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건설일자리를 검색하면 ‘위험한 일(지난해 기준 485명 사망), 새벽부터 장시간 노동, 열악한 근로조건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고, 건설노동자를 검색하면 ‘무식한, 막노동 등’ 폄하하는 뉘앙스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건설은 늘 일상 속 우리 곁에 있다. 도로를 닦는 일, 새 아파트를 짓는 일, 학교를 세우는 일 등. 건설과 그 일에 종사하는 건설근로자가 없다면 이 세상이 존재하기나 할까?
한때 해외건설 붐으로 한강의 기적을 견인했던 영광스러운 산업이었고 가족의 생계를 지켜주는 소중한 일자리였는데, 어느덧 젊은 층은 외면 하고 국민에겐 대표적인 3D 산업으로 각인된 것 같아 안타깝다.
그럼에도 2018년 기준으로 150만여 명(부울경지역 17만여 명)의 건설기능인이 오늘도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고 기술 관리직까지 합하면 건설업 취업자는 203만여 명이나 된다.
문제는 건설기능인의 고령화가 심각하고 건설일자리를 외국인력(미등록 체류자 3만5500명)이 차지하고 있음에도 근본적인 대책을 추진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건설근로자 고용안정과 복지증진의 기본이 되는 건설근로자법은 벌써 몇 년째 개정안만 발의된 채 이런저런 이유로 미뤄져 왔고, 건설업계는 저가수주 경쟁에 공사비 부족 그리고 이를 만회하기 위한 저임금 외국인 고용이라는 불합리를 반복하고 있다.
필자는 건설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만들 수 있는 지자체 단위의 노력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안전한 일자리로 연간 수백 명의 죽음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사람 중심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건설현장의 안전을 위협하는 많은 요소 중 핵심은 공사비와 공기다. 근시안적인 과도한 예산 절감과 다단계 하도급 과정의 공사비 누수는 무리한 공기단축으로 이어져 근로자의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적정공사비를 지급하되, 이것이 실제로 시공과정에서 쓰이도록 하고 책정된 임금은 근로자까지 전달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지자체 중 서울시(2017년 7월부터)와 경기도(올해 1월부터)에서 시작한 ‘건설근로자 적정임금제’는 안전 제고와 더불어 내국인 일자리 확보에도 기여하고 있다.
둘째, 지역별로 고용지도(job map)를 만들어 공공(무료취업지원사업)과 민간 영역이 건설노동시장에서 경쟁하게 하여 건설근로자와 건설사업자의 구직(구인) 비용을 낮추고 시간을 절약하게끔 해야 한다.
근로자가 주거지 인근에서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해 건설업체는 원거리 인력 확보에 따른 숙소 운영비 등의 비용을 절감토록 하고, 근로자는 가정과 일이 양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근로자가 일한 만큼 건설근로자 퇴직공제제도,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에 정확하게 가입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설계원가에 반영된 공제부금액이나 해당 보험료가 일한 만큼 전액 납부돼야 한다. 일부만 납부된다면 이는 예산 절감이 아니라 근로자의 권리에 대한 침해다.
실제로 부울경의 경우 올해 발주하고 종료된 소규모 현장의 퇴직공제부금 정산율(반영액 대비 실제납부액)은 34% 수준에 그쳤다. 공사금액 100억 원 이상 현장의 경우에는 그보다 높은 75% 수준으로 나타났으나, 이것 역시 일부가 누락되었거나 축소 납부됐을 가능성이 있다.
넷째, 지자체 등이 발주하는 관급공사의 경우 지역건설근로자 고용이나 인건비 등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분석하여 우수 기업에게 입찰 시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불법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억제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어 노정관계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이러한 취지에 공감하는 지자체나 LH 등 주요 발주기관들과 함께 건설근로자공제회도 ‘좋은 일자리’ 만들기에 앞장서고자 한다. 건설근로자는 우리에게 소중한 제일의 고객이기 때문이다.
건설근로자공제회 부산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