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스포츠 에세이] ‘학조부모’께 권하는 전래놀이 /손준구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8-14 19:23:34
  •  |  본지 2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손주랑 뭐하며 놀까요?”

엊그제 박모 교장이 내게 물었다. 그는 3년 전 정년퇴임을 하고는 곧바로 ‘학조부모’가 됐다. 학조부모는 손주를 위해 학부모 모임에 참석하고 학원의 일정과 숙제까지 관리하는 조부모를 일컫는 신조어다. 단순히 육아만을 전담하는 ‘할빠(할아버지+아빠)’나 ‘할마(할머니+엄마)’의 역할을 넘어선다. 박 교장에겐 손주가 셋이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유치원생 그리고 세 살배기다. 아들 딸이 맞벌이로 정신이 없어 조금 거들려다 그만 덜컥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최근 박 교장 부부처럼 학조부모가 된 이가 부쩍 늘고 있다. 무엇보다 베이비부머가 대거 은퇴하면서 이런 학조부모가 양산되고 있다. 이들 베이비부머는 재취업을 원하면서도 맞벌이 자식들이 측은해 손주들을 맡는다. 현실적으로 탁아 비용이 만만찮은데다 좋은 베이비시터를 구하려면 3대가 덕을 쌓아야 된다니 어쩌겠는가.

올해 한국보육진흥원에 따르면 학조부모 비율은 12세 자녀를 둔 맞벌이가구 중 60%정도라고 추산된다. 올해부터 전국 시·도교육청이 학조부모 대상 교육을 운영했거나 계획 중인 이유다.

박 교장의 아내는 손주들의 국어 영어 수학을, 박 교장 자신은 여러 행사와 체육을 맡고 있다. 그는 “에고, 이 나이에 무슨 팔자가…”라고 푸념하면서도 즐거운 기색이 역력하다. 그런 박 교장이 깐깐하게 자꾸 캐물었다. “아이들의 활동 욕구는 채워줘야 돼요. 하지만 내가 함께하긴 버겁죠. 애들이 다칠까 겁나고. 결국 이런 운동이 궁금해요. 나도 애들도 맘껏 놀 수 있는 운동. 그러면서 안전한 게 뭘까요? 또 인성교육에도 좋은….”

박 교장의 물음에 나는 “글쎄요. 그렇게 좋은 운동이 뭘까요?”라고 되묻고는 잠시 생각하다 ‘전래놀이’ 얘길 슬쩍 꺼냈다. 전래놀이는 민속놀이나 전통놀이라고도 부른다. 학자들마다 해석 차는 있지만 ‘옛날부터 지금껏 우리 민족이 즐기며 전승해 온 놀이문화’란 점에서 이견은 없다.

전래놀이는 꽤 많이 있다. 하지만 삼국시대부터 오늘까지 전승해 온 몇 가지만 살펴봐도 족하다.

먼저, 축국이다. 이것은 둥글게 감은 새끼줄이나 짐승 오줌보를 활용한 공놀이다. ‘축국을 하다 김춘추의 옷고름이 끊어졌다’는 삼국사기 기록이 있을 정도니 그때도 인기스포츠였나보다. 화랑들은 축국을 하며 체력과 협동심을 길렀다.

긴 막대기로 짧은 막대기를 치는 자치기도 재미있다. 북한에선 ‘메뚜기치기’로, 경상도에선 ‘땟공치기’라 부르는데 야구나 골프로 얻는 효과와 비슷하다.

손바닥만 한 납작한 돌을 땅에 세워놓고 다른 돌로 던져 쓰러뜨리는 비석치기는 어떨까. 어린 손주들에겐 볼링운동만큼이나 통쾌하지 않을까. 얇고 긴 막대기를 던져 통에 넣는 투호도 흥미롭다. 이는 집중력과 인내심을 기르는 데 이롭다. 윷놀이나 공기놀이는 아직도 유행한다. 아이들의 사지감각을 자극하고 두뇌를 계발하는 데 좋은 놀이들이다. 이밖에 조선 시대부터 성행해온 딱지치기나 줄 뛰어넘기도 해봄 직하다. 특히 줄 뛰어넘기는 고무줄 개발이후 전국 모든 여아의 필수놀이가 됐다.

