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상현의 끼니] 경상도의 여름음식 찜국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8-14 19:23:09
  •  |  본지 2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논고둥찜국, 다슬기찜국, 나물찜국, 토란찜국, 머위찜국, 미더덕찜국 등은 사용되는 주재료에 따라 이름이 조금씩 달라지지만 조리 방식이나 완성된 형태는 거의 비슷하다. 들깻가루가 맛의 골격을 잡고, 쌀가루로 농도를 조절하는 공통점이 있다. 경남지역의 향토음식으로 알려진 찜국은 지역의 형편에 따라 사용되는 재료가 조금씩 다르다. 내륙지방에서는 토란대, 머위, 버섯, 고사리 등의 나물류가 중심이 되는 반면 해안지방에서는 재첩, 다슬기, 미더덕, 조개 등이 중심이 된다.
여름이면 특히 생각나는 찜국.
찜국을 만드는 과정은 비교적 간단하지만 재료가 가진 각각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서는 경험과 요령이 필요하다.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맛을 내기는 쉽지 않은 음식이다. 게다가 찜국은 가마솥이나 들통에 많은 양을 끓여야 제격이다. 그래서 대가족 중심이었던 과거에는 꽤 유용한 음식이었다. 별다른 반찬이 필요 없기에 많은 손님을 대접할 때도 요긴했다. 정월대보름에는 절식으로, 여름에는 보양식으로, 농번기에는 새참으로 애용되기도 했다.

찜국에는 한국음식에 빠지지 않는 갖은 양념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조미료라 해봐야 조선간장 정도가 전부다. 화학조미료 또한 굳이 들어갈 이유가 없다. 여백이 많은 찜국 맛에 화학조미료의 인위적인 감칠맛은 오히려 거추장스러울 따름이다. 찜국은 낱낱의 재료가 내는 듬성듬성한 맛으로 먹는 음식이다.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을 때 초보자는 하이라이트 혹은 독주 등에 집중한다. 하지만 경험 많은 애호가는 곡의 해석과 악장과 악장 사이의 연결 등 거시적인 것은 물론이고 각각의 악기가 내는 낱낱의 소리까지 놓치지 않는다. 찜국은 우리 땅에서 나는 식재료가 연출하는 일종의 교향곡 같은 음식이다. 처음에는 한 덩어리의 음식으로 여겨지겠지만, 자주 접하다 보면 각각의 식재료가 가진 특성과 맛을 느낄 수 있다.

뚝배기나 사발에 담긴 찜국을 보면 화장기 없는 시골 아낙네를 연상케 한다. 먹기에 앞서 그 소박하고 조신한 생김새에 우선 마음이 끌린다. 김이 모락모락 나지 않는다고 함부로 덤비면 낭패를 본다. 전분이 열을 안으로 가두고 있기 때문이다. 묵직하고 뜨거운 덩어리가 식도를 타고 흐를 때는 묘한 쾌감이 느껴질 정도다. 무엇보다 농도가 중요하다. 너무 묽으면 국이 되고 너무 되면 찜이 된다. 이걸 맞추기가 쉽지 않다. 건더기를 건져 밥을 비벼 먹어도, 밥을 넣어 말아 먹어도 될 정도가 적정 수준이 아닐까 싶다.
특히 찜국은 갓 만들었을 때보다 식었을 때 오히려 매력적인 음식이다. 차가운 찜국에 밥 한 덩어리 말아 열무김치 곁들여 먹으면 보양식이 따로 없다. 그래서 나에게 찜국은 여름이면 더욱 간절해지는 음식이다.

