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장재건 칼럼] 지소미아, 쪼개진 국익

예상과는 달리 종료 선언…국익 “부합” “외면” 대립각

이번 결정 불가피했다면, 진정한 국익이 무엇인지 정부 스스로 증명해 내야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일본의 경제 보복이 결국 외교안보 문제로까지 번졌다. 우리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전격 선언하면서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줄곧 외교적 해결 등 조심스러운 자세를 유지하던 정부가 예상과는 달리 돌연 강경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청와대 설명은 요컨대 참을 만큼 참았지만, 일본이 국가적 자존심까지 훼손할 정도로 무시로 일관했으며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는 것이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어떤 후폭풍을 몰고 올지는 모르지만, 우리 정부의 강경 대응은 일본이 자초한 것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정부가 연장과 종료 사이에서 오래 고민했듯, 정치권 등의 반응은 극과 극을 달린다.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은 청와대 주장처럼 “국익에 근거한 결정”이라고 옹호한 반면 야권은 “국익을 외면했다”고 맹비난한다. 정부의 이번 결정을 두고 누구든 시각을 달리할 수 있다. 그렇다 해도 국익이 이처럼 두 조각으로 쪼개질 수 있는 건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 결국 국익을 명분으로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내세우는 극한대립이 또 한 번 재연되고 있는 셈이다. 이 와중에 문제의 본질인 일본의 경제 보복은 뒷전으로 밀리는 형국이다.

불똥은 다른 곳으로도 튀었다. 미국이 우리 정부의 결정에 강한 불만을 표명하면서다. 청와대는 당초 “미국은 우리 정부의 결정을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가 “미국과 긴밀히 협의를 했다”고 말을 바꿨다. 미국의 강한 반발을 볼 때 서로 충분한 협의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만약 그렇다면 한미동맹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측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이들에게 한미 갈등은 한일 갈등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폭발적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게 두 가지로 쪼개진 국익의 본질이기도 하다.

사실 이런 문제는 지소미아의 탄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국과 일본이 지소미아 체결을 두고 본격 공식 논의를 시작한 건 2011년이다. 문제는 이듬해 6월 이명박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비공개 안건으로 지소미아를 상정해 통과시키면서 불거졌다. 당시 야당과 여론의 거센 반발로 결국 협정 서명이 취소됐다. 이후 미국은 지소미아 체결의 필요성을 우리 정부에 계속 요구했고, 2016년 박근혜 정부는 졸속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체결을 강행했다. 그러니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이 지소미아 체결을 강력히 비난했던 건 당연하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대선 후보 시절 “우리가 일본에 주는 정보가 무엇이고, 받는 정보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며 지소미아 재협상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실제 지소미아 체결 이후 한일 간에 주고받은 정보의 비대칭성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체결 이후 모두 29건의 정보 교류가 이어졌지만,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받은 정보의 양이 매우 적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지소미아는 체결 당시부터 미국이 한·미·일을 자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 안에 묶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집권 후 지소미아를 계속 유지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지속되면서 한·미·일 삼각 안보 협력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일 터이다. 탄생 과정이야 어떻든, 이처럼 엄중해진 현실을 무시하고 미국과 제대로 협의도 않고 삼각 안보의 한 축을 깨트렸다면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다만, 과연 이번 결정을 두고 국익을 외면했다고 지적하는 게 옳은지는 의문이다. 앞서 언급했듯 지소미아는 한일 간 필요와 함께 미국의 국익을 위한 측면도 없지 않다. 청와대 설명처럼 지소미아 종료가 우리 국익에 부합할지는 아직 미지수이긴 하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 우리와 미국의 국익이 부딪힌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한미동맹이 중요하긴 해도,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금과옥조일 수는 없다.

게다가 미국은 경제 보복에서 비롯된 한일 갈등 과정을 손놓고 지켜보기만 했다. 북핵 협상 또한 자국의 이익에 맞지 않는다면 한순간에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다. 청와대가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면서 미국과의 협의와 관련, 애매한 입장을 보인 것은 비난받을 소지가 있다. 하지만 협의 과정은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며, 중요한 건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을 했다는 점이다.

이제 남은 것은 그 불가피한 선택이 우리 국익에 부합한다는 걸 증명하는 일 뿐이다. 지소미아 종료를 부른 일본의 경제 보복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협의 과정에서의 진실이 뭐든, 미국과의 관계 악화도 예상된다. 그 와중에 북한은 또 한 차례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이번 결정이 조국 후보자 파문을 덮기 위한 것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청와대가 이런 안팎의 후폭풍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닐 터이다. 청와대가 강조한 ‘국가적 자존심’을 세워나가는 것은 이제부터다. 무엇이 진정한 국익인지 제대로 보여주길 희망한다.

