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미술계가 요즘 시끄럽다. 김선희 부산시립미술관장을 둘러싼 논란 때문이다. 김 관장이 미술관 아트숍 업주에게 특정 작가의 작품 진열과 자신의 소장품 판매를 강요하고, 부산미술협회 주최의 부산미술대전에도 전례없는 대관 조건을 붙이는 등 지역 미술계를 홀대했다는 것이다. 김 관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을 해명했으나 관련 단체와 지역 미술인들은 김 관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 관장의 해명대로 아트숍도 미술관 부속시설이기 때문에 판매 물품이 일정 정도 수준을 담보할 필요성은 있다. 그러나 엄연히 입찰을 거쳐 입점했고 수익을 내야 하는 민간업체다. 임박한 특별전의 손님들을 의식해 고가 작품을 판매도 아닌 전시 목적으로 진열하게 한 것은 누가 봐도 무리수다. 특히 김 관장은 주인이 누구인지 밝히지 말고 개인 소장품을 팔아달라고 아트숍에 요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김 관장의 처신과는 별도로 타 지역 출신 관장이 올 때마다 부산시립미술관이 잡음에 휩싸이는 건 이제 상례가 되고 있다. 그 근본엔 타지인에 대한 지역 미술계의 거부감이 깔려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소동의 이면에도 김 관장이 지역을 무시한다는 불만이 자리하고 있다. 아트숍에서 철거된 상품이 상당수 지역 작가 작품이고, 부산미술대전 대관 문제도 “미술관 예산이 20억 삭감됐는데 이 돈을 가져오면 빌려주겠다”는 식의 발언이 미술인들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김 관장 문제와 관련, 부산시 감사가 진행 중이라니 진실 여부가 제대로 가려지길 바란다. 하지만 양측의 갈등과 반목이 더 문제다. 관장이 일방적으로 미술관을 운영하면서 구설을 자초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 문화인들과의 소통은 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일이다. 지역 미술계 역시 자신들의 행동이 자칫 텃세로 비치지 않도록 돌아봐야 한다. 이런 류의 갈등은 부산 미술이 전국과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아무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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