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74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에 “대화와 협력의 길에 나온다면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며 한일 분쟁의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아울러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 나라’ 건설을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었지만,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아직 이루지 못했다”며 동아시아의 평등한 협력 견인 등을 새 나라 건설의 목표로 제시했다. 일본과의 평등한 협력이 새 나라 건설의 필수요건임을 강조한 셈이다. 한반도와 동아시아 미래에 대한 올바른 방향 설정이란 점에서 적극 환영한다.
문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한일 분쟁의 발단이 된 일제 강제징용을 비롯한 과거사 문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웃나라에 불행을 주었던 과거를 성찰하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끌어가기를 바란다”고 완곡하게 표현했다. 문제를 대화로 풀기 위해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이번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앞서 기회 있을 때마다 일본에 대화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런 만큼 이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화답할 차례다. 추가 경제 보복을 통해 사태를 악화시키지 말고 대화에 나서기를 당부한다.
일본 시민사회에서도 아베 정권에 반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10만 조합원을 둔 일본 전국노동조합총연합 오다가와 요시카즈 의장은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경제적으로 풀어가는 것은 정경 분리 원칙에 어긋나고 도리에도 맞지 않다”고 했다. 침략전쟁과 식민지배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는 아베 정권의 ‘역사 수정주의’를 비판하는 시각이다. 한일 분쟁의 외교적 해결 분위기를 조성하려면 이처럼 보편적 인권과 평화를 추구하는 양국 시민세력의 연대가 필요하다.
우리 역시 감정적 대응을 자제해야 한다. 아베 정권의 잘못을 일본 국민 전체의 잘못으로 부풀려 반일 감정을 선동하는 것은 옳지 않다. 사리에 맞는 이성적 양식과 누구나 인정하는 실력을 갖추지 않으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 나라’의 국민이 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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