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옴부즈맨 칼럼] 광복절 지면을 보면서 /김유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8-20 19:54:56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얼마 전 ‘완월동’을 취재하고자 하는 대학생들과 함께 집결지 일대를 둘러봤다. 햇볕이 잘 들지 않고 이제는 사람 출입도 끊겨서 곰팡내가 나는 빈 건물들을 보면서 분명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도심 재개발을 주도해서 이익을 볼 건물주들은 바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해 온 업주들이 아니던가. 여성단체는 성매매 집결지 여성을 위한 재활센터를 짓고 공공성을 살린 재개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견 그 취지에 동의해서 완월동 취재에 함께하기로 마음을 먹긴 했지만, 현장 활동가에게 던지는 대학생들의 질문이 쉽게 끝나지 않는다. 집결지 여성들은 왜 떠나지 못하고 있나. 부산시와 관할 구청, 경찰은 왜 단속하지 않는가. 이들에게 과연 지원이 필요한가 등…. 요약하자면 성매매가 자발적인 영업행위가 아니냐는 의문점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상당한 질문과 답변이 오가고 나서야 팀원 전체는 집결지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바로 성매매 피해 여성이라는 인식을 같이하게 됐다. 피해자 이미지에 대한 좁고 정형화된 편견을 깨는 게 담론을 확장하기 위한 우선 조건이라는 생각을 했다.

최근 부산대 이철순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사실과 달리 부풀려졌다고 발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 존재 자체를 부정한 게 아니라 길에서 납치하거나 사냥하듯이 잡아간 것은 아니라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강제연행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여성들을 모집했다고 해도 위안소를 운영한 것은 전쟁범죄이고 거기엔 이득을 본 가해자가 존재한다. 이 교수가 굳이 강제성을 부인하는 이유는 아마 일본군 위안부가 전쟁에서 일방적으로 희생당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지자는 의도일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는 ‘강제로 끌려간 어린 소녀’라는 이미지가 정형화될수록 그 사례에 해당하지 않는 피해자들은 주변으로 밀려난다. 주변부 이야기에는 언론의 주목도 역시 덜하다.

광복절을 즈음해서 국제신문은 위안부 문제를 여러 차례 기사로 다뤘다. 1400번째 수요집회와 위안부 기림의날 행사를 스케치하고 위안부 이야기를 담은 영화와 책을 소개했다. 하지만 어쩌면 이미 많이 찾는 현장의 안전한 이야기일 수 있다. 조금 생소하고 혼란스럽더라도 주변부 서사를 다뤄서 질문을 던졌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광복절인 8월 15일과 그다음 주가 시작되는 19일, 국제신문 1면에 실린 뉴스는 부산 아파트 분양가가 하락했다는 소식이었다. 이 뉴스가 시사하는 점은 뚜렷하지 않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냈을 수 있다, 그러나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다, 해운대와 수영, 동래에서 고분양가 아파트가 많이 나왔는데 이 지역에서 분양이 없어 평균가격이 하락했다는 정도다. 부동산 규제정책이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인상을 주지만 본격적인 분석 기사가 아니었다. 분양가 하락은 집값 하락에 비하자면 더욱 부분적인 이야기이기도 하고 과연 그날 가장 주목할 뉴스인가 의문이다. 1면을 광복절이란 계기를 살려 더 주목성 높게 구성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가끔 어떤 기사를 읽을 때는 이 글이 바이라인을 단 기자가 쓰고 싶었던 기사일까, 아니면 해당 출입처에 배치된 1인의 마감용에 가까울까 생각한다. 이 기사의 주인은 누구일까. 세월호가 물에 잠기고 언론이 질타를 받을 때 어떤 기자는 ‘기레기’를 만든 원인 중 하나를 출입처라고 짚었다. 기자마다 개성과 전문성이 발현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거다. 당시 그 기자는 반년간 세월호만 취재하는 중이었는데 그렇게 인력을 배치한 게 주간지에서도 이례적인 시도이자 기자에 대한 배려라고 했다.

진짜 쓰고 싶은 글을 쓰기보다 써야 하는 글을 쓰느라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면 활력을 찾기는 어려울 거다. 기자가 자기 글을 쓸 수 있도록 면이나 기사 구성 배치를 아예 뒤엎어버릴 수는 없을까. 매체가 너무 많다고 하는 요즘 종합일간지를 읽을 때 느끼는 점이다.

부산민언련 사무차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3. 3조용히 작품의 중심 잡아주던 사람…‘영원한 별’ 안성기 추억하다
  4. 4[속보]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초청공연 추진 안 해
  5. 5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6. 6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7. 7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8. 8“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9. 9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10. 10[사설] 비타민이라 속여 주사맞혔나…진실 규명 시급하다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3. 3“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4. 4김민석, 주진우 겨냥 “막말 땐 자격 정지 추진”
  5. 5李대통령 “늘어난 청소년 자살률…학업문제 등 강력한 대책 찾아야”
  6. 6KTX·SRT 통합, 이재용·최태원 증인채택 두고 여야 신경전
  7. 7與, 신천지 가입 정황 확인…후속 조치 주목(종합)
  8. 8강경화 “한미 협의 쉽지 않아” 시인…국힘 “정부, 혈맥 막혔는데 뭐하나”(종합)
  9. 9한동훈, 법무부 장관 재직시 딸 '허위스펙' 수사무마 의혹으로 고발당해
  10. 10“부산 情 담은 뮤지컬 ‘당신만이’를 관광 콘텐츠로”
  1. 1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2. 2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3. 3닻 올린 HMM 부산시대…5년간 15조·2만 명 고용 효과
  4. 4해양·파생특화 넘어 디지털금융으로…부산 금융도시 고도화
  5. 5해수장관 “내년 북극 시범운항 車운반선 등 확대”(종합)
  6. 6반도체주 추락에 5%대 급락…코스피 간신히 6000선 방어(종합)
  7. 7고리 3·4호기 계속운전 심사 개시…사고관리계획서도 상정(종합)
  8. 8광고산업 수도권 집중 심화…“지역업체 살려야”
  9. 9IMF "올해 韓 1인당 GDP 4만3512달러"…부채전망은 대폭 하향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3일
  1. 1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2. 2[속보]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초청공연 추진 안 해
  3. 3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4. 4울산 울주군 화학제품 제조업체서 불, 대응 1단계 인력 200명 동원 진화중
  5. 5동명대 스마트해양, 신라대 AI웰라이프, 고신대 AI헬스케어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4일
  7. 7정신건강복지법 개정 갈등 심화…부산지역 심리학과 등 시국선언
  8. 8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87> 배우 강석우
  9. 9출처불명 선박 ‘뒷기름’ 40억 원어치 유통업자 집유 2년
  10. 10부산외고 학생들, 독립운동가 후손 초청 감사제
  1. 1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2. 2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3. 3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4. 4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5. 5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6. 6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7. 7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8. 8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9. 9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10. 10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사형 생중계
발탁해놓고 감찰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국감서 국제신문 회생 지연 지적…대주주는 결단하라
비타민이라 속여 주사맞혔나…진실 규명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개척자 정신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