아이들은 놀면서 성장하고 배운다. 전래놀이 연구들을 보면, 대개의 놀이는 체력 육성과 스트레스 해소, 정서 순화에 유익하다. 언어력과 사고력의 발달은 물론 창의성 계발에도 좋다.
이뿐일까. 박 교장 부부처럼 학조부모로서 손주들과 즐겁게 소통하며 친밀감을 쌓는 데도 참 좋겠다. 또 젊은 부모보다 인생의 경륜이 지긋한 조부모에게 더 어울리는 게 전래놀이다. 어린 시절 자신이 즐겼던 놀이를 손주들과 함께 해보는 건 의미가 크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그때 그 시절 추억담을 손주들에게 들려주는 것도 정말 값진 팁이다. 마침 추석이 한 달가량 남았다. 슬슬 준비하면 딱 안성맞춤이겠다.

부산교대 교수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호두까기 인형이 만드는 8월의 크리스마스
  2. 2고리원전 인근 드론비행 잇단 적발
  3. 311개국 코미디 고수들 출동…열흘간 쉴 새 없이 웃음폭탄 투척
  4. 4[메디칼럼] 과거 향수에 갇혀 늙어버린 나라 /김부경
  5. 5부전마산복선철 배차간격 확 줄여야
  6. 6진주, 빅데이터·AI기반 교통안전도시 된다
  7. 7하반기 금융권 공채…은행만 2000명 뽑는다
  8. 8우리은행, 추석 앞두고 중소기업에 15조 지원
  9. 9부산대 정외과 동문도 ‘위안부 동원 부정’ 교수 규탄
  10. 10지리산 능선…가을 알리는 야생화 만개
  1. 1부산의료원장 A씨 "조국 딸 혼자가 아닌 ‘다수 제자’들을 위한 장학금"
  2. 2청문회 앞둔 조국...웅동학원 관련 의혹이 제기되다
  3. 3조국 딸 의혹에 “내일이라도 청문회 열어달라” 청문회 일정은?
  4. 4점점 커지는 '조국 의혹'…野 '집중포화' 돌파할까
  5. 5조국 가족 운영하는 '웅동학원'…청문회 앞두고 재조명
  6. 6한일 외교장관, 21일 베이징서 회담…갈등해법 모색 주목
  7. 7위장 이혼·위장 매매 의혹 조국의 전 제수, 호소문 전달해... "아이가 상처받지 않게 해주세요"
  8. 8한국당, 오늘 조국 일가 "위장매매·소송사기 혐의" 고발
  9. 9최인호 "내년 수도권 인구 비수도권 추월…균형 발전 필요"
  10. 10조국 "인사청문회 내일이라도 열어달라…의혹 설명할 것"
  1. 1하반기 금융권 공채…은행만 2000명 뽑는다
  2. 2우리은행, 추석 앞두고 중소기업에 15조 지원
  3. 3오시리아단지 ‘완판’ 임박…잔여부지 투자자 속속 등장
  4. 4돈세탁 의심 금융거래, 지난해 100만 건 육박
  5. 5IMO(국제해사기구) 규제 앞둔 부산항, 대기질관리구역도 지정…선사 비상
  6. 6반도체 흔들리자…상반기 상장사 순익 43% 급감
  7. 7‘홍콩 악재’ 투자자 불안 커지는데 금감원 “지수 연계 ELS(파생결합증권) 손실 희박”
  8. 8웅동 배후단지 입주할 신규업체 내달말 모집
  9. 9갤노트10 홍보 트레일러 전국 누빈다
  10. 10취미용 드론 성능 천차만별
  1. 1조국 딸, 의전원 포기 않고 용이 되려 했나…두 번의 유급과 장학 혜택의 모순
  2. 2조국 딸 사진 명예훼손 처벌 가능…문제의 본질은 어디로
  3. 3초오 달여 먹고 또 사망 사고…“사약 재료로 사용된 독한 약초”
  4. 470대 몰던 승용차 인도 돌진해 30대 임산부 덮쳐
  5. 5‘우 순경 사건’ 우범곤 순경 총기난사… 주민 62명 사망·33명 중경상
  6. 6주택에 침입해 여성 속옷 훔친 40대 구속…모두 3차례 걸쳐 범행
  7. 7금난새, 서울예고 교장 사임 의사 전달…과거 ‘교장이 출근하지 않는다’ 감사
  8. 8수원 아파트 균열 발생… 1991년 지어진 건물, 8~9개 층에 5cm ‘쩍’
  9. 9양산지역 특성화고 설립 추진 잰 걸음
  10. 10'한강시신 사건' 장기화할 뻔…경찰 대응 논란
