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대한 집중감사를 바탕으로 시내버스 준공영제 혁신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오거돈 시장은 대중교통요금 부담 완화, 무료환승제 시행, 대중교통소외지역 버스노선 투입, 운수종사자 고용 안정 등 준공영제의 긍정적 효과에도 감사결과 일부 버스업체에서 방만 경영과 채용비리, 횡령 등 비리가 발생해 운송과 관련 없는 비용이 준공영제에 반영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부산시의 버스업체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에서 기인하였다면서, 현재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총체적 난국’으로 평가하면서, 편의성 제고, 투명성 강화, 효율성 향상의 시내버스 준공영제 혁신의 3대 전략과 18개의 중점 과제를 발표하였다. 핵심은 노선입찰제 도입, 회계 공유시스템 구축, 공익이사제 도입, 업체 간 경쟁을 통한 최하위업체 준공영제 제외 및 대형법인화 유도이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버스업체와 승객 간 운송계약을 내용으로 하는 사업이자 사적 자치의 대상인 버스운송사업에, 시민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질 높은 시내버스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부산시와 버스업체가 협약을 맺고 그에 따라 시행한 민관혼합의 버스운영체계이다. 준공영제는 어디까지나 민영제를 기초로 하되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사후적으로 운송원가를 보전하는 제도로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노선을 소유하고 공공부문에서 직접 버스운영을 담당하는 공영제와는 엄격히 구분된다.
그리고 부산시와 버스업체가 체결한 협약에 따르면 부산시 준공영제의 경우 노선소유권은 버스업체가 보유하면서 그 배차권 및 노선 조정권만을 부산시가 확보하고 부산시가 표준운송원가 대비 부족한 버스 운송수입금을 버스업체에게 보전해주기 위해 운송 수입금을 지자체와 버스업체가 공동 관리하는 수입금관리형 준공영제이다.
즉 부산시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시작은 부산시와 버스업체 사이의 협약, 즉 합의를 기초로 한 것이다.
하지만 부산시의 시내버스 준공영제 혁신계획은 마치 정부가 국민에게 신뢰를 잃은 공기업에 대하여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부산시가 버스업체에 지급하는 재정적 지원금 중에는 유가보조금, CNG버스·저상버스 구입보조금 등 법적 근거가 명확한 보조금도 있지만 준공영제 협약 이행에 따른 버스업체의 손실을 보전해주는 손실보상금의 성격을 가진 금원도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가 버스업체에 재정적 지원금을 지급한다는 이유만으로 혁신계획을 강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버스업체들은 어디까지나 다른 사기업들과 같이 헌법 제15조 직업선택의 자유에 의하여 보장되는 기업경영의 자유 내지 영업의 자유가 있다. 아울러 헌법 제10조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에서 도출되는 계약의 자유, 나아가 헌법 제23조의 재산권을 보장 받고, 헌법 제119조 및 제126조의 자유시장경제질서에 따른 제도적 보장 안에 있다는 점에서 부산시가 혁신계획을 버스업체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한다면 버스업체들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다분하다. 이를 고려하면 재정 지원금을 재정투입 목적별로 소요 예산을 분리하여 편성하고, 그 증감액 및 내역을 시의회의 예산 승인 시 시민에게 공개하고, 현재의 전 버스노선의 준공영제 이후 노선 변경 내역 및 그 사유와 변경에 따른 재정 투입금 증감액을 공개하며, 비판받는 준공영제 운영의 근간인 협약 개정을 위하여 계약 상대방인 버스업계와 협의하는 자리부터 만들라는 버스업체의 요구는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버스업체의 과오를 빌미로 모든 책임을 버스업체에 돌릴 것이 아니라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따른 부산시의 재정적 지원금이 증가한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재정투입 목적별로 구분하여 증가 여부 및 원인을 살리고 그 내용을 공개하는 것부터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부산시가 시민을 위하여 준공영제를 도입하고, 지금 다시 시민을 위하여 준공영제를 혁신하는 만큼 준공영제 근간인 협약 체결 당사자이자 부산시민의 한 사람인 버스업체와 원만한 합의를 통하여 혁신계획을 결정하고 시행하기를 기대한다.
변호사·법무법인 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