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기고] ‘문화도시 부산’에 대한 소고 /김배경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8-15 19:17:37
  •  |   본지 2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문득 ‘문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해본다. 공직생활 중 상당 기간 문화행정을 맡아온 나도 이 질문에는 새삼 고민된다. 정의야 어쨌든 문화가 한 도시, 한 국가의 위상을 좌우할 만큼 큰 힘을 가졌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더구나 문화의 세기라고 하는 지금, 문화의 힘은 나날이 강력해지고 있다.

‘장기 비전 없는 부산시 문화행정 이대로는 안 된다!’ ‘부산시 문화수장 자주 바뀐다!’ 부산문화와 관련해 자주 듣는 말이다. 문화행정에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중장기 계획 없이 근시안적으로 펼쳐지는 문화정책에 대한 문제 제기일 것이다.

부산에는 세계적 영화제로 성장한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를 대표하는 ‘부산비엔날레’, ‘부산국제연극제’ 등 장르별로 자랑할 만한 성과도 적지 않다. 그러나 계량화된 지표는 부산문화의 현주소를 아프게 보여준다. 인구 100만 명당 문화기반시설 수는 전국 최하위, 영화를 제외하고는 20%도 넘지 못하는 낮은 문화예술 관람률, 문화정책에 대한 낮은 만족도. 그간 부산시 문화행정이 시민들 눈높이에 맞추지 못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최근 부산시가 발표한 ‘부산문화 2030비전과 전략’은 이런 현실을 인정하며 만들어낸 중·장기 계획이다. 이 계획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시민들이 현실적으로 원하는 문화적 요구를 담아내자는 것이었다. 또 하나, 지금의 부산만 볼 것이 아니라 시대와 세계 변화를 수용해 10년 뒤에도 근본 틀을 흔들지 않고 이어갈 수 있는 중장기 비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부산시의 일방적 정책수립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부산시는 최초로 민간이 주도해 내용을 채우고 부산시가 실행 가능여부를 검토하는 상향식 정책수립 방식을 도입했다. 총 40여 차례 걸쳐 일반 시민과 현장 전문가 등 무려 3300여 명이 머리를 맞대 비전을 완성했다. 정책 수립과정 자체가 문화 민주주의 실현의 모범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부산시는 매년 이 비전이 어느 단계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시민들에게 이행상황을 공표해가며 또박또박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부산문화 2030 비전과 전략에는 무엇이 담겼을까? 오늘날 문화에 대한 시민의 욕구는 본인 스스로 시간과 비용을 할애하고 소비하는 수준을 이미 한참 넘어섰다. 정부나 지자체로 하여금 문화를 만들어서 ‘내’가 있는 곳까지 공급하기를 요구하는데까지 이르렀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선 나라에서 당연한 요구일 것이다.

부산문화 2030 비전과 전략은 이러한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동네 어디나 있는 작은 공원들을 문화와 소통의 공간으로 만드는 정담정 조성사업이다. 2030년까지 적어도 100곳이 만들어진다. 동네서점 20곳을 선정해 복합생활문화공간으로 만들고 전국 최초 문화정보 플랫폼 E-문화파크도 구축한다. 어르신들은 문화에서 소외받는 대표적 계층이다. 동네 노인정 200곳을 생활문화공간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문화를 즐기는 도시, 그것이 이 비전의 지향점이다.

전문 공연시설 확충도 게을리 할 수 없다. 부산의 문화적 위상을 한 단계 높여줄 오페라하우스는 2022년 북항 문화지구에 들어선다. 부산시민공원에는 2000석 규모의 부산국제아트센터가 우뚝 서 공연예술 기반이 획기적으로 확충될 것이다. 부산문화 2030비전과 전략은 이러한 내용들을 비롯해 10대 전략, 27개 과제, 89개 세부과제를 조목조목 담고 있다.

이 비전을 성공적으로 실행해 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주체는 바로 ‘문화시민’이다. 우선 이번 주말부터 가까운 공연장이나 미술관, 박물관, 생활문화센터에 나가보자. 지역 문화예술인들을 만나 어우러지고, 그들의 작품들을 감상해보자. 시민 한 명 한 명의 발걸음이 부산 문화의 근육을 키우고 피를 돌게 할 것이다. 또 하나의 핵심주체인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부산 시간의 소통도 중요하다. 비전을 실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부산시는 문화예술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듣고, 또 들으려 한다.

이제 부산 문화시정의 새로운 10년은 출발점에 섰다. 10년 뒤, 백범 김구 선생의 말씀처럼 ‘한없이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부산이 되어 있기를 기대해본다.