맛칼럼니스트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부산교통공사부산교통공사

 많이 본 뉴스RSS

  1. 1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210> 보행 장애 김현태 씨
  2. 2정경심 뇌종양·뇌경색 진단…신병처리 변수
  3. 340년을 기다린 ‘우리들의 부마’(기념식 슬로건)
  4. 4불교 화합의 장…스님 1000명·불자 10만 명 부산시민공원에 모인다
  5. 5중증장애·비장애 31명 함께 선다…창작 뮤지컬 ‘카페D’ 감동의 무대
  6. 6세단 게 섰거라, SUV 곧 판매량 추월할 기세
  7. 7허기 달래주던 학교 매점, 경영난에 점점 추억 속으로…
  8. 8동천 복원 ‘도심 크루즈선’ 운항…산복도로~중앙대로 ‘수직 연결’
  9. 9김휘 부산영상위 운영위원장 1년 만에 사퇴…지역 영화계 ‘당혹’
  10. 10남해군 미조면에 산토리니 닮은 리조트 선다
  1. 1'35일 만에 사퇴해도 받나?' 조국 전 장관 연금 수혜 여부 관심↑
  2. 2정경심 뇌경색 진단 조국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
  3. 3이철희, 총선 불출마 선언…"정치 한심한 꼴 부끄럽다"
  4. 4조국 전 장관, 오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직 복직
  5. 5박지원 “조국 사퇴, 차기 법무부장관으로 전해철 유력해”
  6. 6문진국 "산업인력공단 직원이 문제 빼돌려 스스로 시험 합격"
  7. 7조국 "'내 가족 도륙 당했다’ 어려움 토로해”
  8. 8이철희 “검사 블랙리스트 실무자가 지금은 반부패부장” 진상 조사 강력 촉구
  9. 9이철희 총선 불출마 선언 “상대를 죽여야 사는 정치 모두 패자로 만든다”
  10. 10“조국 후임에 전해철 의원 제격”…차기 법무부장관 조건은?
  1. 1세단 게 섰거라, SUV 곧 판매량 추월할 기세
  2. 2 ‘콰트로 시스템’ 도로 움켜쥐 듯 달려…핸들 그립감은 동급 최고
  3. 3 프로인커뮤니케이션
  4. 4주택 거래절벽…부산시 취득세 수입 1년 새 900억 줄었다
  5. 5유통공룡 ‘현지법인화 전략’으로 지역시장 공략
  6. 6부산중기청, 소재·부품 ‘중소기업 계약학과’ 주관 대학 23일까지 모집…내년 3월 개설
  7. 7신보 조선사·조선기자재 특례보증 23% 그쳐
  8. 8S&T그룹, 군사박람회 신형 무기들 뽐내
  9. 9금융·증시 동향
  10. 10토스, 제3인터넷은행 재도전
  1. 12019 10월 모의고사 등급컷 이투스 국어 94점 수학(가)93점 수학(나)75점
  2. 2"상사가 썼다" 강효진 기자 설리 빈소 공개 논란 새로운 국면
  3. 3선문대학교 칼부림 사건…경찰 “수사 중인 사안 밝히기 힘들어”
  4. 42019 10월 모의고사 시간표는?… ‘2018 10월 모의고사 등급컷 비교’
  5. 5광안대교 상판서 BMW 미니쿠페 불나..."사이드브레이크 안 내리고 운전했다"
  6. 6설리 MC로 한 ‘악플의 밤’... 방송 폐지 두고 온라인 공방전
  7. 7'자연이 만들고 울산이 가꿨다'…태화강국가정원 18일 선포식
  8. 8 보행 장애 김현태 씨
  9. 9경남 거제 원룸서 일가족 3명 숨진 채 발견
  10. 10올가을 첫눈 내린 설악산…작년보다 사흘 빨라
  1. 1한국 북한 축구 중계 불발 ‘경기 진행 상황 인터넷으로’
  2. 2北, 南에 평양원정 경기영상 제공키로…녹화중계 가능할 듯
  3. 3벤투호, 북한 격파 '손흥민-황의조' 투톱 공격 선봉
  4. 4'관중·중계' 없는 황당 경기…남북 축구 0:0 득점 없이 비겨
  5. 5베트남 축구협회 "박항서 감독과 꼭 재계약할 것"
  6. 6북한 평양원정 경기 영상 제공... 녹화중계는 가능할 듯
  7. 7“가을 타는 다저스, FA ‘콜’ 데려와라”
  8. 8조성환? 허문회?…롯데 감독 국내파에 맡긴다
  9. 929년 만의 평양 남북축구…기묘한 ‘3無 경기’
  10. 10마라톤 킵초케, 국제육상 올해의 선수 후보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대학이 가져온 ‘부’- 독일 하이델베르크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친환경에서 캔 ‘노다지’- 독일 프라이부르크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감동스러운 도시건축을 만나고 싶다
진정한 탈일본을 결단할 때
기고 [전체보기]
부산시 국립특수학교 부지 허가를 /김석주
대마도 슬기로운 활용법 없을까 /최용오
기자수첩 [전체보기]
문화 축제로 진화하는 BIFF /김민정
시커먼 흙, 시커먼 기억 /배지열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귀농 귀어 귀촌에도 균형발전 없는 나라
달에는 토끼가, 지구에는 청룡이 산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힐링의 악기 ‘깡깡이’ 해금
조선 시대 선비들의 음악문화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억울함’에 귀 기울이는 자세 /이병욱
균형발전으로 성장엔진 불붙여야 /조민희
도청도설 [전체보기]
뉴스 흘리기
마라톤 2시간 벽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과 다섯 수레의 책
조선시대 ‘북캉스’ 풍경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짜장면과 라면 그리고 염치
기장 멸치액젓과 스팸
사설 [전체보기]
조국 전격 사퇴, 정쟁 접고 갈라진 민심 수습해야
수출 활로 잰걸음 조선기자재 산업, 재도약 발판 되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소산소사’의 사회, 고용연장이 해법
중앙정부와 지자체 복지 역할 재정립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절망 속에서 탄생한 명작
패배한 청년의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정신 줄 놓지 말고 다시 도전하자
감정적 대응은 일본을 웃게 만든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부산 공공기관 혁신 이번엔 제대로 될까
서울 인구 1000만 붕괴의 명암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가을을 여는 모차르트
가을의 문턱에서…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삶
양해 바라지 말고 용서 구하자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연객 허필의 ‘묘길상도’
김윤겸의 실경산수 ‘태종대’
  • 동남권 관문공항 유치기원 시민음악회
  • 골든블루배 골프대회
  • 2019맘편한부산
  • 기장캠핑페스티벌
  • 제21회부산마라톤대회
  • 2019아시아 트레일즈 컨퍼런스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