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불똥 튄 대마도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일본 대마도(쓰시마) 남쪽에 있는 이즈하라항은 6·25전쟁 직후부터 1960년대 말까지 밀수의 전초기지였다. 이즈하라항에서 출발한 밀수선이 남해안 일대 해안이나 무인도에 물품을 내리거나 바다에 부표처럼 던져놓으면 부산항에서 밀수꾼들이 나가 이를 건져 국제시장 등지에 유통시켰다. 일제 밥솥과 필기구, 간장이 이런 식으로 한반도에 유입됐다. 수법이 대범하고 규모가 방대해 이들에게는 이즈하라특공대라는 별명이 붙었다. 당시 부산세관의 주 업무가 밀수 단속이었고 단속반원들의 무용담이 지금도 중앙동 주변에 전해진다.

임진왜란 직전 대마도의 제20대 도주였던 소 요시토시는 엄청난 고민에 휩싸여 있었다.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을 향해 일본에 복속한다는 뜻을 전할 사절단을 파견하라고 요구하는데 그 메시지의 전달책이 된 것이다. 그는 일본 지방 영주인 다이묘였지만 예조참의란 벼슬을 가진 조선의 신하이기도 했다. 요시토시는 고심 끝에 말을 바꾼다. 복속 사절이 아닌 통신사를 보내달라고 어감을 순화시킨 것이다. 조선과 일본 사이가 틀어지면 피해를 보는 쪽은 양국의 중개무역으로 먹고사는 대마도뿐이라는 현실 감각이 그런 꾀를 부리게 한 것이다. 이 요청에 따라 파견된 통신사의 수장이 전쟁 가능성을 엇갈리게 보고한 황윤길과 김성일이다.

한일 경제전쟁의 불똥이 대마도에 튀었다. 한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한 것이다. 부산과 대마도를 오가는 페리가 텅 비고 아예 운항을 중단한 선사도 있다. 숙박시설이나 렌터카 업체 중에는 휴업에 들어간 곳도 많다. 이달 초 이즈하라항 축제에 조선통신사 재현 행렬이 규모를 줄여 참가하긴 했으나 통신사 재현선의 입항은 무산됐다. 8년 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대마도 관광객이 줄자 시장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관광 재개를 요청한 일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럴 분위기도 아니어서 현지인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대마도는 일본 본토로부터 82㎞, 부산에서는 49.5㎞ 거리다. 날씨가 좋으면 부산에서 대마도가 보이고 대마도에선 광안리 불꽃축제가 보인다. 하멜표류기에는 대마도가 원래 조선 땅이었다는 조선인들의 말이 적혀 있고, 동래부지에는 부산 송(宋)씨가 건너가 대마도주 소(宗)씨가 됐다는 기록도 있다. 조선통신사의 첫 기항지로 한일 선린의 상징이었던 대마도가 이제는 갈등의 최전선처럼 됐다.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하는 양국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인 대마도의 운명이 다시 한번 흔들리고 있다.