부산시 문화체육국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자갈치 관광버스 주차 숨통 트인다…롯데 부지 무상사용
  2. 2타인의 영화 필름 나르던 소년, 마침내 자신의 세계를 비추다
  3. 3국감서 발언하는 해양수산부 장관
  4. 4주 13.7시간(비정규직 평균 근로시간)…‘초단시간 노동’ 덫에 갇힌 부산
  5. 5비온 뒤 14일 기온 뚝…부울경 최저 8~14도
  6. 6민주 부산시당 “국제신문 정상화, 대주주·법원 나서야”
  7. 7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8. 8PF ‘돈맥경화’…해운대 옛 홈플·세가사미 개발 잇단 좌초
  9. 9“시민 1인 1스포츠가 일상인 부산으로”
  10. 10‘청문 부적격 2인’ 임명 고심…전재수 “치명적 흠결 못 찾아”
  1. 1민주 부산시당 “국제신문 정상화, 대주주·법원 나서야”
  2. 2“북극항로 경제성 철저검증…후속계획 반영을”
  3. 3법정 이어 국감까지…LH, 명지 폐토사 처리 뭇매(종합)
  4. 4경찰청장 대행 “한동훈 딸 의혹, 재수사 가능성 배제 안 해”
  5. 5국힘 ‘골프 특검법’ 예고하며 공세…주진우 ‘명 끊을 때’ 댓글에 與 격분
  6. 6[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35.2%…민주 35.5%·국힘 41.3%
  7. 7경찰개혁·김지용 중수청장 청문도 공방 예고…부산 해수부 첫 국감
  8. 8경남도 대변인 “박완수 지사 13시간 조사, 정치공세 대상 되면 안 돼”
  9. 9與·한동훈 점입가경 공방 인신공격까지(종합)
  10. 10[속보]국감까지 간 '부캉이' … 여야 "상어 생태환경 연구확대 필요"
  1. 1PF ‘돈맥경화’…해운대 옛 홈플·세가사미 개발 잇단 좌초
  2. 2“항만공사 통합 목적·절차 불투명” 여야 없이 질타
  3. 3AI인재 양성 지원금 94% 수도권 쏠림…부산 1.5% 불과(종합)
  4. 4상호금융 339곳 대출 연체율 10%
  5. 5감천항 동편부두 이름 ‘원양부두’로
  6. 6부산서 ‘순직선원 위령제’ 열린다
  7. 7주가지수- 2026년 10월 12일
  8. 8부산TP 지원 3社, 정부 AI·자율제조 사업 따내
  9. 9수입 수산물 유통이력 위반, 5년 전 0건 → 작년 73건
  10. 10정부 ‘자율운항 협력’ 조선 공정으로 확대
  1. 1자갈치 관광버스 주차 숨통 트인다…롯데 부지 무상사용
  2. 2주 13.7시간(비정규직 평균 근로시간)…‘초단시간 노동’ 덫에 갇힌 부산
  3. 3비온 뒤 14일 기온 뚝…부울경 최저 8~14도
  4. 4“시민 1인 1스포츠가 일상인 부산으로”
  5. 5‘청문 부적격 2인’ 임명 고심…전재수 “치명적 흠결 못 찾아”
  6. 6박완수 도지사 경찰조사 후폭풍…진보당 “사퇴하라” 道 “왜곡 말라”(종합)
  7. 7“복지시설 몇 년 일했지만 퇴직금 0원”…공공부문도 꼼수 채용
  8. 8‘100원 등하교 버스’ 경남 전역 확대…기초학력전담교사도 늘려
  9. 94개월 만에 김경수 만난 박완수 지사 “제도 개선되면 부울경특별연합 검토”
  10. 10미란다 원칙 고지 않고서 허위 보고한 경찰 재판행
  1. 1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2. 2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3. 3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4. 4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5. 5과감한 샷 2R 버디 11개 폭발…유현조 ‘부산의 퀸’(종합)
  6. 6울주군, 삼남읍 교동리에 ‘울주실내테니스장’ 개장
  7. 71부 승격 향한 마지막 질주…부산아이파크, 막판 승점 쌓기 총력전
  8. 8유도 차세대 간판 이현지, 세계선수권 정상 메치다
  9. 9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10. 10허훈·킹 47점 합작에도…KCC, KT에 접전 끝 패배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발탁해놓고 감찰
대통령의 SNS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30% 중반 고착된 지지율, 국정 전반 재점검해야
교사 심리상담 급증…교권 침해 더는 방치 안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개척자 정신
빚을 물려받는 사회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무(武)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