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성범죄 등 전과 7범인 출소자가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에서 50대 여성과 딸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크게 보도되었다. 언론들은 준법사항과 전자발찌와 중앙관제센터 등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외국과 비교해 보호관찰 인력이 부족하므로 재범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법무부의 입장을 그대로 보도했다. 과거부터 되풀이 된 보도 패턴이다. 사회문제에 대한 적절한 의제화에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번 보도도 과거처럼 언론이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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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서상균 |
전자발찌 착용자의 범죄는 2015년 2598명에서 2018년 4668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전자발찌 착용자의 성범죄 재범율은 2016년 2%에서 2018년 2.53%로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는 암수범죄는 제외되어 있다. 왜 이렇게 증가할까? 인력 부족과 기술적 문제도 있지만 근본 원인은 아니다.
언론의 문제점은 법무부가 선진 외국에 비해 인력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할 때 그대로 보도할 것이 아니라 선진국과의 질적 측면을 비교하면서 보도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은 우리처럼 보호관찰직원 채용시험에 국어 영어 국사 등의 교양과목이 아닌 전문직으로 채용하며 보호관찰 대상도 가정사범, 성폭력범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고 보호관찰 이념이 우리처럼 감시적 사찰 개념이 아니라 통제를 하면서도 대상자를 전문적으로 원조하는 치료적 사법복지에 입각해 있다. 일부 선진국은 민영화도 도입하고 있다.
또한 범죄에 깊이 배태된 한국사회의 구조적 키워드를 읽지 못하는 보도에 그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출소한 전자발찌 부착자 중에는 빈곤한 중년의 1인가구가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복지정책, 1인가구정책, 교정정책, 갱생보호정책 등의 거시적 측면에서 근본적 접근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재범 감소를 위한 근본적 처방은 미시적으로는 엄격한 통제 외에 보호의 전문화와 인간화가 병행되어야 하며 거시적으로는 제도 개혁과 함께 대상자의 복합적 요구를 복지 관점에서 사회정책적으로 접근하여야 한다. 전자발찌는 대상자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고 낙인을 찍기에 2008년 이후 심리적 부담으로 자살한 사람만 50여 명이다. 그러한 대상자들을 지도해 사회에 복귀시키기 위해서는 대상자의 복잡한 심리·사회적 상황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원숙함과 전문적 기법을 가진 자들이 입직해야 하지만 현재는 20세라도 보호관찰의 생산성과 전혀 무관한 국어, 영어, 국사 등을 잘하면 채용될 수 있다.
통제도 중요하지만 대상자의 필요를 복지적 관점에서 원호하는 전문화 보호의 인간화가 이루어져야 재범억지력이 생긴다. 행동통제를 중심으로 한 전자감시로는 한계가 있다. 선진국 제도를 참조해 채용제도의 개혁과 더불어 통제적 이념에서 치료사법적 이념으로 나아가야 한다.
둘째로 모든 사회문제를 관료제로만 다뤄야 한다는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 문제 해결력과 무관하게 신분이 보장되고 양적 접근을 중시하는 관료제는 인간적 관심과 전문적 기법이 요구되는 보호관찰과는 친화적이지 못하다. 경비를 절약하려는 신자유주의적 입장에서 벗어나 보호관찰의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일부 분야에 대한 과감한 민영화도 필요하다. 선진국 보호관찰제의 민영화를 한국적 모델에 적용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민영보호관찰에 관한 법을 제정해 관료적 보호관찰과 서비스 경쟁을 하는 게 국민과 대상자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셋째로 출소자의 재범사건이 날 때마다 언론이 간과해 온 사실이지만, 사건의 1차적 책임은 경찰이나 보호관찰소가 아닌 교정정책에 있다.
오래전부터 교정당국은 성범죄자의 치료를 목적으로 다양한 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많은 인력과 예산을 투입했지만, 출소자의 성범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전과 7범인 범죄자에게 교도소 내에서부터 성범죄 치료 프로그램이 제대로 가동됐다면 출소 후 재범 사건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었다. 프로그램의 회수 등 양적 접근만을 중시하는 관료제의 필연적인 결과인데도 언론은 이런 구조적 문제점을 전혀 간파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교정관료조직의 확대만 키웠다. 한국교도소의 관료화된 현실을 타파하기 위한 언론의 날카로운 접근이 부족해 아쉽다.
동서대 경찰행정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