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를 둘러싼 북미 간 실무협상이 다시 이뤄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어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정부 서울청사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만난 뒤 미국과 북한이 조만간 자리를 함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물론 이날 회동에서 정확한 시기가 제시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비건 대표가 이와 관련해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 만큼 빠른 시일 내 북핵 실무협상이 진행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현재 북미 관계는 지난 6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난 이후 소강상태다. 당시 두 정상은 2~3주 내 실무협상 재개를 합의했지만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등을 트집 잡으면서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북한은 미국의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와 F-35A 스텔스 전투기의 한반도 주변 배치 등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어제는 북한 외무성이 “군사적 위협을 동반한 대화에는 흥미가 없다”는 담화까지 내놨다.
그렇지만 최근 기류를 보면 북미 간 접촉 재개 가능성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이 몽니를 부리고 있음에도 “김 위원장이 테이블로 나와 더 좋은 결과를 얻기 바란다”고 말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이에 북한도 “모든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해 협상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음을 시사했다. 명분만 있다면 얼마든지 미국과 마주 앉을 수 있다는 의미다.
북미 간 대화 재개가 필요한 이유는 자명하다. 북한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다면 한반도 평화정착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남측에 대해 비판적인 언사를 계속하고 있으나 건설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 우리 정부가 절제하고 있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북미는 하루빨리 북핵 실무협상을 다시 열어야 한다. 아울러 정부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미국과 긴밀한 협조 체제를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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