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뉴스와 현장] “한가한 소리 하고 있네” /하송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초등 3학년인 첫째가 여름 방학식날 성적표를 가져왔다. 30개쯤 되는 항목 중 악기 연주를 제외하고는 모두 ‘상(上)’. 그런데 갑자기 궁금해졌다. ‘이 녀석, 정말 교과 과정을 제대로 소화하긴 한걸까.’

며칠을 고민하다 인터넷에서 3학년 1학기 수학 문제 몇 개를 찾아 출력했다. 제대로 알고는 있는지 확인은 해봐야 할 것 같았다. 5학년이 되면 첫 ‘수포자’가 나온다던데, 이 아이도 혹시 나처럼 수포자가 되진 않을까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아니나 다를까. 틀린 문제가 쏟아졌다. 문제 몇 개로 어찌 전부를 판단하겠는가만 기본 개념만 알아도 풀 수 있는 난이도 ‘하’ 문제까지 틀린 걸 보니 화가 치솟는 동시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확인 안 해 봤으면 어쩔 뻔 했나 싶어서.

그래도 초등 저학년까지는 뛰어 노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 이 같은 교육철학을 실현하는 유치원을 찾아 힘들게 두 아이를 밀어넣었다. 교육 담당 때는 혁신학교의 취지에 격하게 공감하기도 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아이가 학년을 거듭할수록 그 신념(?)이 마구 흔들린다. 초등학교에 시험이 없어지면서 자녀 실력이 궁금해진 엄마들이 사설 기관 경시대회에 몰린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내가 지금 딱 그러고 있다.

혁신학교 도입, 자사고 폐지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론 사설기관 경시대회 홈페이지를 뒤지고, 국·영·수 학원을 알아보는 ‘이중 행동’을 보이는 밑바탕에는 대학 입시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교육부, 교육청은 초중고가 입시기관이 아닌 창의력을 키우는 전인적 교육기관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시험을 없애고 혁신학교를 확대하며, 자사고를 줄이고 고교 학점제를 도입하는 것도 다 이 같은 정책의 연장 선상에 있다.
그런데 문제는 대학 입시는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라는 점이다. 지난해 발표된 2022 대입 개편안을 봐도 정시비율 정도 달라졌을 뿐이다. 상황이 이러한데 초중고부터 일단 혁신하자고 하니 ‘한가한 소리 하고 있네’라는 반응이 나온다. 아무리 취지가 좋더라도 대상자를 설득하지 못하면 그 정책은 있으나 마나다. 속도조절에 실패하거나 앞뒤가 뒤바뀌어도 마찬가지다. 대학입시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초중고 혁신은 말짱 도루묵이 될 것 같아 씁쓸하다.