강필희 논설위원 flute@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많이 본 뉴스RSS

  1. 1“가덕신공항 또 물거품 만드나” 들끓는 지역민심
  2. 2레이카운티에 청약통장 19만 개 몰렸다
  3. 3토트넘 뉴캐슬전 1:1 무승부…손흥민 부상에 무리뉴 “햄스트링, 당분간 결장”
  4. 4일본 톱배우 다케우치 유코 사망
  5. 5지방의료원 절반은 흑자…동·서부산의료원 신설 힘실린다
  6. 6“안전보고서 톤 다운 지시”…총리실, 정해진 결론에 짜맞추기
  7. 7경쟁력 압도적인 거물급 필요…야권 김무성 투입론까지 거론
  8. 8가을야구 앞둔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 언제 쓸까
  9. 9부산 거리두기 2단계 내달 11일까지로 연장
  10. 10오늘의 운세- 2020년 9월 28일(음력 8월 12일)
  1. 1경쟁력 압도적인 거물급 필요…야권 김무성 투입론까지 거론
  2. 2‘산복도로 100원 택시’ 내년 시동
  3. 3‘포스트 심상정’ 김종철·배진교로 좁혀졌다
  4. 4“변화세력 연대” “원도심 비전 구상”…야당 후보군 추석 민심잡기
  5. 5피격 전 문재인-김정은 ‘친서 소통’ 있었다…북한 신속사과 이끈 배경
  6. 6“대통령 보고 47시간 진실 밝혀라”
  7. 7여야 이견…국회 ‘대북결의안’ 채택 불발
  8. 8해상 시신 수색에…북한 “군사분계선 넘지 말라” 이중적 태도
  9. 9북한 "남측, 영해 침범 말라" "시신 수습하면 넘겨줄 방법 생각"
  10. 10靑 "진상 규명 위해 남북 공동조사 요청"
  1. 1 ㈜중앙카프링
  2. 2부산 금융센터지수 11계단 대폭 상승
  3. 3롯데그룹, 사회공헌활동으로 코로나19 극복 앞장
  4. 4“태풍 때 고리·월성원전 가동 중단, 염분으로 인한 전기불꽃 현상 탓”
  5. 5올해 부산서 수도권 이주 1만 명 돌파…75%가 ‘2030’
  6. 6
  7. 7
  8. 8
  9. 9
  10. 10
  1. 1 합천 가야산 해인사 들다
  2. 2지방의료원 절반은 흑자…동·서부산의료원 신설 힘실린다
  3. 3부산 서구에도 구립 도서관 생긴다
  4. 4 ‘반역’을 꿈꾸다
  5. 5김해 봉황동유적지 일대 가야시대 토성 흔적 확인
  6. 6거창 공사중단 모텔 ‘청년주택’ 변신 본격화
  7. 7부산 동구 쪽방촌 정비…공공주택 425채 공급
  8. 8“합천은 최치원이 말년에 은거한 곳…가야산 소릿길 등 이야기 가득”
  9. 9오늘의 날씨- 2020년 9월 28일
  10. 10양산시의회 이상정 부의장, 직무참여 일시정지 풀렸다
  1. 1햇빛이 야속해…롯데, 타구 놓치며 승기 날려
  2. 210년 만에 첫 우승 안송이…10개월 만에 두 번째 정상
  3. 3부산, 파이널라운드 첫 경기 고배…1부 잔류 먹구름
  4. 4가을야구 앞둔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 언제 쓸까
  5. 5발렌시아, 우에스카와 1-1 무승부...‘이강인 교체 출전’
  6. 6 '1골 2도움’ 손흥민 맹활약…토트넘, 유로파리그 PO 진출 성공
  7. 7류현진 7이닝 무실점 완벽투 … 토론토 PS 진출 확정
  8. 8BNK 썸, 코로나19로 지친 팬 위한 뮤직비디오 공개
  9. 9
  10. 10
우리은행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김두관·서병수 진심 인터뷰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울산 경남 당선인 역점 법안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일몰제가 준 생명 같은 교훈
2020년 지금 우리에겐 취사선택권이 없다
기고 [전체보기]
검경, 상호협력·견제와 균형의 길로 /정의롬
인적자원개발, 한국판 뉴딜의 열쇠 /최희숙
기자수첩 [전체보기]
뭐 먹지? 고민될 땐 ‘탑쓰리’ /박호걸
전재수·최인호, 가덕신공항 정치적 이용 말라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닫힌 사회와 그 친구들
삼각 교수대와 황금 요강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융합 우리를 아름답게 하리라
농악 ‘함께’와 ‘신명’의 미학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주거빈곤 아동을 바라보는 자세 /하송이
구멍 뚫린 정책, 고통은 국민의 몫 /정유선
도청도설 [전체보기]
계몽군주
대답 없는 장관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의 시간을 맞으며
이주의 시대와 문학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며느리는 돌아오지 않는다
자갈치시장 ‘백화양곱창’과 ‘불산’
사설 [전체보기]
안전분과 무시 표결, 김해신공항 검증 신뢰성 있나
북 사과했지만 의문 투성이 실종자 총살 진상 밝혀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정치권으로 확산되는 기본소득 포퓰리즘
청년 기본소득이 ‘가짜 기본소득’인 이유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남중국해 갈등과 우리의 대응
기후위기 그리고 그린 뉴딜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인내와 고통으로 탄생한 명작
명작이 된 습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 아이러니
외국인 근로자 문제, 어떻게 해야 하나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당정의 균형발전 엇박자
이낙연·김종인에 주어진 반 년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명반과 곡명에 대한 편견
더위에 지친 당신께 이 곡을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으로 느끼는 자부심
가격이 중요하나요?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인상의 소나무 그림
손재형의 ‘승설암도’
  • 2020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행복한 가족그림 공모전
  • 국제 어린이 경제 아카데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