  1. 1코미어 꺾은 미오치치, 1년 1개월만에 헤비급 타이틀 탈환
  2. 2퀴라소 야구 네덜란드 유럽야구선수권 우승 안기기도
  3. 3 한국, 퀴라소에 4-0 완승… “다음은 일본전!”
  4. 4램파드 첫승 또 실패... 첼시vs레스터 1-1 무승부
  5. 5추신수, 3년 연속 20홈런…미네소타전 동점 홈런 쾅
  6. 6추신수 3년 연속 20홈런…최지만 끝내기 안타
  7. 7 친정팀 만날 다익손, 롯데 구원의 손 될까
  8. 8권순우 US오픈 테니스 예선 3번 시드
  9. 9EPL 최고 왼쪽 풀백 애슐리 콜, 축구화 벗고 지도자로 2막 연다
  10. 10‘30인 생존게임’ 한국선수 중 임성재만 웃었다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대학이 가져온 ‘부’- 독일 하이델베르크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친환경에서 캔 ‘노다지’- 독일 프라이부르크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이기대·청사포가 눈앞서 사라진다면
2030엑스포 개최에 관한 간절한 소망
기고 [전체보기]
부산포해전을 부산대첩으로 격상하자 /서정의
‘문화도시 부산’에 대한 소고 /김배경
기자수첩 [전체보기]
극한직업의 수상구조대 /임동우
옛 해운대역 도시재생 롤모델로 /이승륜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달에는 토끼가, 지구에는 청룡이 산다
기생충의 세상, 그 우화의 이면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전통 가곡인가, 한국 가곡인가
음악과 통일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신라젠 쇼크 줄여야 바이오가 산다 /이석주
“한가한 소리 하고 있네” /하송이
도청도설 [전체보기]
색깔 혁명
그린란드 매입설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조선시대 ‘북캉스’ 풍경
데이비드 호크니의 첫 생각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경상도의 여름음식 찜국
품종을 따져라, 밥맛이 달라진다
사설 [전체보기]
조국 후보자 잇단 의혹 청문회서 명명백백 밝혀야
한일 외교장관 내일 회담서 갈등 해법 머리 맞대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중앙정부와 지자체 복지 역할 재정립
‘건강보험 하나로’와 문재인 케어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예쁘고 행복한 그림의 화가
바람둥이 화가의 영원한 사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일본은 실수했다
창의성, 한국기업의 다음 생존전략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조국의 ‘서해맹산(誓海盟山)’
두 정치인의 죽음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더위 식혀주는 음악들
7월의 음악예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닭백숙과 와인…더위를 이기는 조합
‘디오픈’ 우승컵은 와인 주전자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윤겸의 실경산수 ‘태종대’
김정희를 흠모한 이한복
  • 2019아시아 트레일즈 컨퍼런스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제5회 극지 해양 도서 독후감 공모전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