 한 사안에 잇따르는 연관 검색어로 한국이 직면한 상황을 알아차릴 수 있다. 한국 대표 포털 사이트에 일본 불매운동을 검색하면 ‘일본 불매운동 이유’가 첫 순위 연관 검색어로 등장한다. 해당 현상의 발생 이유는 일제 물품 소비 근절 운동 관련 이슈들에 치우쳐진 디지털 뉴스만 소비하는 독자가 많기 때문이다. 이외에 다양한 이유 가 있지만, 명백한 사실은 종이신문을 더는 많은 사람이 읽지 않는다는 점이다.

PISA라는 시험이 있다. 만 15세에서 만 16세 사이 학생의 소양을 속속들이 파헤쳐 전 세계에 배포한다. OECD를 포함한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실시되며 학생의 학업 성취도 수준을 파악하는 것이 이 시험의 취지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발표된 한국의 PISA 결과를 보면 충격적이다. 2006년 읽기 영역에서 57개국 중 한국이 1위를 기록하지만 2015년에는 9순위로 전락해버렸다. 하지만 읽기 능력 하락은 비단 만 15세에서 만 16세 사이 학생에게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지난달 SBS 스페셜 프로그램에서 난독시대 편이 방영됐다. 이 방송에 출연한 두 사람이 난독증의 고충을 토로한다. 두 사람은 한 문장이 뜻하는 바를 해석하지 못하고 장문을 읽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난독 증세를 보인다. 이러한 증세가 두 사람만의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글을 읽고, 이해하고, 본인의 지식 체계로 해석하고, 글의 지식을 일상에 적용하는 사람은 특별한 소수가 되었으니 말이다. 12년 세월을 책상에서 보낸 대다수 한국 학생은 책 한 권을 읽어내지 못하고 짧게 편집된 디지털 뉴스나 이미지 뉴스만 소비하는 것이 현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글을 읽는 사람이 줄어들자 종이신문에도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5년 새 종이신문의 활자 크기와 정보 양이 감소하거나 판형이 줄었다. 올해 3월 중앙일보는 지면 활자 크기를 키우고 글줄 간격을 넓혔다. 글의 주 독자인 중장년층의 가독성을 위한 시도지만 결국 신문에 담긴 정보 양은 확연히 줄었다. 학보사도 예외는 아니다. 대판보다 베를리너판을 사용하는 곳이 많고, 종이신문보다 PDF로 인터넷 신문을 발행하는 곳이 많다. 이에 지면 수도 줄며 정보 양도 압도적으로 줄었다.

최근 뉴스 소비를 하는 매체의 시류를 거스르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신문 읽기 연습을 하고, 독서와 토론 모임을 만드는 단체가 늘고 있다. 종이신문의 필요성이 낮아지고, 작은 기기로 세상 읽기를 하는 한국 사회에서 가능한 일인가. 이는 아날로그 정서로의 귀환일 수 있지만 실은 많은 현대인이 디지털 뉴스 소비의 위험성을 자각해 뉴스 소비 매체를 바꾸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량 생산된 정보가 넘치고, 스크롤 기능이 있는 디지털 환경에서는 한 문장을 여러 번 곱씹어보거나, 글의 교훈을 본인의 삶에 대입시켜보는 등의 여유를 부리지 못한다. 또 한 사안의 맥락을 짚기도 어렵다. 하지만 종이신문 속 독자는 느긋한 글 읽기를 하고 사안의 맥락을 이해해 다각도의 관점에서도 이해하는 읽기 습관을 지닌다는 점을 많은 사람이 깨닫고 있다. 이에 디지털 환경에서 기사를 소비한 사람들은 디지털 피로감과 읽는 습관의 위험성을 느껴 종이신문 등 종이매체로 스스로 움직인다.
디지털 매체가 종이신문사의 필수 과제라 한들, 종이신문 지면이 하는 역할은 사라지지 않는다. 폐간되는 종이신문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디지털로의 발전이라는 화려한 변화 외에 종이신문도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현명한 독자는 기획력이 뛰어나고 사안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종이신문을 찾는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사안의 맥락을 짚어주고 드러나지 않은 문제를 사회에 들춰내 약자 목소리를 대변하는 신문을 찾을 것이다. 과연 국제신문은 종이매체로 돌아오는 독자를 사로잡을 수 있을지 오늘 자 발행된 종이신문을 두고 고민해봐야 한다.

부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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