기획탐사팀장 songya@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포수 FA’ 관심 없던 롯데, 이번엔 쇼핑목록에 담나
  2. 2부산시민공원 주변 재개발 아파트, 층수 낮추고 동수 10개 늘린다
  3. 3부산·경상대 교수들도 미성년 자녀 논문 공저자 끼워넣기
  4. 4 반려동물과 식용동물 이분법?…생명에 어찌 다름이 있을까
  5. 5부산 국회의원 해부 <하> 선거 공약 검증
  6. 6문재인 대통령 “건설·SOC 투자 확대”
  7. 7송도 해안도로 달리는 시내버스 결국 무산
  8. 8부산 극단적 선택 1위 오명 벗었지만…
  9. 9“북항 재개발 수익으로 미군 55보급창 공원화하자”
  10. 10시계바늘 밑 터치스크린…아날로그 융합 스마트워치
  1. 1‘DJ 아들’ 김홍걸 총선 출마 시사… 목포서 ‘DJ 비서실장’ 박지원과 맞붙나
  2. 2정점식 “정동병원서는 정경심 뇌종양 진단서 발급 안 했다고…”
  3. 3법사위 국감, ‘검사 블랙리스트’ 논란 한동훈 반부패부장도 출석
  4. 4장제원, 국정감사서 “좌파 광란의 선동 정점은 대통령” 文 저격
  5. 5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도 45.5%… 조국 사퇴 이후 회복세
  6. 6금태섭, 윤석열에 ‘국회 출석’ 묻고, 한겨레 고소 지적
  7. 7군, 드론탐지레이더 부울경에 시범배치
  8. 8"언론재단 정부광고 대행 수수료 인하 혹은 폐지해야"
  9. 9최인호·김세연·윤준호, 도시재생 정부사업 선정돼
  10. 10힘 받은 황교안, “이낙연 노영민 이해찬 나가라”
  1. 1 산업의 힘, 기계부품
  2. 2평균층수 제한해 스카이라인 보장…경관·공공성 높였다
  3. 31965년 옷 다시 입은 ‘대선소주’
  4. 4시민공원 주변 재개발 아파트, 층수 낮추고 동수 10개 늘린다
  5. 5부산 고액·상습체납자 404명…1인당 평균 7억
  6. 6주가지수- 2019년 10월 17일
  7. 7드론 택배 2025년 상용화…정부 “선제적 규제 혁파”
  8. 8“연구개발 집중 투자는 창업 때부터 가장 중시, 국내외 망라 협업 강화”
  9. 9“부산항 부두 직통관 물동량 검사 비율 1.7% 수준 그쳐”
  10. 10부산 제조업 하반기 고용 절벽…업체 73%가 “안 뽑겠다”
  1. 1“설리 동향보고서 유출, 한 직원이 SNS로 퍼트려…” 처벌은?
  2. 2제28회 경남도 의용소방대 소방기술경연대회 개최
  3. 3통근 버스 졸음운전에 7명 다쳐…경찰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 중”
  4. 4로스쿨 10년 부산 변호사 2.4배 증가…급여 줄고 경쟁 심화
  5. 5'대도' 조세형 "아들에게 얼굴 들 수 없는 아비"…선처 호소
  6. 6'국정농단·경영비리' 롯데 신동빈 징역 2년6개월 집유 확정
  7. 7“뇌종양·뇌경색 진단서 발급한 적 없어” 정동병원, 정경심 추석 입원 병원
  8. 8조국 복직에 서울대 안팎서 '분노의 표창장' 등 패러디
  9. 9장용진 기자 “기자라면 누구나 상대 호감 사려…그런 취지로 한 말”
  10. 10개정 전 지방공무원 여비 지급 규정 두고 해석 분분
  1. 1손흥민 북한선수와 ‘유니폼 교환’ 질문에 “굳이…”
  2. 2‘포수 FA’ 관심 없던 롯데, 이번 쇼핑목록엔 담나
  3. 3류현진, 현역 투표 최고투수 후보 3인에 올라
  4. 4전쟁 같았던 평양 원정…손흥민 “안 다친 게 다행”
  5. 5베이브 루스 500홈런 방망이, 경매 최고가 경신할까
  6. 6
  7. 7
  8. 8
  9. 9
  10. 10
부산 국회의원 해부
선거 공약 검증
부산 국회의원 해부
의정활동 충실도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감동스러운 도시건축을 만나고 싶다
진정한 탈일본을 결단할 때
기고 [전체보기]
장애인복지관이 나아갈 방향 /이성심
부산시 국립특수학교 부지 허가를 /김석주
기자수첩 [전체보기]
문화 축제로 진화하는 BIFF /김민정
시커먼 흙, 시커먼 기억 /배지열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솔로몬 심판’과 오늘 우리의 송사들
귀농 귀어 귀촌에도 균형발전 없는 나라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힐링의 악기 ‘깡깡이’ 해금
조선 시대 선비들의 음악문화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가난, 아이들은 잘못이 없다 /하송이
‘억울함’에 귀 기울이는 자세 /이병욱
도청도설 [전체보기]
레이와의 역설
공적 된 멧돼지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과 다섯 수레의 책
조선시대 ‘북캉스’ 풍경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전남 영암 독천리의 ‘갈낙탕’
짜장면과 라면 그리고 염치
사설 [전체보기]
예산 부족 두리발·자비콜 멈춰서게 해선 안 된다
갈수록 암울해지는 경제 전망, 정부 총력 대응 나서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소산소사’의 사회, 고용연장이 해법
중앙정부와 지자체 복지 역할 재정립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절망 속에서 탄생한 명작
패배한 청년의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정신 줄 놓지 말고 다시 도전하자
감정적 대응은 일본을 웃게 만든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부산 공공기관 혁신 이번엔 제대로 될까
서울 인구 1000만 붕괴의 명암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가을을 여는 모차르트
가을의 문턱에서…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삶
양해 바라지 말고 용서 구하자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호생관 최북의 ‘지두해도(指頭蟹圖)’
연객 허필의 ‘묘길상도’
  • 동남권 관문공항 유치기원 시민음악회
  • 골든블루배 골프대회
  • 기장캠핑페스티벌
  • 제21회부산마라톤대회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