논설실장 jjk@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AFCNet, 아시아필름마켓서 대규모 공동관 운영
  2. 2[시승기-기아차 셀토스] 시속 200㎞까지 치고나가는 힘…첨단 주행장치 겸비
  3. 3롯데 ‘FA 집토끼’ 전준우·손승락 잡을까 말까
  4. 4다시 쓰는 부마항쟁 보고서 2 <4> 조작된 진실에 피흘린 이들
  5. 5[피플&피플] 허성은 낙동강 구조대장
  6. 6흥겨운 축제·감미로운 ‘프렌치 호른’ 선율…가을의 낭만 한아름
  7. 7주민센터? 행정복지센터?…3년째 혼란
  8. 8야당 ‘삭발 릴레이’ 강경투쟁에 정기국회 올 스톱
  9. 9동북아 바다…인문학으로 항해하다 <35> 1876년 일본으로 간 조선의 수신사
  10. 10인간 욕망 풍자하면서 물질의 가치 고민
  1. 1“딸 진학 도우려 표창장 위조”…검찰, 정경심 공소장에 적시
  2. 2황교안 이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삭발 동참… 다음 순서는 나경원?
  3. 3여야 황교안 삭발에 차가운 반응…네티즌마저 외면
  4. 4與, 현역의원 대상 '총선 불출마' 의사 타진…'물갈이' 신호탄
  5. 5조국 5촌 조카 구속...법원 "증거인멸 우려 있어"
  6. 6스타PD 나영석도 두려운 것은 "프로그램이 망하는 것"
  7. 7쌀 안받겠다는 북한에 ‘8억’들여 쌀포대 만든 정부
  8. 8황교안 삭발… 제1야당 대표 삭발 최초
  9. 9최순실 안민석 의원 고소 “은닉재산 주장 모두 허위”
  10. 10문 대통령 "창의적 아이디어와 혁신기술로 도전, 성공하도록 뒷받침"
  1. 1 시속 200㎞까지 치고나가는 힘…첨단 주행장치 겸비
  2. 2‘캠핑카의 로망’ 내 차 개조해 꿈을 이뤄봐?
  3. 3 부산커피협동조합
  4. 4LG·삼성 ‘고화질 TV’ 전쟁 점입가경
  5. 5“안심대출 소외 고정금리도 2% 초반 갈아타기 가능”
  6. 6금융·증시 동향
  7. 7경남 농가도 아프리카돼지열병 비상
  8. 8“이해 못 할 기술심의” 에코델타시티 시공사 선정 잡음
  9. 9부산정보산업진흥원, 스마트시티 산업 활성화 나선다
  10. 10故 정태수 전 한보 회장, 고액연체자 명단 제외
  1. 1“강다니엘 뮤비 보셨나요?” S카드 광고 문자, 개인정보 이용 논란 휩싸여…
  2. 2“제출 후에도 수정 쌉가능!” LG CNS 안내문자가 이렇게 친근해도 되나…
  3. 3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한번 감염되면 치명적”
  4. 4늙고 쪼그라든 서울…고령사회에 '천만 서울'은 곧 옛말로
  5. 5서울대 '조국 규탄' 촛불집회 19일 개최…연대·고대와 같은 날
  6. 6최순실 '은닉재산' 주장 안민석 고소…"내로남불 바로잡겠다"
  7. 7“민원 전달됐나 확인하려고…” 이명박 전 대통령 집 무단침입한 60대 여성
  8. 8입시 스펙 의혹으로 조국 딸 ‘검찰 소환 조사’
  9. 9파주 돼지열병 '북한서 유입' 가능성
  10. 10농식품부 "경기 연천군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
  1. 1멀티골 손흥민, 19일 UCL 출격 대기…체력이 변수
  2. 2롯데 ‘FA 집토끼’ 전준우·손승락 잡을까 말까
  3. 3손흥민, 챔스도 골사냥 나선다…선발·벤치 뭐든 맡겨만 다오
  4. 4추석연휴 K리그 구름관중…최근 4년 내 최다
  5. 510년 연속 3할 찍기, 손아섭 막판 스퍼트
  6. 6주급만 5억5000만 원…데 헤아, 맨유와 4년 연장 계약
  7. 7최혜진 시즌 5승이냐, 이소영 대회 2연패냐
  8. 8강성훈·노승열 2년 만에 귀환…19일 신한오픈 ‘별들 향연’
  9. 9
  10. 10
우리은행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대학이 가져온 ‘부’- 독일 하이델베르크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친환경에서 캔 ‘노다지’- 독일 프라이부르크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진정한 탈일본을 결단할 때
이기대·청사포가 눈앞서 사라진다면
기고 [전체보기]
바이오산업을 국가주력산업으로 /이상희
‘안전 부산’ 약속은 현재진행형 /배정이
기자수첩 [전체보기]
‘님비시설’ 된 행복주택 /김영록
부산시 지역대부터 챙겨라 /임동우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귀농 귀어 귀촌에도 균형발전 없는 나라
달에는 토끼가, 지구에는 청룡이 산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힐링의 악기 ‘깡깡이’ 해금
조선 시대 선비들의 음악문화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부산 미술계에 부는 새바람 /정홍주
아이들에게 꿈을 재촉말라 /최영지
도청도설 [전체보기]
무인 전쟁
글로벌 기후 대응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조선시대 ‘북캉스’ 풍경
데이비드 호크니의 첫 생각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포르투갈의 ‘치보르나 드 바깔라우’
경상도의 여름음식 찜국
사설 [전체보기]
국가기념일 지정 부마항쟁 관련 사업 속도 내야
국내 첫 발생 돼지열병 조기 차단이 관건이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중앙정부와 지자체 복지 역할 재정립
‘건강보험 하나로’와 문재인 케어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패배한 청년의 초상
예쁘고 행복한 그림의 화가
이홍 칼럼 [전체보기]
감정적 대응은 일본을 웃게 만든다
일본은 실수했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동력 잃은 검찰개혁
지소미아, 쪼개진 국익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가을의 문턱에서…
더위 식혀주는 음악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나를 변화시키는 와인
은은한 피노누아 같은 사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연객 허필의 ‘묘길상도’
김윤겸의 실경산수 ‘태종대’
  • 골든블루배 골프대회
  • 2019맘편한부산
  • 지역경제 살리기 정책 콘퍼런스
  • 기장캠핑페스티벌
  • 제21회부산마라톤대회
  • 엄홍길 대장 시민초청 강연회
  • 2019국제에너지산업전
  • 2019 ATC 부산 성공기원 시민대회
  • 2019아시아 트레일즈 컨퍼런스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